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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발작 실시간 확인하는 센서 개발…IBS나노입자연구단, 뇌질환 정밀 진단 기대

박응서 선임기자

IBS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진은 다공성 나노입자 구멍에 포타슘이온을 센싱하는 염료를 넣은 뒤, 얇은 막으로 코팅해 나노센서를 만들었다. 얇은 막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포타슘이온만 통과해 높은 선택도로 포타슘이온 농도 변화를 관측할 수 있다. 사진제공 IBS

국내 연구진이 뇌전증(간질)으로 인한 발작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 연구진은 뇌에서 포타슘(칼륨)이온 농도 변화를 동시에 측정하는 고감도 나노센서를 개발해, 생쥐의 발작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뇌전증은 3대 뇌질환 중 하나로 뇌 신경세포가 불규칙하게 흥분하면서 발생한다. 흥분한 뇌 신경세포가 포타슘(칼륨)이온을 바깥으로 내보내는데, 포타슘이온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흥분상태를 유지하면 발작과 경련이 일어난다.

이처럼 뇌 신경세포로 인한 뇌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뇌에서 포타슘이온 농도 변화 추적과 관찰이 필요하다. 전체 인구 중 1%가 뇌전증으로 발작‧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빈도가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시간으로 신경세포 변화를 알기 어려웠다.

신경세포가 흥분할 때 세포막으로 여러 이온이 이동해 포타슘이온 농도변화만 선택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워서다. 게다가 포타슘이온은 다른 이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농도변화가 작아 더 측정하기 어려웠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개발한 기존 기술은 배양된 신경세포, 뇌 절편, 마취 동물처럼 제한된 환경에서만 측정할 수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연구진은 나노입자를 이용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생쥐의 뇌에서 포타슘이온 농도 변화만 선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나노센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먼저 포타슘이온과 결합해 녹색 형광을 내는 염료를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구멍을 가진 실리카 나노입자 안에 넣었다. 그리고 이 나노입자 표면을 세포막에 있는 포타슘 채널과 유사한 구조를 가져 포타슘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얇은 막으로 코팅했다. 이렇게 하면 막을 통과한 포타슘이온이 염료와 결합해 내는 형광 세기를 토대로 포타슘이온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움직이는 생쥐의 뇌 해마, 편도체, 대뇌피질에 나노센서를 주입했다. 그리고 해마에 전기 자극을 가해 발작을 일으킨 뒤 포타슘이온 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부분발작이 일어날 때는 자극이 시작된 뇌 해마에서 편도체, 대뇌피질 순으로 순차적으로 농도가 증가했다. 반면 전신발작이 일어날 때는 3개 부위에서 포타슘이온 농도가 동시에 증가하고, 지속시간도 길어졌다.



연구진은 포타슘이온 농도가 뇌전증은 물론 알츠하이머병, 파킨슨 병 등 뇌질환 발생을 감시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만큼, 이번 기술이 뇌신경세포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뇌질환의 발병원인 규명과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택환 단장은 “나노센서로 뇌에서 포타슘이온 농도 변화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며 “앞으로 뇌전증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질환의 병리기전 규명과 진단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2월 11일 1시(한국시간)에 게재됐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 gopoong@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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