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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울 마지막 한옥마을 '익선동' 가보니…현장은 기대반, 우려반

집값은 2배 가까이 치솟아 집주인들 화색…임대료 고공행진에 임대상인 울상
조형근 기자

사진=2일 익선동 한옥밀집지역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조형근 기자] 빽빽하게 들어선 작은 한옥들. 마주오는 두 사람이 함께 지나가기엔 좁은 골목길. 지난 2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옥밀집지역은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익선동이 이 모습을 유지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04년 익선동 일대가 재개발구역으로 묶이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것.

하지만 지난 2010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한옥 보전을 위해 재개발 계획을 부결했고, 2014년 재개발추진위원회도 자진 해산하면서 현재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익선 지구단위계획안'을 수정 가결해 이 지역을 '마지막 한옥마을'로 지정했다. 무분별한 철거를 방지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적이다.

◇한옥마을 지정으로 신축 허가 가능…상권도 발달해 주민들 '방긋'
익선동이 '마지막 한옥마을'로 지정되자 지역 주민들은 환영하고 나섰다. 그동안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있어 신축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사무소를 운영하는 A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재개발도 안 하고 신축 허가도 못 받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였다"며 "이제는 지구단위계획에 의해서 대로변은 5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옥밀집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한옥마을 지정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옥마을로 지정되기 전부터 주민 103명이 동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익선동 내 한옥에 대한 가치가 더 올라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익선동 한옥밀집지역은 한옥마을로 지정되기 전부터 이미 상권이 구축되면서 매매가격이 껑충 뛰었다. 2014년 3.3㎡당 2,500만원이었던 매매가는 최근 5,000만원까지 뛰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 70대 주민은 "지하철역이 바로 앞에 있어 집값이나 임대료가 오르는 건 당연하다"며 "한옥마을로 지정돼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A 공인중개사는 "과거에는 수요가 없어서 못 팔았다면 이제는 집값 상승 가능성 때문에 집을 내놓지 않는다"며 "지하철 1·3·5호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점에 한옥마을이라는 메리트가 더해져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진=익선동 한옥밀집지역의 한 건물이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3년 새 임대료 2배 이상 올라…임대상인들은 '울상'
한옥마을 지정으로 울상인 사람들도 있다. 바로 임대상인들이다.

익선동 내 임대상인들은 이 지역이 인기를 얻으면서 임대료를 과도하게 높게 받으려 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익선동 내 상권이 뜨기 전인 2014년에는 임대료가 3.3㎡당 5만원 대였지만, 상권이 자리 잡아 '핫플레이스'가 된 지난해에는 1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에는 20만원 대를 부르는 곳이 있다고 한다.

치솟는 임대료에 오랫동안 장사를 해오던 임대상인들은 방문객이 늘어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 곳이 형성되는 초기부터 장사를 시작한 임대상인은 "처음보다 임대료가 두 배 이상 올랐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감도 안 잡힌다"고 말했다.

시가 '익선 지구단위계획안'에 따라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용도 제한을 뒀지만 크게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못 들어오도록 막아도 임대료 상승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옥마을 지정으로 용적률이 완화됐다고 해도 '묻지마 개발'을 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상권하고 연계해 개발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방문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개발 제한이 풀렸다고 해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상가가 들어온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기존 상권과 연계할 수 있도록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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