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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헬스케어 그룹 꿈 꾼다는 한독의 행보는?

올해 신약 임상1건…파트너사 제품 많고 지분 투자로 돈 벌이
소재현 기자



한독의 꿈은 토탈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이다.

글로벌 회사인 독일 훽스트(現 사노피-아벤티스)와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2013년 한독약품에서 한독으로 사명까지 변경하면서 예측, 예방, 진단 등 토탈헬스케어 신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이같은 과감한 결정에 힘입어 지난해 220억 8,100만원의 영업이익과 4,467억 3,100만원에 달하는 매출액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는데 본연의 업무라 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 신약 내놓지 못하는 한독, 더 기다려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독이 자사 명의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진행한 신약 관련 임상은 총 5개 수준이다. 그마저도 올해는 1건에 그쳤다.

연구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한미약품이 같은 기간 24건, 대웅제약 16건, 유한양행 10건의 임상이 진행됐고, 비슷한 매출수준을 보이는 동아에스티(8건)나 휴온스(휴온스글로벌 포함 8건) 등에도 미치지 못했다.

임상을 진행중인 파이프라인 현황을 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독이 진행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성장호르몬결핍증 후보물질 HL2356, 항암제 HL5101, 녹내장 치료제 HL3501, 당뇨 및 고지혈증 치료제 HP-P550·HD-C715 등이 있다.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로 개발중인 HL2356은 제넥신을 통해 확보한 파이프라인이고, 항암제 HL5101도 CMG제약과 협약한 품목이다.

그나마 HL2356은 미국 임상3상을 준비하고 있어 속도가 가장 빠르지만 HL5101과 HD-P550은 전임상, HL3501과 HC-C715는 기초연구 단계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 신약개발 20년사에 단 1개의 국산신약을 내놓지 못한 한독은 현재 진행중인 임상 등을 고려했을때 앞으로 몇년은 기다려야 신약을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사노피와의 합작관계 청산을 외쳤지만 주요 제품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 아마릴군(아마릴, 아마릴M, 아마릴M SR)을 비롯해 트레이스, 알레그라, 트렌탈, 무노발 등 주요 원재료는 여전히 사노피-아벤티스를 통해 공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독 사옥 전경


■ 연구개발 뒷전, 지분투자로 돈벌이

연구개발에는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지분투자를 통한 이익은 알뜰히 챙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제넥신이다. 비상장 시기부터 제넥신에 투자했던 한독은 2012년 유상증자와 CB인수로 제넥신의 최대주주가 됐다. 성장호르몬결핍증 HL2356은 당초 제넥신이 개발하던 GX-H9다.

2015년 30%넘는 지분을 보유했던 한독은 제넥신 상장 이후 2016년 24.96%에서 지난해 기준 18.51%까지 줄여나갔다. 투자에 들어간 340억원 가량은 이미 회수했고, 남은 지분까지 계산하면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

지분투자로 돈을 버는 수익은 김영진 회장 등 오너일가 중심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한독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가 43.21%(2018년 기준)에 달하는 가족회사 분위기가 강하다. 창업주인 故 김신권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영진 회장이 13.65%를 보유중에 있고,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 17.59%를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김영진 회장의 동생이자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김석진 대표이사가 5.13%, 김 회장의 여동생 김금희 씨가 3.25%도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에는 김영진 회장의 아들 김동한 씨가 지분 31.65%를 확보하고 있다. 김영진 회장도 5.04%, 김 회장의 동생 김석진씨도 2.52%의 지분으로 사실상 가족회사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 종합무역업, 시장조사 및 경영상담업, 교육서비스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배당금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오너의 지배력 강화를 꾀하면서 동시에 경영승계를 위한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에 수익이 공유되는 구조다.

■ 제넥신, 툴젠과 합병…지분법 평가는?

제넥신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한독은 또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 덕분이다.

툴젠은 3세대 유전자가위 (CRISPR/Cas9)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유전자교정 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돋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코넥스 시장 대장주로 불리지만 코스닥 이전상장에 연달아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번 제넥신과의 합병으로 우회상장 될 가능성이 높다.

건실한 기업 파이프라인을 확보했지만 내실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사업보고서 기준 한독은 ▲한독칼로스메디칼(한국, 지분율 51%) ▲Theravalues Corporation(일본, 지분율 67.86%) ▲Unins(HK) International Limited(홍콩, 지분율 100%) ▲한독테바(한국, 지분율 49%) ▲제넥신(한국, 지분율 18.51%) ▲엔비포스텍(한국, 지분율 35.81%) 등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한독테바, 제넥신의 실적은 좋지 못하다. 한독테바는 지난해 영업이익 2억 8,100만원, 순이익 1억 8,700만원을 기록했고, 제넥신은 영업손실 380억 8,300만원, 순손실 340억 6,600만원을 기록했다.

이 덕분에 지분법 손익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한독은 2016년 138억 800만원, 2017년 227억 6,500만원, 2018년 158억 9,100만원 수준의 지분법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툴젠은 지난해 83억 3,100만원의 영업손실, 80억 5,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제넥신과 툴젠이 합병하고 손실액이 고스란히 제넥신에 반영되면 한독의 지분법 손실액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툴젠과 제넥신의 합병으로 탄생할 툴제넥신의 기업가치는 약 3조5000억원 수준. 다만 툴제넥신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임상2상으로 상업화까지는 다소 많은 기간이 남아있어 한독이 지분법 손실을 그대로 끌고 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재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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