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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보다 싼 전기②]축구장 10개 크기 유리온실, 초대형 축사도 전기로 냉난방 '펑펑'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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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사용 전기요금은 원가보다 60% 가량이나 싸게 공급됩니다. 영세한 농민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인데, 정작 이런 혜택이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습니다. 토마토, 바나나 등 농작물을 기르는 초대형 온실이나 기업형 양식장, 축사 등의 냉난방 시설을 전기로 돌리고 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에 에어컨도 맘대로 못쓰는 일반 가정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원가보다 싼 전기료 이대로 좋은가' 두번째 시간에는 새 나가는 농사용 전기 사용의 실태를 짚어보겠습니다. 박경민 기자입니다.

[기사]
대형 영농법인들이 운영하는 스마트팜은 보통 축구장 10개 크기의 면적입니다.

버섯이나 딸기, 토마토 등 온도변화에 민감한 농산물을 재배하는데
초대형 유리온실이다 보니 항시 냉난방을 해야만 합니다.

보통 대규모 스마트팜이 1년간 사용하는 전기는 약 10GWh(기가와트시). 만명이 1년동안 사용하는 평균 전력량과 맞먹습니다.

이런 초대형 기업농들에게도 영세농민들처럼 원가보다 60%나 싼 농사용전기가 공급되다보니 난방유 대신 전기를 펑펑 쓰는 겁니다.

매년 수십억원의 매출을 내는 기업형 축사나 양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축사의 냉난방에 전기를 쓰는 것은 물론 대규모 양식장의 수온을
맞추는데도 전기를 아낌없이 씁니다.

기업형 농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쓰는 전기사용량은 나머지 99.8%의 일반영세농가가 사용하는 양과 맞먹습니다.

한달동안 45만kWh 이상을 쓰는 대규모 기업형 농가가 1년간 할인받는 전기료 혜택은 무려 2억 5,000만원이나 됩니다.

반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영세 농민들이 할인받는 혜택은 호당 40만원에 불과합니다.

[김삼화 /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 농사용 전기요금은 영세한 농어민을 돕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대규모 기업농에게까지 농사용 전기요금을 그대로 적용하는것이 맞느냐 하는 문제가 있는것이죠. 특히 대기업, 사모펀드가 (기업농의) 대주주거나 대기업들이 (직접)진출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값싼 농사용전기요금은 전기 과소비 외에도 또다른 문제를 낳습니다.

농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일부 기업형 농가들은 우리 농산물을 재배하지 않고 중국산 냉동 농산물을 수입해 파는 데 전념합니다.

값싼 농사용 전기로 건조시설을 돌릴 수 있다보니 수입 가공하는 게 직접 재배하는 것보다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산 냉동고추의 수입은 5년만에 35%나 급증했고 이 사이 국내산 고추 생산량은 2013년 11만 8,000톤에서 지난해 5만 6,000톤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석광훈 / 녹색연합 전문위원 : 최소한 대형 건조장을 운영하는 100kW 이상의 (전력사용량이 많은) 농사용 전기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빠른시기에 산업용으로 전기요금을 전환해서 이런(국내 농가가 피해를 받는) 부조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대규모 기업농이나 수입업자들까지 원가보다 싼 전기를 펑펑 쓰면서
한전의 적자를 키우고 결국 전기료 인상의 부담이 국가와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경민 기자 (pk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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