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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할 일 많은데 사장은 공석... 일손 못잡는 에너지 공기업들

박경민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경민 기자]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새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 많은데, 조직개편이나 사업계획 내용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관장이 새로 와서 결정해야 한다는 건데 선임이 늦어지면서 중요한 사업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까 걱정입니다."

"가족회의 끝에 이후 현재 근무하는 지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을 경우 ‘기러기’ 생활을 하기로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가족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요새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 사장 인선 문제를 취재하다보면 으레 나오는 이야기들입니다.

기관장의 사표나 임기만료로 인사·사업계획 확정이 되지 않은데다, 기관장 공석으로자연히 인사발령까지 지연되다보니 요새 일이 통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푸념이 줄을 잇습니다.

연초에, 올림픽에, 명절까지 겹친데다 '사장이 사표를 냈다더라, 언제 수리가 된다더라, 누가 사장으로 온다더라'는 이른바 '카더라 통신'만 오르내리다보니 조직 분위기는 어딘가 모르게 들떠 있다는 하소연입니다.

무엇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주도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중책을 맡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이 제대로 계획되고, 착수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 에너지공기업 직원은 "기존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던 신재생에너지사업의 경우 입지확보부터 시작해야 하는 사업이 많고, 거액의 투자비가 들어간다"며 "신중하고 꼼꼼한 추진이 필요한데, 아직 계획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고 밝히고, 여러 정책 계획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세부적인 이행 로드맵이나 에너지공기업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입니다.

영농형 태양광이나 간척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염해농지에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정부 발표로 인해 관련 지역의 땅값이 들썩이고, 벌써부터 일부 투기 세력이 태양광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

'에너지전환' 정책이 시작도 하기 전에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한 공공기관 간부는 "조직이 빨리 정착을 해서 2018년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직제개편도 안되고 있고, 간부 인사도 나지 않아 업무가 멈춘 상태"라며 "산업부도 어떤 이유에선지 관련 조직개편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 이러다 에너지 정책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닌지 걱정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연되는 정기 승진·이동인사는 조직 분위기를 더욱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에너지공기업은 대부분 전국 조직을 보유하고 있어 직원들의 지역 간 이동이 심심치 않게 이뤄지는데, 사장 자리가 비어있는 곳은 통상 12월~1월에 진행됐던 정기인사가 2월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입니다.

현재 근무지와 다른 지역으로 배치되는 일도 직원들의 새로운 걱정거리가 됐습니다.

연말이나 연초에 인사가 나면 가족들이 함께 움직여 왔지만 이미 이사 계획이나 자녀 학교 문제 등을 결정하기엔 시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한전, 한수원은 아직 사장 공모가 진행중이다. 영국 원전 협상, 사우디 원전 수주전을 앞두고 있어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다.

발전자회사를 비롯해 전력 공기업들의 사장 인선이 진행중이지만 국내 최대 에너지공기업 한전은 사장 공모 절차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 2개월이 넘도록 사장 자리가 비어있습니다. 지난 5일 사장 공모를 시작한 한수원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후보군이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사장 인선이 마무리돼 연간 업무보고를 비롯해 예산 확정, 신사업 실행, 조직개편 등이 맞물려 각 기관의 주요사업계획과 정부 정책 지원안, 향후 계획을 수립하는데 분주하던 에너지공기업의 역동적인 모습이 회복되길 바랍니다.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는 이미 지나갔고, 지금은 이 불안한 여유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라는 한 취재원의 말이 귀에 맴돕니다.

인사 지연이 검증의 중요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장기 인사 공백이 초래할 부정적인 영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경민 기자 (pk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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