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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국에만 없는 소비자 권리?...공분 사는 다국적기업

머니투데이방송 박수연 기자2016/07/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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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옥시, 폭스바겐, 3M, 이케아 등 글로벌기업들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독 한국에만 책임을 회피하면서 '갑질'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대책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 박수연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앵커) 최근 논란들부터 얘기를 시작해 볼까요?

기자) 옥시사태로 촉발된 다국적기업의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번주 가습기 살균제 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3일간 현장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옥시 측이 대부분 내용을 부인한 상태입니다. 특위는 옥시 영국본사 조사·청문회 등이 이어갈 방침입니다.

또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는 요하네스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가 다음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서랍장 제품으로 영유아 사망을 일으킨 가구기업 이케아, 유해물질이 함유된 향균 필터를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난 3M 등 다국적기업들 제품결함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최근 다국적기업과 관련된 사건이 많았네요. 그런데 문제를 일으킨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만 예외를 두는 경우가 많았던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문제해결에 대한 답변도 부족했지만 기업들의 대응이 훨씬 더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국적 기업들은 유독 우리나에서만 상대적으로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해외 사례와 직접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사건이 불거지자 미국에서 해당 차종 판매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미국 소비자와 정부에 15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조 4000억 원을 배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구체적인 리콜과 보상안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배출 기준도 다르고 적용되고 있는 법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명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케아 역시 사고를 일으킨 말름 서랍장을 미국과 캐나다에서 완전 판매중단하고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가 원할 경우 교환, 환불을 해주겠지만 판매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3M은 독성물질이 함유된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필터 제품을 우리나라에만 공급해왔는데요.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피해가 없다고 회사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해 가능성이 있다는 환경부 발표결과를 반박할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렇게 국내에만 다른 잣대를 들이밀고, 적극적으로 책임에 나서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뭡니까.

기자) 국내 소비자 보호 관련법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법을 안 지켜도 처벌이 미미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국내 보호법은 사후조치에 기반을 하고 있습니다. 사전 예방은 없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진행이 되는 건데요. 지난해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서야 정부가 유해물질 성분 표기 의무화, 즉 화평법을 만든 것이 일례입니다.

이케아 서랍장 파문때도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정부는 한참뒤 이케아에 자발적인 판매 중단을 권고했지만 강제사항이 아닐뿐더러 뒷북조치라는 비난이 나왔습니다.

피해를 입증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가 제품결함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제조물 책임법상 피해자가 피해를 입증해야 합니다.

가해자도 물론 입증할 것을 요구받지만 이를 거부할 경우 벌금이 최대 1000만원에 그쳐 강제성이 매우 낮아 사실상 처벌 실효성이 미미합니다.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고도압축성장 과정에서 유지해온 정부의 친기업적인, 규제완화 기조가 다국적기업들이 소위 갑질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피해자들에게 합리적으로 보상을 해주기 위해서 체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기자) 논란이 불거지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번번히 좌절돼왔는데요.

이 제도는 민사상 가해자가 악의를 가지고 또는 무분별하게 피해를 입힐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불법행위를 행한 경우 실손해보다 훨씬 많은 손해배상을 부과하게 되는 구조인데요.

사회적 약자가 소송을 통해 만족할 만한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고, 형사보다는 민사적으로 분쟁 해결을 유도하고, 악의적인 불법행위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잘 알려진 대표적 사례가 맥도날드 사건이죠. 1992년 미국에서 한 할머니가 맥도날드에서 구입한 커피에 화상을 입었는데 치료비가 1만여달러 나왔고 배심원은 징벌적 손해배상금으로 270만달러를 인정한 판결입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법원이 존슨앤존슨 파우더가 난소암이 발병했다며 소송을 건 여성에게 620억원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처럼 현재 영국과 미국 등 영미법을 근간으로 하는 국가에서 인정되고 있고요.

국내에서는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강력하게 시사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른 시일 내에 법제화를 통해 다국적기업들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피해 보상을 제대로 내놓지 않는 현상이 만성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 소송이 지나치게 남발되고 배상금이 과도하게 부여될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우려하기도 하는데요. 사실상 거대한 다국적 기업의 고의적인 불법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는 것에는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앵커) 피해자 구제를 위한 집단소송제 발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네, 이번주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요. 지난 6월 징벌적 손해배상법 발의한 것에 이은 조치입니다. 피해자 개개인이 원고가 되지 않아도 피해자 전원에게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증할 의무도 갖습니다. 가해자가 충분한 해명을 하지 못한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주장을 그대로 따르게 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일수록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피해자가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 필요한 제도입니다.

최근 폭스바겐 사태가 대표적 예입니다. 집단피해를 입었지만, 정보가 부족해 피해자가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운 구조의 경우인데요. 사실상 현행 민사소송 제도는 개별적 분쟁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구제가 불충분합니다.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영국, 독일, 일본 등은 집단소송제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은 이 제도가 있기 때문에 사태가 터지면 자발적 리콜을 할 수밖에 없는거죠. 반면 국내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등 일부 사안을 제외하면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정부나 기업 차원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인식개선도 함께 움직여야 된다는 시각도 있더라고요?

기자)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파장 직후 매출이 급감했지만 대대적인 프로모션 후 이후 매출 그래프가 반등을 했습니다.

올 상반기는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영업이익 20%가 급등한 어닝 서프라이즈까지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이런 것을 보면 소비자들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나쁜 기업을 걸러내고 기업들이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앵커) 앞으로 기업들의 대응, 법안 발의 과정 등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기자) 정치권 뿐 아니라 법원도 이번달 중순쯤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는데요

기업의 악의적으로 불법행위를 했을 때 피해 유형에 따른 위자료 기준금액을 다르게 정하고 국가경제 수준과 국민 법감정에 맞도록 상한선을 대폭 상향해야 한다는 내용을 논의했습니다.

국회와 법원 차원에서도 이번 사태들의 심각성을 깨닫고 관련 제도에 법제화 의지를 보이고는 있는데요,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박수연 기자 수고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박수연(tout@mtn.co.kr)입니다.



박수연기자

tout@mtn.co.kr

정보과학부 박수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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