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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규모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 글로벌 기업 각축전 '치열'

박경민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경민 기자]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에 글로벌 엘리베이터 기업들의 눈이 쏠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엘리베이터 시장은 국내외 대기업들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유일한 토종기업으로 약 43%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티센크루프, 미국 오티스, 일본 미쓰비시 등이 점유율 약 40%를 공유하며 현대엘리베이터를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세계 5위 엘리베이터 회사인 히타치가 한국 재진출을 선언했다. 1968년 LG산전과 기술제휴로 국내 시장에 첫 발을 들인 히타치엘리베이터는 1999년 LG산전 엘리베이터사업부문이 오티스에 매각되자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글로벌 엘리베이터 기업의 관심이 한국에 쏠리는 이유는 그만큼 엘리베이터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승강기관리원에 따르면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의 연간 수요는 약 4만대 남짓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3위 수준이다.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돼 있어 고층빌딩이 많고, 주거형태로 아파트를 선호해 아파트 신축도 활발하다. 재개발‧재건축 수요가 꾸준한 것도 엘리베이터 수요 증가에 한 몫을 했다. 덕분에 2010년 약 2만 5,000대 수준이던 신규 수요는 10년이 채 되기 전에 2배 성장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중‧저층 건물에도 엘리베이터를 대부분 설치하고 있고, 안전이나 속도 강화를 위해 노후 건물의 승강기를 교체하거나 일부 설비만 업그레이드 하는 ‘리모델링’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수요 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오티스와 미쓰비시가 잇따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R&D센터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도 국내 시장 공략은 물론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각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며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저마다 최신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고층 빌딩이 될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승강기 수주를 위한 물밑다툼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강남구 현대차 GBC 조감도

특히 독일 기업인 티센크루프의 기세가 매섭다. 티센크루프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2015년 20%에서 2016년 26%까지 상승했다. 다른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약적인 성과다. 천안 공장 자동화에 2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하나의 승강로에 2개의 승강기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트윈 엘리베이터'가 티센크루프의 주력으로 꼽힌다. 일반 승강기보다 수송효율은 40% 높고, 승강로 면적은 25%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력으로 토종 기업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2009년 세계 최고 수준인 분속 1080m 제품 개발에 성공해 이천 본사에서 운행 중이며, 현재 분속 1260m 제품 개발이 한창이다. 2014년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설치한 분속 600m의 엘리베이터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초고속 기술 등 타 업체와 차별되는 기술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원가절감과 공정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 칭푸구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생산공장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해외진출 확대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다. 지난 2016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웃도는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재 3000억원 수준의 해외 매출을 2030년 3조 6,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인도, 터키, 사우디 등 10개국에 해외법인을 신설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중국에, 기술력은 일본이나 유럽에 밀리는 '샌드위치' 상황을 극복하고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올해 중국 2공장 착공을 비롯해 중국, 인도 등 해외 법인이 확장되고 있는만큼 해외시장 공략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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