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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무인기계 도입 확산...3가지 골칫거리 해결한다

"현재 자영업자 생존위기 극복할 최선의 길"
유지승 기자

롯데리아 무인결제기(키오스크)를 한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 사진=MTN

"어제도 아르바이트생이 첫 급여받고 연락두절되서 급하게 나와서 일하고 있어요. 야간에도 사람을 못 구해서 또 나와야 해요. (편의점주 K씨)

"순식간에 주변에 가게가 너무 많이 생겨버리니까 힘들어져서...가뜩이나 인건비가 올라서 부담스럽죠." (커피전문점 운영 E씨)

"요즘 젊은 직원들은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더라고요. 문자가 익숙해 편하다는..." (유통 대기업 임원 A씨)

구인난·인건비·비대면. 무인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3가지 배경이다.

◆ "웃돈 줘도 알바 못 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영업자들은 알바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조금이라도 힘든 일은 기피하는 현상에 따라 '인력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체로 24시 영업하는 편의점의 경우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 편의점주는 "야간에는 피곤하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해서 추가 시급에 웃돈을 줘도 사람을 구해지 못해 직접 일하고 있다"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에서 작은 개인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도 "100만원 얹어서 월 280만원 급여에 퇴직금까지 주기로 했지만, 하루 이틀만에 그만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한국의 이 같은 현실은 미국 시장에선 이미 고착화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지난 5월 보도에 따르면 현지 패스트푸드점들은 주를 이루던 청소년 알바 구인난에 빠졌다.

실제 2010년부터 7년 간의 수치를 분석한 결과, 美 패스트푸드 일자리는 40% 가량 증가한 반면, 10대 청소년 노동인구는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무인기기' 도입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햄버거, 치킨을 포함한 음식점, 커피전문점 곳곳에서 무인결제기를 설치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 비용 감축 효과..."무인결제기 1대당 월 300만원 절감"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4년 전부터 셀프 계산대(키오스크)를 도입했다.

현재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최근 도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카운터 인력을 주방에 배치해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며, 장기적으로는 인건비 감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도 최근 가맹점 수익증대 차원에서 키오스크 도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따라 키오스크 공급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줄이겠다는 목표다.

주요 편의점들도 무인자판기와 결제로봇 도입 등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키오스크 한 대당 구입 가격은 400~600만원 선이다. 임대해 사용시 월 대여료는 보통 10만원대다. 소정의 관리비를 더하더라도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다.

노인층이나 시각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되지만, 주방이나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상시 돕기 때문에 큰 애로사항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무인주문기 대여료가 월 15만원 수준으로, 외식업계 매장별로 키오스크 한 대를 들여놓으면 3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직원보다 기계가 편해"...비(非)대면 시대

비대면에 대한 요구도 무인시대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화'보다 '문자', '텍스트'보다 '영상'을 선호하는 젊은층들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대면'에 대한 거부감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전화공포증을 뜻하는 '콜포비아(call phobia·통화 공포증)' 용어도 부각되고 있다. 이는 메신저나 문자에 익숙해 전화 통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을 뜻한다.

콜포비아는 국내에 2009년 처음 등장한 스마트폰과 함께 생겨난 말이지만, 최근 1020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도, 무인기기화를 앞당기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최근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키오스크가 직원 대면 접촉보다 편리하다'는 답변이 74%로 높았고, 30대 이하 젊은층의 87%가 '편리하다'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불친절한 직원을 피할 수 있고,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빠르게 주문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이같은 변화에 대해 '삭막하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와 함께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은 물론, 현재로선 자영업자들의 생존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대안임은 분명하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유지승 기자 (raintr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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