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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슈퍼 전파자' 31번 환자 사례의 뼈아픈 교훈

개인의 비협조는 수천억 방역시스템 무너뜨려
31번 환자를 반면교사로 지역감염 막아야
이재경 기자

31번째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큰 충격과 함께 많은 과제들을 던져줬다.

가장 큰 과제는 지역감염 우려다. 31번 환자는 사소한 개개인의 비협조가 판데믹(범유행전염) 사태까지 초래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부의 방역실패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31번 환자는 의사가 두 차례나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권유했지만 고집을 부렸다. 황금같은 두 번의 기회를 잃은 것은 31번 환자만이 아니었다. 그건 우리 국민들 모두였다.

31번 환자는 이른바 '나일론 환자'의 전형을 보여줬다. 교통사고를 이유로 병원에 입원했으나 거의 출퇴근하듯 밖으로 돌아다녔다. 결혼식장을 가고, 교회를 가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들을 다녔다.

의사가 이같은 외출을 매번 허용했을지는 모르겠으나 통상적으로 입원환자의 잦은 외출을 공식적으로 용인해줄 의사는 많지 않다.

다른 환자들처럼 의사 지시대로 차분히 병원에만 있었어도 병원내 감염에서 그쳤을 것이다.

31번 환자가 마스크를 잘 쓰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엄밀히 마스크는 타인으로부터 나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보긴 힘들다. 오히려 마스크는 나의 병을 타인에게 옮기지 않기 위한 최선의 대비책이다.

공기 중에 나온 바이러스는 마스크와 얼굴의 빈틈으로 얼마든지 드나들 수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침이나 콧물과 섞여 배출되는 경우 마스크에 함께 묻어 마스크 밖으로 빠져나가긴 힘들다.

이같은 점은 17번 확진자가 잘 보여줬다. 17번 확진자가 접촉한 이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7번 환자가 집에서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31번 환자가 어디서 병을 얻었는지 알 수 없는 것도 31번 환자의 비협조 때문으로 보인다.

자신의 모든 동선을 투명하게 역학조사팀에게 털어놓았으면 어디선가 기존 확진자와의 접점을 찾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지금도 31번 환자의 동선에는 군데군데 빈 곳이 많이 보인다.역학조사 때엔 모든 동선을 빠짐없이 알려줘야 한다.

이는 또다른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됐다.

31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10여명의 확진자들은 모두 자진해서 검사를 받으러 온 이들이었다. 31번 환자가 역학조사에서 "신천지교회에서 예배를 봤다"고 했고 이 사실이 이슈가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면 31번 환자가 지난 15일 토요일 방문했다는 결혼식장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31번 환자는 "퀸벨 호텔의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했다"고 진술을 했다. 그러나 퀸벨호텔은 이름이 '퀸벨호텔 & 웨딩'이다. 결혼식을 하는 곳이다.

31번 환자 역시 결혼식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고 뷔페 식당 또한 여러 결혼식 하객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다. 결혼식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하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이곳의 감염이 더 위험할 수 있다. 31번 환자가 '결혼식'이 아닌 '뷔페식당'이라고 진술하면서 그 위험성이 가려지게 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처럼 단 한 사람의 비협조만으로도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국가 방역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은 주지해야 할 사실이다.

31번 환자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조하고 지역감염을 막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이재경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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