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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지배구조 격랑]신한금융, 세대교체냐 안정적 승계냐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기자2016/11/08 09:33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규에 따라 늦어도 내년 1월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한 회장의 고민은 세대교체와 안정적인 경영승계다. 신한금융은 수년째 리딩뱅크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2007년 LG카드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외형확장은 없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리딩뱅크의 자리는 공고해졌다. 하지만 지나친 위기 관리 문화가 향후 성장 가능성을 잠식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은 국내에서 가장 좋은 금융회사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지금이 한계라는 느낌도 든다”며 “발전 가능성 등을 보면 KB금융, 하나금융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세대교체의 대표주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우선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신한 내부 갈등의 피해자이자 수혜자다. 조 행장은 신한은행 종합기획부장, 인사부장 등 핵심라인을 거친 유력한 차기 주자였다. 하지만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의 갈등으로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경질되면서 조용병 행장의 이력도 차질을 빚었다. 조 행장은 최 전 사장의 처조카사위다.

지난해 3월 고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병환으로 임기를 예상보다 일찍 마치면서 차기 은행장으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거론됐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깜짝 발탁됐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은 그룹 계열사 중 신한은행, 카드, 생명에 이어 4위로 후계 구도에서 우위에 있지 않다.

조 행장의 선임에 대해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신한사태로 두동강이 난 신한금융 조직을 추스리기에 라응찬, 신상훈 어느 라인에도 속해 있지 않은 조용병 행장이 적임자였다는 평가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저금리라는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내실 다지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20%가 넘는 1조 5117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국내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7월 조용병 행장은 ‘재택근무, 스마트워킹센터, 자율출퇴근제’등 스마트 근무제를 실시했다. 일부 IT 기업, 스타트업에는 종종 있는 근무 방식이지만 보수적인 은행권에서는 최초다.

스마트워킹 센터에 8월 돌연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신한은행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유연근무제는 고객 수요를 바로바로 반영해야 하는 변화된 금융환경에 적합한 근무방식이라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조용하던 조용병의 한수’라는 평이 나왔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진작부터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지난해 3월 조용병 행장이 취임하면서 차기 구도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올해 8월 연임에 성공하며 후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신한사태 당시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됐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위성호 사장의 승부수는 젊은 신한이다.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신한금융 계열사 중 신한카드는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신한카드는 구LG카드 때부터 이용하던 중장년층 고객이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위 사장은 ‘코드나인’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패턴을 분석하고 그에 맞춘 카드, ‘코드나인’은 유행에 민감한 신용카드 업계에서도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드나인 시리즈는 출시 후 2년만에 500만매 이상 판매고를 올렸고 올해도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AI 등 첨단 기술에 수천억원을 투자했다.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약 20%로 국민카드 14%, 삼성카드 11%와 격차를 벌리며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3분기까지 5326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카드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카자흐스탄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섰다.

누가 돼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 투톱의 장애물은 아이러니하게도 나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투톱 중에 누가 차기 회장이 되느냐에 앞서 투톱 세대로 세대 교체를 할 것인지에 대한 한동우 회장의 판단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병 행장은 1957년생, 위성호 사장은 1958년 생으로 각각 만 59세, 58세다. 신한금융 회장은 내규에 따라 만 70세까지 할 수 있다. 한동우 회장은 1948년 생으로 올해 만 68세다. 내년 3월 3연임을 하게 되면 만 70세가 넘어가기 때문에 임기를 체울 수 없다.

한 회장은 라응찬 전 회장의 3연임, 장기 집권의 폐해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낀 사람이다. 본인도 3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그런데 지금 유력한 차기 주자로 세대 교체를 할 경우 차기 주자는 3연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고 서진원 행장이었다. 서 행장은 대내외적인 신망이 두터워 차기 회장으로 유력했다. 1951년생으로 지주 회장이 되더라도 연임을 할 수 없다. 서 전 행장이 회장으로 단임을 하고 다음 주자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것은 신한금융 내부에서 평가되는 최적의 구도였다. 하지만 혈액암으로 서진원 행장이 별세하면서 구상은 틀어졌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전직 CEO 중에 중립적인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깜짝 발탁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직 CEO보다 한 단계 연배가 높은 전직 CEO가 차기 회장으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3년 후 세대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CEO 중에는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과 권점주 전 신한생명 부회장이 물망에 오른다.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은 신한사태로부터 자유롭고 일본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1951년생으로 고 서진원 행장과 같아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더라도 연임을 할 수는 없다. 또 구 조흥은행 부행장을 거쳐 조직 통합에도 적합한 인물이다.

권점주 전 신한생명 부회장

권점주 전 부회장은 신한사태 당시 신한은행 수석부행장이었다. 지주회장과 사장, 은행장이 서로를 고소, 고발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신한금융을 지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동우 회장은 후계 구도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기 위해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신한금융은 남궁훈 이사회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위원으로 임명하고 이흔야, 이정일 이사를 선임했다.

남궁훈 이사는 한동우 회장과 같은 과 1년 선배로 한동우 회장과 뜻을 같이할 인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이 만든 모범규준에 따르면 5년 동안 사외이사를 수행해 온 남궁 이사는 연임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한 회장은 남궁 이사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멤버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남겨둔 것이다.

이흔야 이사는 라응찬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을 때 금감원이 찾아낸 차명계좌 명의인 가운데 한명이다. 이정일 이사는 라 전 회장이 수사를 받을 때 변호사비를 지원해준 인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남궁훈과 이흔야, 이정일 이사 선임으로 한동우 회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장악하고 재일동포 주주들의 지지를 확실하게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회장의 이사회 구성 변화에 금융당국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 규준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신한금융이 사외이사의 임기를 사실상 연장하는 조치를 취해 추후 지배구조 검사를 통해 이사회 교체 과정을 따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당시 “한동우 회장이 본인의 연임이 아닌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제 2의 신한사태를 만들어서는 안되지 않느냐”며 감독당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 선출과 더불어 내년 신한금융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다소 보수적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외형 확장에 나서지 못한 것은 LG카드 인수 때 발행한 금리가 높은 3조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먼저 갚기 위해서였다”며 “올해 상환우선주를 모두 상환했고 경기대응완충자본이 0%로 결정된 점, 대손준비금이 자본으로 인정이 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자본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좀 더 공격적인 외형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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