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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엔티, 쟝 샤레 영입해 북미 자율주행차 시장 공략

카메라 모듈 전문기업 에이치엔티, 자율주행차 사업에 '승부수'
캐나다 부총리, 퀘백 수상 역임한 쟝 샤레 사내이사로 선임
행정·정치·법 등 다양한 분야에 경험 풍부, 올라운드 플레이어
"글로벌 협업과 시장 진출 위한 디딤돌 역할 할 것"
김승교 기자

에이치엔티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쟝 샤레.

“자율주행차 사업은 단순히 기술개발만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기술개발은 물론 행정 절차와 정부의 규제 및 장기적 계획에 맞춘 회사의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합니다. 저는 변호사이자, 28년간 정계에서 일한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한 정부의 타임테이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글로벌 리더들을 만나며 인적 네트워크도 쌓아왔습니다. 에이치엔티가 저를 선임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의 카메라모듈 제조사인 에이치엔티는 최근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하면서 캐나다의 정치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캐나다의 환경부 장관과 부총리, 퀘백 주 수상을 역임한 쟝 샤레(Jean Charest) 이사입니다.

자율주행차 산업은 기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국내 중견기업이 뛰어든다는 소식은 크게 놀라울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업 진입을 위해 캐나다의 정치인을 임원으로 선임했다는 사실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쟝 샤레 이사는 에이치엔티에서 자신의 역할을 행정 전문가이자 북미 시장의 개척자, 전략적 조언가로 나눠서 설명했습니다.

■행정 전문가이자 북미 시장의 '개척자'
캐나다는 세계 10번째 경제 대국입니다. 월드뱅크에 따르면 2018년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7093억 달러에 달하고 국가신용등급에서도 최고 수준인 AAA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천연자원 중심의 경제 시장이 구성돼 있기 때문에 캐나다가 자율주행과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해 강점이 있다고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캐나다는 기본적으로 천연자원이 많기 때문에 자원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는 5개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산·학·연 프로젝트인 슈퍼클러스터를 구성해 2022년까지 총 81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개 분야 중 하나가 인공지능(AI)인데 AI를 담당하는 지역이 제가 수상을 역임했던 퀘백 주입니다. 퀘백은 인공지능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인지하고 연구개발에 나섰고, 장기적으로 사업 활성화와 안착을 위해 생겨날 규제, 행정 절차, 지원 제도 등에 대해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캐나다와 가장 많은 교역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미국입니다. 캐나다는 미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어 미국과의 외교, 경제, 문화 교류 관계가 끈끈한 나라로 손꼽힙니다. 특히 안정적인 경제 운용과 북미 교역의 허브, 주요 국가와의 FTA 체결, 인적자원 네트워크로 외국 기업들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캐나다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쟝 샤레 이사는 캐나다 부총리를 역임하며 수출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주관했고, 이 과정을 거치며 북미 지역에서 폭 넓은 인적·정치적 네트워크를 쌓았습니다.

“이사직을 수락하면서 제가 해야할 첫 번째 역할을 세계 무대에서 에이치엔티의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에이치엔티는 기술 부분에서는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었지만, 북미 시장의 산업 구조와 사업 전개 방향, 제도적인 정보 면에서는 취약했습니다. 제가 그러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저와 함께 선임된 티에리 모린 회장은 유럽 시장 전문가로 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에이치엔티의 기술 극대화 시키는 전략적 '조언가'
에이치엔티는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그동안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에 집중해왔지만,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과감하게 자율주행 사업에 뛰어든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한계도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는 통신과 빅데이터, 플랫폼 등 복합적인 기술과 분야가 연계돼야하기 때문에 카메라 모듈 사업에만 집중해 온 에이치엔티의 기술력은 오히려 융화되지 못하고 퇴색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첫 시작점이 미국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인 우모(UMO)의 인수입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우모는 자율주행차량에 필수적인 3D지도와 운행 데이터들을 수집해 만드는 플랫폼 구축 전문 회사입니다. 자율주행 차량이나 지능형 물류 서비스, AI 등 빠르게 성장하는 미래 사업 분야에 필요한 중요한 기술을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결국 자율주행 사업은 여러 분야와 협업이 필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제 임무였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모는 글로벌 협업과 시장 개척을 위한 첫 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쟝 샤레 이사는 최근 캐나다 연방정부로부터 UN 안전보장이사회 자리를 위한 특사로 선임됐습니다. 풍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쟝 샤레 이사는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에이치엔티가 글로벌 자율주행 플랫폼 사업에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은 한 가지 목표를 정하면 이에 대해 집중하면서 성과를 내는 DNA를 갖고 있습니다. 제가 정확한 시야를 갖고 회사가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방향을 잡아주면 그 이후에는 에이치엔티가 스스로 성취해나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에이치엔티가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필요한 저의 역할과 임무를 충분히 달성하면서 서로 ‘윈-윈’해나가는 관계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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