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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지옥이라도 데리러 가겠다" 삼성디스플레이의 SW 인재 구애

삼성디스플레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설명회서 적극적인 SW 인재 영입 의사 피력
지원 후순위·사업포트폴리오 전환·SW 강조하는 삼성 그룹 분위기 등 작용

머니투데이방송 조은아 기자echo@mtn.co.kr2019/09/15 10:02

"많이 지원해주세요. 소프트웨어(SW) 쪽은 지옥이라도 데리러 가겠습니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하반기 채용 설명회에서 나온 말입니다. 인재를 찾으러 가는 곳이 설령 지옥이어도 가겠다는 삼성디스플레이 인사담당자의 이 말은 원래 야구계에서 유명한 표현입니다. '좌완 파이어볼러(강속구 투수)라면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말에 빗대 SW 인재가 그만큼 귀하다는 이야기를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삼고초려 못지 않은, 좋은 인재를 찾으려는 마음이 묻어나는 말입니다.

올해 하반기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구개발직, 설비엔지니어직, 소프트웨어직, 경영지원직 총 4개 직군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합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만큼 좋은 인재를 뽑아야하는 것은 모든 직군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SW 인재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은 여러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시티 아산캠퍼스


먼저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SW 개발자는 귀한 몸입니다.

SW 인재들이 선호하는 1순위 기업은 단연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이 꼽힙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형 ICT 기업들도 선호기업 대상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좋은 개발자들을 한 차례 쓸어가고 나면 그 다음이 국내 기업들 차례"라며 "삼성전자도 좋은 SW 인재 찾는 데 눈에 불을 켜고 있는데 SW 전문기업이 아닌 디스플레이 업체는 더 뽑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배경과 함께 삼성디스플레이가 SW 인재를 뽑기 위해선 지옥이라도 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 LCD 공세에 이제는 LCD가 아닌 퀀텀닷(QD)-OLED로 사업을 전환해야하는 상황입니다. 부진한 대형 패널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초부터 6개월 동안 충남 아산시에 있는 LCD 생산라인 일부(L8-1)를 정리해나갈 예정입니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는 이유도 LCD 사업 정리를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자들보다 빠르게 QD-OLED 생산라인의 생산 효율성과 품질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SW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조라인을 24시간 쉼 없이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한 프로그램부터 디스플레이 설계도면에 들어가는 내장회로나 픽셀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검증하는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SW가 필요합니다

결국 OLED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선 SW 인재 확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한 엔지니어는 "공정 안정화를 하고 제품 한개당 만드는 시간(택타임)과 휴먼에러를 줄이려면 결국 기계가 스스로 계획된 스펙 대비 틀어지면 값을 보정하고 조정해야한다"며 "새로 제품을 만들거나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게 되면 미리 시뮬레이션도 돌려야하는데 최적화를 위해선 결국 SW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들어 부쩍 SW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삼성 내부의 분위기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삼성의 SW 인재 양성 현장인 SSAFY를 찾았습니다. SSAFY는 삼성전자가 양질 SW 교육으로 청년 취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국 4개 지역에 설립한 교육기관입니다.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규제와 미중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에서 오너가 장기적 호흡이 필요한 SW 교육 현장을 챙긴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은 IT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지금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삼성이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으로서 SW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동안 삼성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SW 영역에선 약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바다, 타이젠 등을 선보였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꾸준히 SW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SW인재를 찾기 위해서라면 지옥이라도 가겠다는 말은 이제는 정말 SW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단편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은아기자

echo@mtn.co.kr

IT업계 전반을 취재합니다. 세상의 기술(技術)을 기술(記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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