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강토소국 기술대국' 신념으로 LG 도약시킨 故 구자경 회장

전자·화학 산업으로 국가산업 고도화를 이끌어
인간존중의 경영 인재 육성과 기술개발에 힘써
고장석 기자

"나라의 힘이 강해지려면 기술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

14일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난 구자경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의 작은 기업 LG를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선장이자 조타수로 평가받는다.

구인회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1970년부터 25년 동안 LG의 2대 회장으로 재임한 그는 기술과 인재를 중시했고, 필생의 업으로 여긴 경영혁신을 주도하며 자율경영을 정착시켰다.

구자경 회장은 주력사업인 화학과 전자 부문을 부품소재 사업까지 확대하며 원천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이뤄 지금과 같은 LG의 모습을 갖출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가 25년간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LG의 매출은 260억 원에서 30조 원대로 성장했고, 종업원도 2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증가했다.

구자경 LG 명예회장(사진=LG)

◆ 전자·화학 산업으로 국가산업 고도화를 이끌어

구 회장은 전자와 화학 산업에 대한 전략적 판단으로 오늘날 전자 산업 강국의 기틀을 닦았다.

구 회장은 지난 1975년 국내 컬러 방송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구미 공단에 연산 50만 대의 대단위 TV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글로벌 기술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전량을 미국 수출용으로 먼저 생산한 것이다.

LG그룹 측은 "구자경 호장의 전략적 판단을 계기로 이후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냉장고, 공조기, 세탁기, 엘리베이터, 컴프레서 등의 생산시설이 포함된 국내 최대의 종합 전자기기 공장인 창원공장과 컴퓨터와 VCR 등을 생산하는 평택공장을 구축한 것도 구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됐다.

화학 분야에서도 1970년대 울산에 하이타이, 화장비누, PVC 파이프, DOP, 솔비톨 등 8개의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면서부터 종합 화학회사로의 발돋움을 본격화했고, 전남 여천 석유화학단지에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PVC레진, ABS, 납사 분해 공장 등을 구축해 석유화학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기업 활동을 세계로 확장시키는 데 앞장선 것도 구자경 회장의 업적이다.

구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50여 개의 해외법인을 설립했는데, 1982년 미국 알라바마 주의 헌츠빌에 세운 컬러TV 공장은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설립한 해외 생산기지였다.

구자경 LG 명예회장(사진=LG)

◆인간존중의 경영 인재 육성과 기술개발에 힘써

구 명예회장은 생전 "나라의 힘이 강해지려면 기술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강토소국(疆土小國) 기술대국(技術大國))"는 말을 강조했다.

구 명예회장은 그룹에 ‘인재개발위원회’를 설치하고 인화원을 건립하여 교육과 훈련을 통한 인재육성, 자기개발의 기회를 넓히는 실천 여건에 주안점을 뒀다.

퇴임한 후에도 구 명예회장은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을 재직하면서 연암공업대학과 천안연암대학 등을 지원해 인재육성과 기술개발에 힘썼다.

그는 1972년 초대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을 지냈고, 18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구 명예회장은 슬하에 고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 6남매를 뒀다.

고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5월 20일 별세했다.

LG그룹 측은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며 "유족들이 온전히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며,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전했다.


고장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