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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 방법 많은데…'https 차단' 실효성 있나

차단 피하는 프로그램·앱 유포 활발…차단 회피 쉬워 피해자 구제에 실효성 떨어져
고장석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포된 차단 우회 프로그램. 원 게시글은 삭제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해외 인터넷사이트에서 유통되는 불법음란물·도박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해 보안 접속(https) 차단 기능을 고도화했다. 하지만 차단에 대한 우회책이 쏟아져 나와 디지털성범죄 영상물 피해자 구제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https 방식의 해외 인터넷사이트에서 불법촬영물, 불법도박, 불법음란물, 불법저작물 등 불법정보가 유통되더라도 해당 사이트 접속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없었다.

https란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을 암호화한 통신규약으로 해커가 중간에 데이터를 가로챌 수 없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법을 위반한 해외 사업자에 대한 법 집행력 확보나 피해자 구제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7개 ISP(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자)는 지난해 6월부터 해외 사이트의 불법 정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차단방식인 SNI(Sever Name Indication) 차단방식을 도입하기로 협의했다.

SNI 차단방식은 암호화 되지 않는 영역인 SNI 필드에서 차단 대상 서버를 확인하여 차단한다. 방통위는 이를 활용해 아동 포르노·불법촬영물·불법도박 등 불법사이트를 집중적으로 차단해 피해자 구제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차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방통위의 차단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차단을 우회하는 '문 브레이커'라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공유됐다. 전송하는 데이터를 잘게 쪼개 무엇을 전송했는지 규제 기관이 알기 어렵도록 한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차단을 피하는 브라우저 앱은 순식간에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 실시간 급상승 앱 1위와 유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한 앱 이용자는 사용 후기에서 "https 차단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대만민국 남녀노소가 내려받는 앱"이라며 '해외 성인 사이트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구글 번역기에 주소를 치면 나오는 링크로 접속하는 방법까지, 우회가 너무 쉬워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구제에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자칫 인터넷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SNI 차단방식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불법 촬영물의 유포를 막아야 하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일각에서는 '규제기관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과도한 규제'라는 말도 나온다.

한편, SNI 방식 도입 당시 김재영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은 "법 집행 사각지대였던 불법 해외 사이트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디지털성범죄 영상물로 고통 받는 피해자의 인권 보호와 웹툰 등 창작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고 건전한 인터넷환경 조성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고장석 기자 (broke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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