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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10년, 성과와 숙제]⑤10년만에 수술대 올라…사모시장 격변 예고

사모펀드 투자자수 제한 49인→100인 이하로
10%룰 폐지로 한국형 엘리엇 탄생 기대
투자자 수 및 청약 권유 제도 완화로 유입↑

머니투데이방송 박소영 기자2019/02/19 08:30

자본시장법이 10년만에 수술대에 오르면서 올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를 주축으로 '역대급' 규제 완화가 예상되는만큼, 투자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모펀드 규제, 어떻게 바뀌나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우선 사모펀드 투자자 제한을 기존 49인 이하에서 100인 이하로 늘리기로 했다. 그간 50명 이상 투자자를 모으면 사모가 아닌 공모펀드로 운용하도록 했는데 이 제한을 대폭 완화한 것.

또 사모의 기준을 기존 투자(청약)를 권유한 사람에서 실제 투자한 사람으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다수의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 권유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사모펀드 설정이나 사모청약의 실패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들어 사모시장 활성화를 직결될 수 있다.

사모펀드의 '10%룰' 폐지도 중요 포인트다. 현재 금융위는 사모펀드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경영참여형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10% 이상 취득해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며, 전문투자형은 보유주식 가운데 10% 초과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이에 이 두 분류법과 10% 룰을 폐지하기로 한 것.

10% 룰이 없어지면 PEF는 10% 미만으로도 주식을 매입해 경영참여를 할 수 있다. 헤지펀드는 10% 초과지분에 대해서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토종 행동주의 펀드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은 1%대의 지분을 갖고도 현대자동차 그룹에 경영개선을 요구했지만 한국의 사모펀드는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지 못하면 주주행동주의 실현에 제약이 있었다"며 "10% 룰이 폐지되면 외국계 펀드와의 역차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동시에 기관투자가만 참여할 수 있는 기관 전용 사모펀드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 경우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국가와 한국은행, 은행, 금융공기업, 연기금 등에서만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자본시장 '판' 바꾼다

전문가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10% 룰이 없어지면서 국내 사모펀드가 외국계 펀드와 똑같이 무제한의 주식취득, 의결권 행사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 지배구조에 영향력을 행세하는 '한국형 엘리엇'이 탄생할 수도 있고 기업에 '백기사' 역할을 할 토종 사모펀드의 등장도 가능해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개편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국내 PEF는 대기업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헤지펀드는 경영에 참여해 본 경험이 전무하다"며 "그 결과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국내 사모펀드가 배제된 채 오너 대 해외 자본 구도로만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실제 이같은 흐름은 KCGI의 출현으로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토종 사모펀드인 KCGI가 한진칼과 한진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첫 한국형 주주행동주의가 대기업 집단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주주행동주의가 다양한 주식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됐다"며 "자본시장에서 '제2의 한진칼'을 찾으려는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 수 제한이 완화되는 점도 사모펀드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사모펀드 설정액은 336조원으로 공모펀드(218조원) 대비 120조 가량 규모가 크다. 설정액 비중도 사모펀드가 61%로 공모펀드(39%)보다 20%포인트 웃돌았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라며 "사모펀드는 특히 지난해에만 48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전년 대비 16%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지만 공모펀드는 3% 성장을 겨우 넘는 것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사모펀드 투자자수 제한, 청약권유 규제 완화가 뒷받침되면 유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도 사모펀드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미리 준비해 둔 펀드를 빠르게 설정해 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사모 펀드는 투자자의 니즈에 따라 운용전략이 구축되고 이를 통해 성과를 추구하기 때문에 소위 맞춤형 운용이 가능해진다"며 "투자자의 다양해진 니즈 충족이란 점에서 공모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박소영기자

cat@mtn.co.kr

정보과학부 박소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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