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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스마트폰부터 경협까지"...북한 IT기술 잠재력은?

머니투데이방송 고장석 기자2018/06/26 11:48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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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정보과학부 고장석 기자입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IT 분야에서의 남북교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IT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흔히 북한이 세계 최빈국으로 분류되는 만큼 IT기술도 뒤처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도 스마트폰으로 환율을 확인하고 돈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자체 해킹기술 같은 경우 세계적인 수준에 있기도 한데요. 오늘은 북한의 전반적인 IT수준과 교류 가능성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흔히 북한의 과학 기술하면 핵이나 미사일 같은 것을 떠올리게 되잖아요? 과연 IT기술은 어느정도 일지 궁금한데요. 일반적으로 IT기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스마트폰인데 북한 주민들도 스마트폰을 쓴다고요?

기자> 네. 북한에서는 지능형 손전화기라고 하는데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삶도 바뀌고 있습니다.

도심지역에서는 대부분의 북한 주민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거나 가족 모두가 갖고 있는 경우도 흔한데요.

지금 북한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37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북한의 인구 대비 약 15% 수준입니다. 평양 지역만 놓고 보면 보급률은 70% 정도로 높아집니다.

이외에도 불법 반입된 중국 통신사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주민도 적지 않아 이용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생각보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많은데, 그럼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LG처럼 기종도 여러 가지 있는 겁니까?

기자> 북한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아리랑과 평양, 진달래 브랜드가 대표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서로 경쟁하기도 하는데요.

스마트폰 도입 초창기인 2014년에는 아리랑 시리즈가 고급 모델, 평양이 하위 모델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여기에 진달래가 경쟁에 끼어들어 3파전의 형국입니다. 다만 진달래는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는 소문이 돌아 주민들의 외면을 받아 단종된 적도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지금 보고 계신 게 지난 3월 공개된 북한의 스마트폰 ‘아리랑171’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북한의 스마트폰 중 가장 고성능입니다. 4GB 램에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7.1.1, 누가 버전을 사용하는데, 우리나라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아리랑 171외에 다른 기종들은 성능 측면에서 한국보다 2~3년 정도 뒤처진 수준입니다.

그래도 도심지역이 아니라 시골로 가면 아직까진 스마트폰 보급률이 차이가 큽니다. 가격이 800달러, 우리 돈 90만원 수준으로 비싼 편이기 때문인데요.

새터민 분들이 말씀하시길 만약 남북교류가 활성화된다면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과 알뜰폰 업체가 북한에 들어와서 스마트폰을 퍼뜨려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해주셨습니다.

앵커> 알뜰폰 업체들한테는 가격이나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 같네요. 고 기자는 직접 북한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써봤다고 하던데 어땠습니까?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던가요?

기자> 크게 다르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일단 북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주요 콘텐츠는 게임, 교육, 그리고 체제 선전이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북한 주민들에게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는데요. 기존에는 단순히 아이들의 취미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노인들까지 스마트폰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게임을 해보니까 3D그래픽으로 돌아가는 게임은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임에도 부드럽게 화면이 돌아갔고요. 게임의 내용도 무난해서 북한이 만들었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흔한 모바일 게임처럼 게임을 하다가 중간에 아이템을 결제하도록 한 게임도 있었습니다. 교육을 위한 앱도 화장품 사용법을 알려주는 앱이나 시기별 농사일 노하우를 알려주는 앱도 있고요.

특이한 점은 체제를 선전하는 전자책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셨던 게 스마트폰으로 돈을 보낼 수도 있다면서요? 어찌 보면 핀테크의 일종 아닙니까?

기자> 네. 북한은 은행이 사실상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데요. 스마트폰이 개인 금융의 역할을 하면서 점점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인터뷰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강영실 / 북한대학대학원 박사 : 핸드폰이 사실은 외화창고에요. 국가가 핸드폰 요금을 외화로 받다 보니까 핸드폰의 남은 돈을 다른 사람한테 줄 수도 있어요. 외화가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들어갈 수 있고 결국은 자금 유통 역할을 하는 거죠.]

좀 더 자세히 설명 드리면 돈을 주고받을 때는‘울림’이라는 카드를 사서 스마트폰 앱에 번호를 입력하면, 카드의 가격만큼 돈이 충전됩니다. 이걸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로 보내는 방식으로 송금이 이뤄집니다. 앱으로 받은 돈은 봉사소에 가서 인출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스마트폰으로 환율을 확인하는데요. 북한은 물품을 거래할 때 달러나 위안화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물가에 즉각 반영됩니다.

