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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데이터센터의 딜레마…지역경제 도움 안되는 기피시설?

韓 클라우드 경쟁력 위해 필요하지만…지역 상생 외면한다는 비판 직면
고장석 기자

네이버가 경기도 용인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려던 계획이 주민들의 반대로 전면 백지화됐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가 국내 클라우드 경쟁력을 위해 꼭 지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기피시설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14일 ‘용인 공세 도시첨단산업단지 건립 추진 중단’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네이버는 공문에서 “공세동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을 회사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중단하게 됐다”며 "지역과 함께 하는 좋은 모델을 만들고자 했으나 진행하지 못하게 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비록 사업이 중단됐지만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모델을 고민하고 만들어 보겠다"고 전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의 데이터센터 '각'(사진=뉴시스)

◆韓 클라우드 경쟁력 높이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네이버는 지난 2013년 강원도 춘천 데이터센터 ‘각’에 이어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국내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데이터센터는 정보기술(IT) 기반의 각종 데이터를 보관하는 시설로,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구축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네이버, 구글 등 국내·외 IT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저장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서울과 부산에 통신사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하고 있고, 올해 부산에 대규모 자체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MS와 마찬가지로 상면 임대하는 방식으로 3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했고, 오라클과 구글도 국내 데이터센터 가동을 공식화한 상태다.

올해부터 금융과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해외 기업들의 국내 데이터센터 마련 경쟁도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2조 3,427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약 20% 성장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용인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급증하는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고 한국 클라우드 시장의 약 80%를 장악한 외국 기업에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이 취소되며 사업 확장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상생 없는 데이터센터…첫 데이터센터 지어진 강원도는 '반발'

용인시 공세동 주민들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의 반대 이유로 전자파와 오염물질을 들었지만, 실질적인 반대의 배경은 데이터센터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기피시설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데이터센터는 규모에 비해 고용 창출 효과가 작다. 데이터센터는 업무가 원격으로 이뤄지거나 자동화되어 있어 근무 인원이 얼마 되지 않는다. 상주 인원이 적다 보니 지역 상권에도 보탬이 되지 않는 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네이버의 첫 데이터센터가 문을 연 강원도 지역도 네이버가 지방자치단체와의 상생할 책임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원태경 강원도의회 의원은 지난 15일 자유발언문을 통해 "네이버가 춘천 데이터센터 준공 후 강당과 북카페를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회의실로 개방하겠고 약속했지만 국가 중요시설물이라는 이유로 일반인은 접근조차 할 수 없고 공개조차 안 하고 있다“며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지역상생은 외면한 채 그들만의 성(Castle)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이어 “네이버는 지금이라도 글로벌 기업 이미지에 걸맞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역과 상생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고장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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