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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10년, 성과와 숙제]③1조짜리 투자도 거뜬…글로벌IB서 '큰손' 대접

美 초대형 카지노 개발 佛 덩케르크 LNG 터미널 인수
자본확충한 증권사, 해외 대체투자 비중 40% 돌파
글로벌 투자시장 곳곳서 활약…"평판 달라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허윤영 기자2019/02/15 14:42

#1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들어서는 초대형 카지노 복합 리조트 개발사업에 브릿지론(Bridge Loan)을 투자했다. 리조트 개발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본격화되면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공동 주관사를 맡기로 했다. 국내 증권사가 미국 내 대규모 리조트 개발사업에 주관사로 참여한 첫 사례다.

#2.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 프랑스 덩케르크 항구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증권사가 성공한 역대 최대 인프라 자산 투자다. 특히 덩케르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덩케르크 철수작전’으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인천상륙작전’만큼 상징성이 큰 지역이라 글로벌 투자시장에서도 주목 받았다.

자본시장법 10년, 국내 증권사가 글로벌 대체투자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복합 리조트, 프랑스 덩케르크 터미널, 아마존 물류센터 등 상징적인 지역에서 조 단위에 육박하는 대형 딜(Deal) 소식이 잇따랐다.

글로벌 IB와 비교해 아직 부족하지만, 현장에서는 “국내 IB에 대한 평판이 확실히 한층 레벨업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극적인 자본확충을 토대로 해외투자 포트폴리오를 차근차근 쌓아온 만큼 글로벌 IB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분기점에 왔다는 평가다.





◇40% 넘어선 해외 대체투자 비중…초대형 IB 시행 후 가파르게 성장

15일 금융투자협회 및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대체투자 중 해외투자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3.8%를 차지했다. 2011년 17.9%에 불과했던 해외 대체투자 비중은 초대형 IB 시행 직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펀드 역시 2017년을 기점으로 이미 해외 부동산이 국내 부동산펀드 비중(AUM 기준)을 넘어섰다. 2012년 20% 수준이었던 전체 부동산펀드에서 해외부동산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50.3%까지 확대됐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더 높은 수익을 찾는 투자 수요와 금융투자업계의 자본 확충에 따른 글로벌 진출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에서 자본은 단순한 투자금만을 뜻하지 않는다. 거래 상대방을 선정할 때 자본규모가 '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로 인식된다. 특히 투자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위험 변수에 대응하려면 자본 여력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즉 자본완충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정부의 정책적 인센티브로 부동산 PF와 같은 위험 인수 사업 측면에서 대형증권사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며 “모험자본 투자, 혁신적 금융상품 개발을 위해 자본완충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춘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정책 보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진=(위)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12월 인수한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신설 물류센터, (아래) 삼성증권이 투자한 프랑스 덩케르크 항구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룡 증권사 마중물 된 자본시장법…'자본확대→경쟁력 강화' 선순환 구축

자기자본 10조원을 바라보는 미래에셋대우가 글로벌 IB와 경쟁할 수 있는 이유도 자본력이다. 2016년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합병으로 단숨에 자본규모 1위 증권사로 도약했고, 지난해 3월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섰다. 자본확충에 초점을 둔 자본시장법이 대형 증권사 탄생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NH투자증권과 함께 투자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복합 리조트 개발사업은 투자 규모와 수익률 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 JP모간과 공동주관사 자격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변방에 머물렀던 국내 IB가 글로벌 IB와 어깨를 견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보수적 리스크 관리로 유명한 삼성증권도 해외 대체투자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사업 방향이 가장 눈에 띄게 변한 증권사 중 하나다. 변화의 시작점은 2017년 초대형 IB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약 3,400억원의 자본확충을 진행한 후부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프라 자산 투자를 성공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

신원정 삼성증권 IB본부장은 “덩케르크 LNG 터미널 투자 성공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글로벌 IB시장은 평판이 굉장히 중요한 시장인데 투자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기 위해서는 튼튼한 자본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초대형 IB를 바라보는 하나금융투자도 해외 대체투자가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주요 증권사 중 자본확충을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해 온 증권사로 꼽힌다. 지난해 총 1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도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편충현 하나금융투자 투자금융1본부장은 “5년 전만 해도 해외투자자들은 경험이 부족한 한국 증권사들을 만나주지 않았다”며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니 해외 네트워크가 넓어졌고 현재는 어느 나라에 출장을 가도 만날 수 있을 만큼 풍부해 졌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허윤영 기자 (hyy@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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