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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부품도 탈일본" TPC, 보름만에 주가 40% 급등한 이유

TPC, 日 SMC와 오랜 경쟁 관계..."일본산 고집하던 대기업, 이제는 먼저 관심"
이대호 기자

TPC메카트로닉스 공압기기 솔루션 / 이미지=TPC 홈페이지

TPC메카트로닉스가 일본산 부품을 대체할 기업으로 꼽히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증시 약세 속에서도 주가가 40% 급등했다. 실제로 일본산만 고집하던 기업들의 부품 교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 TPC, 주가 40% 이상 급등..."일본 공압기기 대체 가능"

TPC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불과 2주만에 41.55% 급등했다. 지난 2일부터 기관투자자가 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같은 급등세는 TPC가 자동화기기 부품 분야에서 일본산 제품을 대체할 기업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TPC는 공장 자동화를 위한 공압기기, 리니어 모터 및 로봇, 3D 프린터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특히 공압기기 분야에서는 국내기업 가운데 1위 규모다.

공압기기란 실린더와 밸브 등 공기를 이용해 자동화 설비를 제어하는 부품을 총칭한다. 압축된 공기를 활용해 기계적인 운동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기계의 방향 등을 제어하는 역할이다. 자동화 기기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 일본기업과 오랜 경쟁...日 SMC "안심하고 사용"

해당 분야에서 TPC의 최대 경쟁자가 '일본 SMC공압'이다. 국내 공압기기 시장 60~70%가량을 일본 기업들이 점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SMC 점유율만 50%대 중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TPC의 공압기기 국내시장 점유율은 10%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TPC는 리니어 모터, 로봇 솔루션 분야에서도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화기기 전반적으로 일본 제품을 대체할 기업으로 TPC가 주목 받고 있는 것. 최근 삼성이 반도체 제조장비 등에서 일본산 부품 사용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같은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TPC 관계자는 "SMC 제품군과 우리 것이 상당부분 겹친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 대기업들이 일본 부품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TPC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제로 자동화기기 제조기업들의 접촉도 많아졌다.

TPC 관계자는 "기존에 일본 SMC 제품만 쓰던 대기업을 비롯해 장비 제조사 등에서 많은 문의가 오고 있다"며, "(일본 수출규제 이후) 어제까지 문의를 받은 기업만 70곳에 달한다"고 전했다.

SMC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본 SMC 국내법인 한국SMC는 최근 홈페이지에 "정상적으로 모든 제품을 공급한다"는 공지문을 띄웠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당사의 제품 공급은 관계가 없다는 내용이다. "고객께서는 안심하고 사용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한국SMC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일본 수출규제 이후에도 제품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이미지=한국SMC 홈페이지.

■ 일본기업의 덤핑...국제 무역분쟁까지

TPC는 과거 일본 기업들과 무역분쟁을 겪은 바 있다. 일본 기업들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가격 덤핑을 하는 등 시장을 교란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TPC는 지난 2013년말 산업부 산하 무역위원회에 일본 기업들의 덤핑 행위에 대한 조사를 신청했고, 무역위는 지난 2015년 1월 일본산 공압기기에 덤핑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5년간 관세 부과가 결정됐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지난 2016년 이를 세계무역기구 WTO에 제소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WTO는 일본이 제소한 13개 쟁점 중 10개 부문에서 WTO 협정에 합치한다며 사실상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 IT부품 탈일본 확산..."장기적 체질 변화로 이어져야"

일본산 제품을 선호하던 대기업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데 따른 리스크가 현실화 됐기 때문. 더 이상 품질만 믿고 일본산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기존에 잘 쓰고 있던 일본 제품을 굳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바꿀 필요를 못 느끼고 있었다"며, "이번일을 계기로 첨단화학소재뿐만 아니라 기계장비 부품까지 산업 곳곳에서 국산화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엄재윤 TPC메카트로닉스 대표이사는 "일본 기업들이 기대하는 것은 지금 우리나라의 국산화 바람이 '반짝'에 그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체질을 바꿔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엄 대표는 "중소기업은 품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고, 새로 필요한 제품을 빨리 개발하고, 대기업은 이를 기다려주고 채택해주는 선순환 사이클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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