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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폭풍전야'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A~Z까지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기자2016/05/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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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해운업과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최소 수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둘러싼 논란도 다른 갈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련의 구조조정 이슈를 권순우 기자가 알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Q)권 기자. 기업 구조조정이 왜 그렇게 어려운가요?

기업이 문을 닫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물건을 못 팔아서도 아니고, CEO가 사고를 쳐서도 아닙니다. 단 하나의 이유는 돈을 제때 못 갚아서입니다.

누구에게 돈을 못 갚느냐. 일단 은행 대출과 회사채 투자자들의 돈을 못 갚는 경우가 있고, 협력업체들에게 물건을 사고 외상 값을 못 갚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돈을 못 갚아서 기업이 문을 닫으면 주변에 이해 관계자들이 모두 피해를 봅니다. 임직원들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회사채/주식 투자자는 투자 손실을 봅니다. 협력업체들은 물건을 납품하고 대금을 못 받아서 망할 수도 있습니다.

연말까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에서 쫓겨날 비정규직이 5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주변 식당은 물론 도시 전체가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기업은 돈을 벌어서 월급도 주고 해야 하는데 돈을 못벌면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기도 합니다. 빚이 늘더라도 돈을 갚아야만 회사가 돌아갑니다.

이해 관계자들은 기업이 망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은행이 돈을 기업에 빌려주길 바랍니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나 정부에서 돈을 빌려주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잠깐 돈이 필요한 것이라면 은행도 돈을 더 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질적인 영업력이 훼손돼 앞으로도 돈을 못 벌 것 같다면 과감하게 자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그러면 기업은 망합니다. 어느 순간 자금줄을 끊어 기업을 망하게 하면 엄청난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구조조정이 어렵습니다.

Q)기업이 망하고 일자리가 사라지면 많은 분들이 피해를 볼 텐데 왜 우리가 이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직접 이해 당사자가 아닌 분들은 기업 구조조정에 관심을 없을 수도 있습니다. 기업 구조조정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즘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해운, 조선업종 기업 대출의 대부분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대출입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돈을 쓰면 우리가 낸 세금이 나갑니다. 이미 수십조 원의 돈이 쓰였고, 앞으로도 나갈 겁니다. 한국은행에서 발권력을 동원해 돈을 찍어서 쓰더라도 그 부담은 모든 국민이 지게 됩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Q) 어디를 망하게 해야 하는지, 어디를 지원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게 굉장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 망하게 하면 될 텐데요. 최근 국책은행에 돈이 필요하다고 하는 거지요?

기업을 망하게 하는데도 은행은 돈이 필요합니다. 이미 해준 대출을 못 받게 되면 그만큼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여신은 9조원 가량 됩니다.

대우조선을 망하게하면 이 돈을 못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30%만 손실로 인식한다고 해도 3조원의 돈이 있어야 합니다. 대우조선 망하게 하려다가 수출입은행이 돈이 없어서 망할 수도 있습니다. 살리려고 하면 당연히 부족한 돈만큼 대출을 또 해줘야 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합니다.

Q) 국책은행은 국가 소유 은행이니 국가가 돈을 넣어면 되는거 아닌가요?

원칙대로 하면 국회를 거쳐 세금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하고 부실 책임에 대한 규명도 이뤄져야 합니다. 또 이해 관계가 엇갈리면서 혼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조선사들이 많은 지역구 의원들은 결사 반대를 하겠지요.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하는 정론적인 방법은 공적자금을 조성하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투입하는 겁니다. 또 남은 세금 세계잉여금을 출자할 수 있습니다. 모두 국회 동의가 필수적인 방법입니다.

정부가 보유한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은 국회를 안겨쳐도 됩니다. 대상 공공기관은 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 기업은행 등 36곳입니다.

Q) 그래서 정부가 자금을 마련하기 힘드니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서 지원하라고 하는 군요.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구조조정에 쓰는 건 별다른 제약이 없나요?

일단 기본적으로 돈을 찍어서 특정 분야에 쓰는 것은 통화정책의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시중에 자금이 부족하다면 금리를 인하해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통화정책입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거지요.

그렇다고 한국은행이 선별적 통화정책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은 대표적인 선별적 통화정책입니다. 지난해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안심전환대출 정책을 시행할 때 2000억원을 주택금융공사에 출자를 했습니다. 건설, 해운사의 채권 차환 발행을 돕기 위해 산업은행에 3조 4000억원을 대출하기도 했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자본확충펀드를 만들었던 것도 선별적 통화정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만약 한국은행이 법 개정 없이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할 수 있을까요?

법 조문을 보면서 살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자입니다.

한국은행법 103조(영리행위의 금지)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국책은행 등 영리기업에 출자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수출입은행법 4조(자본금)는 정부, 한국은행, 산업은행 등에서 출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산업은행법은 5조는(자본금)는 정부가 100분의 51이상을 출자한다.

이 세 조항을 보면 한국은행은 원래 출자가 안되는데, 수은은 예외적으로 출자가 가능하고 산업은행은 출자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 출자가 안된다면 다른 방식은 없을까요?

