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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은 해외로 못 나간다"…은행 송금 막힌 블록체인 업계

은행권, 불분명한 이유로 '해외송금' 거절…현지 투자 받아 법인 설립, 지분도 없어
김예람 기자



보이지 않는 규제로 국내 사업 확장이 어려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찾으려 해도 은행 줄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해외직접투자신고서에 ‘가상화폐, 블록체인’ 등이 관련되면 해외송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업비트 인도네시아’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지만, 한국 본사와 라이센싱 계약을 통해 법인을 설립했다. 시중은행이 해외송금을 거절해 지분투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 ‘업비트 APEC'을 설립했지만, 현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법인을 설립했다. 태국에도 가상화페 거래소 설립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이전부터 해외 진출 포석을 염두에 뒀다. 업비트 출범 초기부터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글로벌 해외 거래소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던 것.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은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큰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서고 있다”며 “국내는 정부 규제 등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해외는 암호화폐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코인원이 지난해 8월 설립한 코인원인도네시아는 지난 2017년에 이미 송금했던 자금으로 현지 설립이 가능했다. 당시에는 은행권에서 해외 송금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몰타 법인 설립 때에는 송금을 거절당했다. 현재 해외 송금이 불가능하자, 해외에 예치해뒀던 자금을 일부 활용하고, 자생적으로 버티면서 운영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 국내도 들어오는 송금은 가능하다. 빗썸의 지분을 인수한 BK글로벌 컨소시엄의 해외 송금의 경우 문제 없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BK글로벌 컨소시엄을 주도한 김병건 회장은 “빗썸 한국법인 지분 투자에 있어 은행 이슈는 전혀 없었다”며 “현재 인수자금 1억 달러는 지급 완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블록체인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명문화된 규정에 의해 송금이 막힌 것이 아니다”며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세탁방지 AML(Anti-Money Laundering) 이슈 등을 들면서 송금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사업을 키울 수 없다면, 글로벌 진출로 숨통을 틔워야 하는데 이마저도 불가능하다”며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해외 송금이 막혔지만, 미운털이 박힐 수 있어 목소리를 강하게 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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