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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줌인]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895%의 비밀, '운용리스'가 뭐길래

새 회계기준(IFRS-16)에 따라 그간 애용했던 '운용리스'가 부채로 산정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재무 구조 '빨간불'
비싼 리스료 내는 대신 항공기 구매 선회하는 계기될 전망…
항공기 구매 과정서 국책은행 역할 중요해질 것이란 지적도

머니투데이방송 김주영 기자maybe@mtn.co.kr2019/05/19 09:30




매각을 진행중인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시장 예상대로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895%로 지난해 말 649%보다 246%P 치솟았다.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144%에 이른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1000%를 넘으면 시장에서 빌린 차입금의 상환 트리거(방아쇠)가 발동하는데, 그 기준을 가까스로 지킨 셈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지원 방식으로,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를 발행하도록 한 것도 결국 부채비율을 낮추고자 함이었다. 영구채 발행과 매입이 4월 이뤄진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2분기에 수치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항공사는 어떠할까.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744%에서 1분기 819%로 75%P 증가했다.


몸집이 작은 저비용항공사(LCC)는 이보다 큰 폭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91%에서 222%로 131%P 확대됐고 에어부산은 99%에서 297%로 198%P 뛰었다.


대한항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치솟은 아시아나항공과 LCC들의 공통점은 '운용리스'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운용리스 비중은 60%가 넘고 LCC의 경우90~100%에 이른다.


항공사가 운항을 위한 항공기를 들여오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거나, 금융리스ㆍ운용리스 등 항공기를 임차해 들여온다. 운용리스는 초기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매달 임차료를 내면서 항공기를 빌려쓰고 만기 때 반납하는 방식이고, 금융리스는 임차 계약이 끝난 뒤 항공사에 소유권이 생기는 방식이다.


항공사들이 유독 운용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를 도입한 이유는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거나 금융리스 방식을 쓸 때와 달리 부채비율로 산정되지 않아서다. 초기 비용을 덜 들이고 기재를 마련하는 동시에 재무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부터 적용된 새 회계기준 'IFRS-16'에 따라 기존에 비용으로 인식됐던 운용리스도 부채로 잡히게 됐다. 이에 따라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비유동 리스 부채는 2조 2,052억 원으로 지난해 말 1조 1,452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자본 대비 부채의 비율인 부채비율 악화로 이어졌다.


◆항공업계 애용하는 운용리스, 리스료 비싸고 엄격한 정비유보금 요구…국부유출 지적도


항공기 직접 구매와 운용리스, 금융리스 등 항공기 도입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든 모두 부채로 잡히는 처지라면 항공사로서는 조금이라도 부채를 줄여 재무부담을 완화하는 게 중요하다. 부채비율이 높으면 재무건전성이 떨어져 자금을 조달하거나 신규 노선 배분에서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애용했던 운용리스는 매달 내는 리스료가 월등히 비싸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부채비율에 산정되지 않았던 운용리스의 장점이 사라졌는데, 계속해서 비싼 리스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인지 항공사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종이나 기령, 리스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항공기 한 대 당 매달 3억 원~5억 원 가량을 운용리스료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A항공사에서 집계한 자료를 보면 항공기를 약 3,000만 달러(기령 7년 항공기)에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달 드는 비용을 환산했더니, 구매의 경우 월 약 23만 8,000달러(원리금 상환 기간 10년)가 필요한 반면 운용리스를 택하면 약 44만 5,000달러(리스 기간 10년)를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를 반납할 때 필요한 정비비를 미리 쌓아둬야 하는 정비유보금도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리스를 할 때 한층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A항공사의 경우 항공기를 사면 정비유보금이 월 15만 달러가 드는 반면 운용리스를 하면 21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A항공사 관계자는 "리스사는 손실 방지 차원에서 항공사에 적정 정비유보금의 약 1.2배를 요구한다"며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항공기를 직접 사면 운용리스 방식을 도입하는 것보다 10년간 약 3,544만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사는 모두 해외에 있는 만큼 항공사들은 달러로 환산한 금액을 매달 리스료로 지급한다"며 "환율 변동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국부유출이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항공기 구매 자금 조달이 관건…국책은행 역할 강조될 전망


결국 기존 운용리스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던 항공사들은 운용리스 중심 체제에서 단 몇 대라도 항공기 직접 구매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항공기 구매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일부 LCC는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항공기를 구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1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에어부산은 지난해 말 상장을 통해 조달한 금액으로 올해 하반기 항공기 를 도입 시 구매 보증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항공기 구매에 나설 예정인데, 구체적인 구매 시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항공업계가 항공기를 구매하는 데 있어 국책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수출입은행에서 저리에 자금을 지원받아 LCC 중 처음으로 비행기 세 대를 구매했다. 제주항공은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자를 크게 우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하반기부터 잇달아 운항을 시작하는 신생 LCC(에어로케이항공ㆍ에어프레미아ㆍ플라이강원)의 경우 국책은행의 지원이 한층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 초기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만 해도 자본금 대부분이 필요한 만큼 항공기 도입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통상 항공사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하는데 수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 초기 운용리스 대신 비행기를 구매하는 편이 조금이라도 재무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전체 비용으로 보면 운용리스보다 항공기를 구매하는 게 저렴한 것으로 분석했다"며 "항공기금융은 선박금융과 마찬가지로 영업 근간이 되는 자산이 비싸다 보니 최대한 저리에 자금을 조달하는 게 수익구조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항공기를 구매하는 데는 기본 1,000억 원 이상, 중고기를 들여오더라도 5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며 "LCC로서는 여건만 된다면 항공기 구매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이나 항공기 구매 자금을 조달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주영 기자(mayb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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