앵커>그런데 보면서 좀 의문이 드는 게 북한은 우리나라처럼 인터넷이 되는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기자> 네, 말씀해주신 것처럼 북한의 스마트폰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습니다. 북한의 내부망인‘광명망’에만 접속 할 수 있고 그마저도 소식을 받아보는 정도만 가능합니다. 앱도 인터넷에서 다운받는게 아니라 직접 ‘봉사소’에 가서 구매한 뒤 기계로 스마트폰 메모리에 옮겨야 합니다.

작년에 나온 룡악산 태블릿의 최신 버전부터 와이파이 기능이 들어가기 시작했는데요. 이 기기부터는 앱스토어에도 들어갈 수 있고 조금씩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북한의 IT기술력을 살펴보려면 해킹’ 얘기가 빠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흔히 3대 비대칭 전력이라고 하죠. 북한은 사이버 공격과 핵, 생화학무기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수준인 겁니까?

기자> 북한 해커들은 짧은 시간 안에 공격 방법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는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미국, 러시아 등을 포함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하는데요.

북한 김책공업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흥광 NK지식인연대대표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김흥광 / NK지식인연대 대표·공학박사 : 북한의 해킹 기술은 미국의 연구기관들이 발표한 것처럼 세계 5위의 해킹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요. 새로운 공격 툴을 개발해 낼 수 있는 전문성도 갖췄고. 특히 상대방 서버에 접근해서 관리상태나 기술적 특징들을 아주 재빨리 포착하는 등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지금 북한의 해킹 조직은 현재 사이버 해킹을 총괄하는 '정찰총국 제3국 사이버 지도국' 아래로 크게 4개의 부대가 특화된 분야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군과 청와대 등 핵심 국가기관을 공격하는 '121부대'가 있고요.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등 사이버 외화벌이를 전담하는 180부대, 외국의 최신 과학 기술과 특허를 수집하는 '91호실', 최신 사이버 공격 기술을 연구하는 110연구소가 있습니다.

앵커>이 정도 기술력과 조직을 갖추려면 IT인력이 받쳐줘야 할 것 같은데. 북한에 뛰어난 인재가 많은 겁니까?

기자> 북한은 정부 주도로 해커 등 과학자들을 우대하면서 전문 인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북한 전역에서 컴퓨터 영재를 뽑아 평양의 ‘금성 중학교 컴퓨터영재반’에 배치하고 있는데요. 영재반 졸업생들을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에 입학해 특별 관리 대상이 됩니다. 이후에는 중국·인도 등에서 유학 생활을 거친 뒤 해킹 전문 부대에 배치되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해커가 되면 상위 1%의 생활을 보장받습니다. 김흥광 대표의 말에 따르면 "해커가 되면 조선노동당에 입당할 수 있어 출셋길이 열린다"고 하는데요. 조선노동당은 북한의 유일한 정당으로 당원 자격이 출세와 권력을 갖는 데 중요한 관문 역할을 합니다.

해커가 되면 북한 주민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자유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나 인도의 유명 대학으로 유학·출장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요. 무엇보다도 북한 내 다른 어떤 과학자들도 불가능한 인터넷을 해커들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혜택도 파격적인 게, 해커들은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해킹하는 데 성공하면 가로챈 금액 일부를 성과급처럼 지급받습니다. 평양 여명거리 등에 있는 현대식 아파트를 배정받는 것은 물론이고요. 출근할 때면 고급 리무진 버스가 태우러 오는 등 북한의 일반 주민들보다 호화로운 생활을 누립니다.

북한에서는 해커의 가족들이 경범죄를 저질러도 눈감아 줄 정도로 해커같은 IT기술자의 위상이 높다고 하네요.

앵커> 이렇게 IT인재들을 공들여서 키워내면 확실히 기술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IT경협이 예상되는 데 어떤 분야가 있을까요?

기자> ‘IT 경협’은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이뤄진 적이 있는데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공동개발과 통신망 설치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표를 살펴보시면 2000년에 베이징에서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을 시작했고요. 2002년에는 현 SK브로드밴드인 하나로통신과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뽀로로를 남북 합작으로 제작했습니다. 하나비즈닷컴은 북한의 평양정보센터와 하나프로그램센터를 설치했는데요. 함께 각종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한 바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남북 주파수협력위원회' 구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국내 통신사끼리 5G 주파수 대역을 놓고 경매를 진행했는데요. 비슷하게 북한과 주파수를 미리 맞춰서 통일이 된 다음에도 서로 통신망이 호환되도록 맞추려고 준비입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IT산업은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를 텐데요. 북한의 뛰어난 인력과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이 남한의 자본 등과 합쳐진다면 공동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고장석 기자 (broke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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