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럽 수출부진, 지정학적 영향...韓 중간재 수출에 타격"

미중 무역분쟁과 영국의 브렉시트(유럽 연합탈퇴) 변수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유로지역의 수출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로지역의 수출부진은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유로지역 수출부진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자동차, 철강, 금속 등 유로지역의 역외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 영국 등에 대한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 국가에서 발생한 충격 파급효과도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유로지역의 수출 부진의 영향에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대중국 수출이 악화된 가운데 영국 브렉시트 불확실성, 터키 금융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점이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가치사슬(GVC) 참여도가 높은 점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유로지역의 GVC 참여도는 후방 GVC 참여도가 높은 '다운스트림'(최종재 생산·유통·판매 단계)에 위치해 있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방 참여도는 수입 대상국으로부터 중간 투입된 해외 부가가치 비중을 의미한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영국 등의 수출 부진이 직접적으로 유로 지역의 중간재 수출 둔화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아세안과 역외 EU지역에 대한 중간재 수출도 함께 부진해졌다.

보고서는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신흥국 경기 회복 기대감 등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로 GVC가 약화되면서 수출 개선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GVC 참여도가 높고 가치사슬 단계에서 다운스트림에 위치해 있다"며 "주력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업스트림(기획·R&D·원자재·부품 등의 생산)' 부문을 강화해 글로벌 분업 체계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