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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C 기술 개발이 곧 국산화"…KEC 우여곡절 딛고 재도약 목표

창립 50주년 맞아 회사 전열 재정비…전력반도체 주력 사업으로
연내 SiC반도체 소재 시제품 선보일 계획…내년부터 본격 판매 방침
조은아 기자

반도체 기술 국산화 외길 50년, 한국 반도체산업 역사와 궤를 같이 해온 KEC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가전, TV,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을 생산해온 KEC는 이제는 외산 의존도가 높은 전력반도체를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EC 사옥


전력반도체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전력 변환에 쓰이는 반도체다. TV나, 노트북, 냉장고 등 각종 가전에서 필요한 전압이나 전류를 만들기 위해선 반도체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통해 원하는 전압으로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추현식 KEC사업기획팀 팀장은 "일상에 쓰이는 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산업용 특히 자동차에서 전자부품이 중요해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전기를 변환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반도체가 필요한만큼 고성능 SiC 반도체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iC 파워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력효율이 높아 전력손실을 약 60% 정도 절감할 수 있고 200도 고온에도 작동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선 SiC반도체 소재 생산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기술 수준이다.

미국, 유럽, 일본은 이미 관련 소자 생산기술을 확보한 상황이다. 미국 크리(CREE)는 SiC 관련 특허를 400개 이상 보유했고, 1,200V급 SiC 전력모듈을 양산하고 있다. 유럽 인피니언도 SiC 모스펫(MOSFET) 소자와 모듈을 양산 중이며 일본의 도요타는 SiC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적용한 캠리HEV 제작차를 시험 운행 중이다. 일본의 롬(ROHM)은 세계 최초로 더블트렌치 구조 SiC 모스펫을 양산했다.

KEC는 현재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의 '소재부품산업미래성장동력 사업' 국책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내 시제품을 만들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김원찬 KEC 기술연구소 기술위원은 "지난 2년간 주로 기초기술을 확보했다면 지금은 소자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현재 기본 소자 구조를 구현했고 동작 가능 여부까지 확인했으며 올해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EC가 개발한 반도체 칩 라인업


■ KEC 전신 한국도시바…어깨 너머 들은 정보 수집해 기술 국산화 성공

KEC의 전신은 1969년 설립된 한국도시바다. 창업주인 고 곽태석 회장이 일본에서 돈을 번 후 고향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구미에 세운 회사다. 한국도시바는 이후 TV나 라디오 등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집적회로 등을 개발하면서 성장했고 1974년 한국전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아들인 곽정소 회장이 회사를 물려받아 지난 1987년부터 회사를 이끌었다.

50년 동안 반도체 기술 국산화에 매진하고 있는 KEC엔 그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다. 초기 한국도시바 시절만해도 단순 하청의 기능만 했을 뿐 기술 이전을 받기 어려웠다. 현지 공장 내에선 설명을 노트에 받아적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김원찬 위원은 "당시 직원들은 일본 현지로 건너가 일본 직원들의 수첩에 적힌 것을 몰래 사진으로 찍고, 밤이면 기숙사에 돌아와 낮에 보고 들은 것들을 복기해 적어내려갔다"며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국내에 들여와서 실험하고 재현해내는 데 많은 고생을 했는데 돌이켜보면 KEC의 개발 성공이 곧 국산화 성공이었다"고 설명했다.

갖은 고생으로 키워낸 회사는 2000년대 초반 매출 6,000억원대의 건실한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후 노조와 오랜 갈등을 빚으며 파업이 거듭됐고, 양측의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지금은 매출 2,000억원대로 덩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KEC의 지주회사인 한국전자홀딩스를 이끌고 있는 박명덕 대표는 "회사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올해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회사를 재정비하려 한다"며 "구미산업단지 유휴부지를 새로 개발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구미 5공장과 해외 공장에도 투자하고 인재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지금은 전기 자동차 시장의 초기단계로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인피니언과 같은 글로벌 기업 한 두 곳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틈새를 기회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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