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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깡통 ISA' 늘리는 금융사들…도입 취지 잃은 ISA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 기자2016/03/14 15:38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일단 가입해 두는 것이 좋죠"


ISA 판매가 시작된 14일, 대형 은행 몇 곳을 찾아 ISA 상품 가입 관련 문의를 해봤습니다. 돌아온 대답들은 하나같이 초간단. "일단 가입하라"는 것.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5년간 의무 가입 기간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가입해야 혜택을 일찍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예금이다 생각하고 1만원이라도 넣어두라"는 가입 재촉도 단골 '멘트'였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상품 구성이나 5년간 상품 운용에 변화를 줄때 불이익 등을 꼬치꼬치 캐물으면, 전화기를 들거나 상사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정확한 답(?)을 찾아 헤매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일부 은행원은 기초적인 질문에도 답변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은행의 경우 현재 고객이 직접 편입 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 ISA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가 자산 운용을 위임받아 상품 편입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일임형 ISA는 아직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는 빠르면 다음달 말부터 일임형 ISA 판매가 시작될 전망입니다.


신탁형 ISA 상품 판매는 일임형 ISA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습니다. 일임형의 경우 금융사가 고객 성향을 5단계로 나눠 맞춤형 상품 모델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설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고객 성향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상품 구성과 수수료 등을 일일이 설명한 후 가입 유치에 나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신탁형의 경우 ISA에 대한 큰 틀의 설명과 함께 고객의 선택을 유도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ISA 통장은 근로소득이 있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연 소득 5000만원 이하면 연간 최대 순수익의 25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전 금융사를 통틀어 하나의 계좌만 틀 수 있고, 계좌에는 예적금 뿐만 아니라 펀드나 ELS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투자 상품의 경우 원금 보장이 안되고, 판매 보수가 예적금 상품보다 높습니다."


이 정도 기초 설명을 우선 한 뒤, 고객의 선택에 따라 해당 상품의 보수나 판매 수수료 등을 추가로 알리면되니 일임형보다 상대적으로 설명이 간편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놓고 있었습니다.


ISA 상품 운용과 관련한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리던 한 은행원은 "사실 출시 시기 맞추느라 준비가 미흡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14일 출시 시기를 맞추느라 지금 내놓은 것일 뿐 투자 상품 편입은 시간을 두고 더 좋은 상품이 나오면 가입하시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스템 구축 미비와 불완전 판매 우려 등으로 지금은 ISA 안에 편입시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니 지금은 계좌만 터두고 추후 다양한 상품 운용을 고려해 보라는 조언입니다.


실제 NH농협은행의 경우 14일 신탁형 ISA 상품 판매를 시작했지만, 편입 가능 상품을 예적금과 펀드로 한정했습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ELS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한 투자 상품의 경우 불완전판매 논란을 의식해 편입 가능 시기를 조금 미뤄두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ISA 대전'이 막을 올렸으나 판매사인 은행들은 아직까지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막 초 성적은 말 그대로 '꽝'입니다.


이대로라면 1만원짜리 예금만 들어가 있는 사실상 빈껍데기 '깡통 ISA '만 양상하는 거 아닌가 싶은 우려도 기우는 아닐 겁니다.


ISA는 당초 정부의 '국민 재산 늘리기'라는 대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습니다.


초저금리 시대에 예적금만으로는 재산 늘리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ISA를 통해 비과세 혜택을 주고 금융 투자 시장을 활성화시켜보자는 것이 정책의 취지입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실적 경쟁에 계좌 수 늘리기에만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되겠지만,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계좌 수를 늘려 국민 관심을 끌어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ISA가 5년간 유지하며 상품 운용을 해야 하는 만큼 1만원짜리 '깡통 통장'이라도 일단 만들어 놓고 추후 상품 운용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를 자연스럽게 이끄는 것도 좋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금융사가 어떤 상품 운용으로 얼마만큼의 ISA 계좌를 만들어 얼만큼의 수익률을 올렸는지, 정확한 평가는 5년 뒤에나 가능합니다.


금융회사나 금융당국 내 ISA를 담당하는 사람은 5년 안에도 수시로 바뀔 겁니다. 과연 5년 동안 ISA 상품 운용 관리가 잘 될지, 행여 불완전판매 시비가 불거졌을때 책임질 사람은 있을지 불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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