출자가 아니면 조건부자본증권, 코코본드를 발행해 자본확충을 할 수 있습니다. 코코본드는 채권이기는 하지만 자본의 성격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완자본으로는 인정을 해줍니다.

코코본드를 통한 자본확충은 3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은행 직접 인수, 공개시장조작, 자본확충펀드 방식입니다.

수출입은행은 정관상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없고, 한국은행이 직접 출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코코본드를 발행하게 될지 미지숩니다.

산업은행은 지금도 코코본드를 발행하고 있고, 올해는 1조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얼마전 이사회 결의를 했습니다.

산업은행의 코코본드를 한국은행은 공식적으로는 매입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원리금 상환에 대해 정부가 보증한 채권을 인수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보증을 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합니다.

Q) 얼마전 금융위원회는 한국은행이 산업은행 코코본드를 매입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금융위원회가 ‘한국은행이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법은 현행 법률상 가능하나, 인수하는 방법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두 번째 공개시장조작 방식입니다.

한국은행은 한은법 68조에 따라 공개시장조작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사고 팝니다. 금융시장에서 채권이 거래가 잘 안되고 금리가 폭등할 경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채권을 사는 겁니다.

인수나 매입이나 비슷해 보이지만 산업은행이 발행한 걸 바로 가져가냐, 시장에 풀린 걸 가져가냐에 따라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문제는 공개시장조작은 단기에 채권을 매매하는 것인데, 코코본드를 보유하는 것이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입니다. 또 공개시장조작 대상 채권에 코코본드가 없기 때문에 규정 개정이 필요하고요.

공개시장조작 대상 채권은 법상 자유롭게 유통되고 원리금상환이 완전히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한정됩니다. 코코본드는 투자자들이 대부분 만기까지 보유하기 때문에 유통이 거의 없습니다. 또 위기가 발생하면 상각이 되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이 완전히 이행이 됐다고 볼 수 있는지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자본확충펀드를 만들어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돕겠다고 했는데 그 방식은 뭔가요?

자본확충펀드는 한은법 64조에 근거해 은행에 대출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2009년 조성된 자본확충펀드는 한국은행이 산업은행에 대출을 해주고 산업은행이 그 돈으로 펀드를 만들어 은행의 후순위채 등을 매입해 자본확충을 해줬습니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출자를 하면 회수를 할 가능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사면 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지만 수출입은행 주식을 사면 되사줄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대출을 해주면 담보를 잡고 이자도 받고, 만기에 회수도 가능합니다.

한국은행이 손실을 보면 그만큼 세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손실을 줄이려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은행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지원해주기를 바라면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위의 방식들을 조합하는 것으로 최종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법 개정 없이'라는 전제를 자꾸 듣게 되는데 법을 개정하면 좀 더 쉽게 될텐데 정치권은 어떤 입장인가요?

안달하는 정부와 달리 정작 법의 키를 쥐고 있는 정치권은 19대 국회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논의의 중심에 있지 않습니다.

사실 국회가 동의를 해주면 정부나 한국은행이 이런 복잡한 방식으로 머리를 썩힐 필요가 없습니다. 추경을 해서 자본 확충을 해주든지, 법을 개정해서 한국은행의 산업은행 직접 출자, 코코본드 인수 등을 허용해주면 간단합니다. 정부가 법 개정 없이 방법을 찾는 이유는 국회를 못 믿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법 개정 없이 정부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주장이고, 더불어민주당은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입니다.

국민의당은 구조조정 지연에 책임소재를 밝혀야 하고 추경 등 필요한 일처리에는 적극적으로 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은 국책은행 자본확충도 문제지만, 자본확충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발생할 일자리 문제 등에 훨씬 관심이 많을 겁니다.

Q) 기업 구조조정 전망은?

국책은행 자본확충이 시급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구조조정을 해야 할 기업이 많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 트랙 구조조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첫 번째 트랙은 업종 상황 진단을 통한 개별 기업 구조조정입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두 거대 해운사 구조조정이 여깁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채권단도 신규 자금 투입 없이 출자전환 등을 통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대략적으로 마무리 한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채 투자자들의 고통분담이 있다면 향후 1~2년 간은 버틸 수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한진해운은 그에 비해 회사채도 많고 용선료 협상 진행 속도도 늦어서 전망이 불투명합니다.

두 번째 트랙은 금감원이 매년 진행하고 있는 신용위험평가를 통한 구조조정입니다. 여기에 대형 조선 3사 구조조정이 포함됩니다. 현대중공업이 하나은행에, 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에 인원 감축 계획 등 자구 계획을 내는 이유가 바로 두 번째 트랙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신용위험평가를 통과하지 못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 트랙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형식입니다. 원샷법으로도 불리는 기업활력제고법이 올해 8월부터 시행이 됩니다.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업종의 정상기업이 설비 감축 인수합병 등 계획을 수립하면 특례를 적용해주는 방식입니다.

구조조정 이슈는 기업의 생사, 노동자의 일자리,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는 예민한 이슈라 정보가 중구난방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늘 구조조정 A~Z 코너가 길잡이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권순우기자

soonwoo@mtn.co.kr

상식적의 반대말은 욕심이라고 생각하는 상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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