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에 조용히 웃는 페인트 업계, 왜?
-국제 유가(WTI) 올 초 배럴당 60달러선에서 11달러까지 떨어져-석유화학제품 원재료로 쓰는 페인트 업체들 원가 절감으로 수익 개선 기대
신아름 기자
KCC의 수성 페인트 '숲으로 올인원' 제품 이미지/사진제공=KCC |
공급 과잉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페인트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페인트의 주요 원재료가 석유화학 제품인 만큼 유가 하락은 관련 업체들의 원가 절감 요인으로 작용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어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20달러에서 거의 반토막난 것이다.
올 초만 해도 배럴당 60달러선이던 국제 유가는 코로나19에 따른 공급 과잉 여파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다급해진 산유국들은 유가 안정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겠단 입장이지만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제 유가가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페인트 업체들의 실적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페인트의 주요 원자재가 모노머, 수지(벤젠, 톨루엔, 자일렌), 안류 등 석유화학 제품이기 때문에 유가가 낮게 유지되면 페인트 업체들은 그만큼 원가를 낮출 수 있어 이득이다.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식 시장에서는 페인트 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광페인트는 최근 한달새 주가가 60% 넘게 올랐고, 노루페인트, 강남제비스코, KCC, 삼화페인트도 같은 기간 각각 50%, 36%, 22%, 12% 올랐다.
다만, 이같은 유가 하락분이 실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약 2~3개월간의 시차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은 래깅(원자재 가격 변동 시점과 시장 투입 시점이 달라 발생하는 차이) 시기를 고려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4년과 2016년 사이 유가 하락기에 국내 페인트 업체 5곳의 평균 매출총이익률은 15~20%에서 20~25%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과거 사례를 감안했을 때 유가 하락은 페인트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수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