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 주변 새오피스텔과 비슷"…정책효과 반감
"기존 원룸 거주 청년층에겐 임대료 부담"김현이 기자
환산전세금의 역세권 청년주택과 서울 오피스텔, 단독·다가구 월세 거래 가격 비교 <자료=직방/서울시·국토교통부> |
청년세대의 주거비 부담과 주거빈곤율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주체는 주변 시세의 85~90% 수준으로 임대료가 높지 않게 책정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최소 3,500만원 이상의 보증금이 필요한 임대조건은 저소득 청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임대료라는 지적이다.
16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대표 안성우)은 2019년 오피스텔 등의 월세 실거래를 분석해 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의 적정성을 분석했다. 오는 17일 청약을 받는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의 경우 공공지원민간임대의 임대료는 보증금 3,640만~1억1,280만원, 월세 29만~78만원으로 책정됐다.
한편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료는 △전용 20㎡ 이하 기준 보증금 2,723만원·월세 44.36만원 △전용 20~30㎡ 보증금 2,947만원·월세 51.65만원 △전용 30~40㎡ 보증금 3,707만원·월세 61.65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용 30㎡이하의 경우 역세권 청년주택이 보증금은 높고 월세는 낮은 수준이지만, 전용 30~40㎡이하는 보증금과 월세 모두 역세권 청년주택이 서울 평균 오피스텔 임대료 시세보다 높았다.
'원룸'이라고 불리는 단독·다가구의 올해 서울지역 평균 임대료도 역세권 청년주택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계약면적 20㎡ 이하의 단독·다가구 임대료는 평균 보증금 1,551만원·월세 35.44만원으로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보증금 비율 30% 조건과 비교하면 보증금은 절반 이하고 월세는 비슷한 수준이다.
계약면적 20~30㎡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단독·다가구에 비해 보증금은 두 배 이상, 월세는 10만원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40㎡는 보증금은 최대 3배 이상, 월세는 20만원 이상 높았다.
면적이 커질수록 단독·다가구의 임대료와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 격차는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세권 청년주택 인근 지역 2019년 환산전세금과 비교 <자료=직방/서울시·국토교통부> |
다만 비교 대상을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이 공급되는 충정로 인근인 서대문구·마포구·종로구·중구로 한정해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의 환산전세금(월 임대료를 모두 보증금으로 전환 계산한 금액)이 신축 오피스텔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용 20㎡이하는 거래가격에 비해 8~20% 낮았고, 20~40㎡는 최대 10% 낮게 임대료가 책정됐다.
다만 기존 오피스텔, 단독·다가구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역세권 청년주택이 서울시의 정책 목표처럼 청년들의 주거 질을 높이고 주거 비용을 낮춰 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직방 관계자는 "곧 입주자를 모집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임대료는 전용 20㎡ 이하만 평균 거래가격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 그 외 면적은 거래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임대료가 책정돼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처럼 시세의 85~95%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민간지원임대 역세권 청년주택은 주거비 부담이 큰 '주거빈곤층' 등의 주거 취약계층을 대상이 되기 보다는 기존의 오피스텔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청년계층의 수평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상품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이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