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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러닝메이트'로 박윤영 선택…'탕평'과 '물갈이' 사이

'황창규 사단' 3명 인사 제외하고 1명 사장 직급으로 승진…'검찰리스크' 대비 시각도

머니투데이방송 황이화 기자hih@mtn.co.kr2020/01/19 13:55

(왼쪽부터) 구현모 KT 차기 CEO 내정자와 박윤영 KT 사장/ 사진제공=KT

'구현모 호(號) KT'가 2020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전열을 정비했다. 특히 구 내정자가 차기 CEO 인선 경합을 펼친 박윤영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인사, '러닝메이트'를 둔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박 부사장 승진은 '탕평 인사'에 가깝지만 '황창규 최측근' 사장 세 명이 모두 자리 보전을 못하게 되자 대대적인 물갈이가 현실화됐다는 시각이 나온다. 일각에선 CEO 동급 직책에 한 명을 배치하면서 구 내정자의 '검찰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전 KT의 계열사 인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2020년 KT 본사 조직개편과 인사발표에 이어 계열사 인사까지 마치면, '구현모 식 KT' 조직이 완성된다.

구 내정자는 내정 후 첫 공식석상이었던 2020 과학기술정보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조직개편의 키워드로 '고객 중심'과 '빠르고 정확한 조직'을 꼽았다.

그가 말한 '고객중심'은 '커스터머부문' 신설로 드러났다. 구 내정자가 이끌어 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에 '마케팅부문'을 합쳐, 유무선 사업과 미디어플랫폼 사업까지 소비자고객(B2C) 대상 상품∙서비스 개발부터 영업까지 총괄한다.

KT 최고의 핵심 조직 중 하나로 운영될 전망인 가운데, 현재 이 부문 수장은 공석이다.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대표가 입길에 오르는 등 계열사 인사 유입이 유력하다.

이밖에 구 내정자는 9개 부문을 7개부문으로, 5개 실을 3개 실로 축소하는 동시에, 임원 수를 전년 대비 12%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에 힘썼다.

특히 '복수사장체제'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KT 이사회는 구 내정자를 최종 선정하면서 "차기부터 CEO 직함은 '회장'이 아닌 '사장'이 되고, 연봉도 낮아진다"고 결정했다. 직제 격하에 차기 CEO의 입지까지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KT에 구 내정자 외 세 명의 사장이 더 있는 상황에, 인사 발표 전부터 "기존 사장들은 어떻게 되나"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구 내정자는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김인회 경영기회구문장 등 세 사장을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지원부문 그룹인재실로 부근무 인사로 발령했다. 계열사 대표로 선출되지 못하면 사실상 퇴직 수순을 밟는다.

이들은 모두 구 내정자와 함께 황창규 KT 회장 시절 요직에서 승진한 '황창규 회장 사단'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황 회장과 함께 KT에 입성한 김 사장을 제외하고, 오 사장과 이 사장은 각각 1985년, 1991년 입사해 수십년간 KT에 몸 담아 온 주요 인사들이다. 모두 차기 CEO 후보로 거론돼 온 가운데, 이 사장은 차기 CEO 최종 후보 9인 중 한 명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구 내정자가 이들 3인 '물갈이'에 나서면서 '황창규 사단'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직제 변경으로 낮아진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CEO 인선 레이스에서 황 회장 지지를 받은 것을 알려진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을 이번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황 회장 시절 경영관리본부장 선임 이후 황 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신현옥 경영관리부문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 시킨 점은 황 회장 색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는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구 내정자가 회사 내 여러 세력을 아우르고 견제하는 절묘한 '탕평 인사'를 단행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차기 CEO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을 벌인 라이벌을 같은 직급으로 승진시켜 '복수사장제도'를 도입 점이 이 같은 평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닝메이트' 혹은 '투톱체제'가 구 내정자의 리스크를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구 내정자는 10년 이상 KT에서 근무해 온 뛰어난 전략가로 꼽히지만, 현재 황창규 KT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돼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정관계 인사 14명을 불필요하게 고문으로 위촉하고 자문료 명목의 보수를 지급했다는 의혹이다.

'검찰 구속 가능성'이라는 최대 리스크에, 이에 지난달 KT 이사회는 구 내정자를 최종 선출하며 경영계약에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을 넣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 유사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복수사장체제가 고려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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