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잔금일 못 맞출까 걱정"…보금자리론 '함흥차사' 신청자만 '발동동'

안심전환대출·코로나19 여파…보금자리론 대출 '혼선'
주금공, '구입용도' 규정 변경없이 최장 120일 심사연장 고지
김이슬 기자


"집을 사려고 보금자리론을 신청했는데 언제 가능할지 몰라 이사 잔금 날짜를 맞추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A씨는 보금자리론을 믿고 올 1월 신혼집을 계약했는데 두 달이 된 지금까지 대출 신청조차 접수하지 못했다. 지금대로라면 내달 말 잔금을 치르지 못할까 노심초사다.

일정에 대해 정확한 고지를 하지 않고 진행하는 주택금융공사의 업무 처리 방식이 이용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A씨의 사례를 보면 분명해진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보금자리론 이용 급증으로 심사가 지체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2월 초 대출을 신청하려고 했으나 거절 당했다. 주택금융공사 콜센터는 대출 실행일이 신청일로부터 70일 이상 남은 경우에는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결국 상담한대로 70일에 맞춰 2월 중순 대출신청을 완료했지만 승인까지 최장 90일, 실행까지 최대 30일이 걸린다는 사실을 홈페이지를 보고 뒤늦게 알았다. 조급해진 A씨가 콜센터에 제때 대출 실행이 가능한지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확실하지 않다'였다. 언제쯤이면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가늠이 돼야 하는 게 기본인데도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보금자리론 대출 신청일로부터 대출 실행일까지 최장 120일이 걸린다는 고지 내용. 사진=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최근 보금자리론 신청 건수가 급증하면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수요가 급증하자 지난달부터 규정을 변경, 심사기간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금자리론 대출신청에서 실행까지 소요기간을 기존 최장 70일에서 120일까지 늘렸다.

정확히 대출신청 후 대출승인까지 최장 90일, 대출승인 후 대출실행까지 최장 30일로 기간을 연장했다. 기존에는 승인까지 최장 40일, 실행까지 최장 30일이었다. 50일 가량 늘어난 셈이다. 또 첨부사항으로 대출 희망일을 기존 '신청일로부터 30일 이후 가능'에서 50일 이후인 건만 접수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13일 개정된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업무 기준을 보면 이 같은 규정변경은 구입용도가 아닌 '보전·상환용도'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변경 사항을 보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취급 종료시까지 보전·상환용도 대출 사전심사는 담당 부서장이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청일로부터 최대 90일 이내 승인·최대 120일 이내 대출실행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일반 구입용도' 보금자리론 신청에는 기존대로 신청일로부터 대출승인 40일 이내·대출승인일로부터 대출실행 30일 이내, 즉 최장 70일 이내 처리 기준이 적용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주금공 관계자는 "구입용도 대출도 최장 120일로 연장한 것이 맞다"며 "업무처리 기준 개정까지 시간이 오래걸려 내부 업무지도 형식으로 공유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금공에 따르면 구입용도까지 대출 심사연장이 적용된 것은 지난달 21일부터다. 그런데 21일 이전에 보금자리론을 신청한 경우에도 대출실행까지 최장 70일이 아니라 120일 이내 처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고없이 바뀐 기준 때문에 신청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지만, 주금공 측에서는 '최대한 잔금일 이전에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보금자리론 신청자 문의사항과 주금공 측 답변 내용.>

보금자리론은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로 대표적인 정책 모기지 상품이다. 부부합산 소득 연간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다자녀 최대 1억원) 이하인 경우 시가 6억원 이하 주택 등 조건을 만족하면 2% 중후반대 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최근 보금자리론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여파에다 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연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내놨고 공급한도를 훌쩍 웃돌 정도로 신청자가 몰렸다. 이후 당국은 2% 초반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 홍보를 강화해 보금자리론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금융공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보금자리론 심사 인력을 포함해 재택근무에 돌입하면서 대출승인이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청자가 원하는 대출 실행일에 맞출 수 있도록 잔금날짜가 우선인 것부터 심사에 돌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