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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10년, 성과와 숙제]②몸집 2배 키운 증권업계…'투자 야성' 살아난다

2008년 26조원 자기자본, 10년새 50조원 돌파
IB 수익 비중 40%넘어…글로벌 IB 모델로 진화
허윤영 기자

자본시장법 출범 10년, 튼튼해진 체력을 바탕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 야성'이 깨어나고 있다. 10년 전 10%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증권사의 IB(투자은행) 부문 수익 비중은 40%(2017년 기준)를 넘어섰다.

주식 중개 수수료인 '브로커리지' 의존을 벗어나 스스로 투자자를 자임하며 자기자본을 투입, 수익을 창출하는 IB로 거듭난 것이다.

지난 10년 간 국내 증권사가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을 진행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정부 역시 자본규모에 따라 새로운 사업기회를 주는 정책을 펴며 증권사의 대형화를 유도했다.

증권업계가 골드만삭스나 JP모간 등 글로벌 IB에 비해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 고만고만한 자본규모를 유지하며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자성에서 비롯된 정책이다.

차이니즈월(정보교류차단장치)의 과도한 적용 등 정책의 미진한 측면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법 탄생은 우리 증권사들이 글로벌 IB로 도약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엔 관련업계도 인색하지 않다.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50조 시대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 규모는 50조 9,000억원이다.지난해 4분기 하나금융투자가 단행한 유상증자 5,000억원을 포함하면 52조원에 육박한다. 2008년 말 26조 1,300억원에 비하면 2배(+96.6%)나 늘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인 초대형 IB(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자본확충 속도는 더 빨랐다. 자본규모 상위 5곳의 증권사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6조 5,000억원이다. 10년 전 11조원에 불과했던 자기자본 규모가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최근 3년(2016년~2018년) 사이 자본확충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증권사가 확충한 자본 규모는 7조원(6조 8,000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대우 정도의 크기에 해당하는 증권사를 하나 더 세울 만큼의 규모다.

대형사는 초대형IB 지정과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획득을 목적으로, 중소형사는 부동산이나 인프라, 항공기처럼 대체투자 확대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경쟁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영향이다.





◇ 40% 넘어선 IB수익 비중…글로벌 IB 수익 모델로 진화

이 같은 자본확충은 국내 증권사의 수익구조 변화로 이어졌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 국내 증권사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이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었지만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40% 수준까지 줄었다.

그 사이 IB 부문의 수익 절대규모는 2008년 6,000억원에서 2017년 2조 2,49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비중으로 보면 2017년 수탁수수료는 증권사 수익의 45%를, IB관련 수수료는 42%를 차지했다. 2008년 IB 수익 비중이 10%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IB 수익 비중이 40%를 넘어선 건 ‘금융투자업의 발전이 미흡하다’는 취지로 시작된 자본시장법이 일정부분 역할을 해냈다는 근거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의 IB수익 비중도 40~60%를 넘나든다. 자기자본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던 자본시장법이 증권업의 본질인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 능력을 깨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본시장법은 증권사 자기자본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이뤄진 일련의 제도적 조치들과 함께 여러 유인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허윤영 기자 (hyy@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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