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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이 말랐다" 위기의 PF 시장

[PF의 위기<상>]
이군호 기자

# 사례1 : 최근 대규모 공모형 PF개발사업을 수주한 한 대형건설사 담당자는 요즘 금융권과 실랑이에 지쳐가고 있다. 금융주간사인 A은행이 계속 시간만 지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들리는 소문에 유동성 부족으로 신규 PF대출이 전면 중단됐다고 한다. 이 은행은 투자심의 통과를 위해 금리를 올리는 등 재무특별협약서 변경을 요구했다.

# 사례2 : 한 중대형건설사 주택영업담당자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자금난을 겪던 시행사가 내놓은 수도권 우량 택지를 사들였지만 계약금 납입 이후 시중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중도금을 못 구하고 있다. 나름대로 사업성이 우수한 프로젝트라 자부했는데, 시중 자금난이 발목을 잡고 있다.

# 사례3 : 최근 대규모 공모형 PF개발사업의 금융주간을 맡은 A은행의 투자금융 담당자는 밖으로 건설사, 안으로 투자심사부서와 실랑이에 한숨만 나온다. 수주는 했는데 투자심사부서는 계속 반려만 시키고 있다. 건설사는 기존 조건대로 빨리 PF를 일으켜 달라며 아우성이다.

# 사례4: B은행 SOC금융 담당자는 다음주 민자도로 투자설명회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어렵게 건설사와 금융조건을 합의했지만 금융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신디케이트가 잘 될 수 있을 지 걱정이 태산이다. 현재 다른 은행들로부터 에퀴티와 후순위로 조달해야 할 자금이 무려 5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의 금융시장을 감안하면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은행권의 신규 건설ㆍ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최상위급 프로젝트가 아니고서는 은행으로부터 PF자금을 조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투자를 중단했다기 보다는 좋은 프로젝트만 한다는 의미"라며 "3분기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9월말까지 신규 대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4분기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PF 투자를 확정하더라도 다른 은행들과 제2금융권이 유동성 부족으로 신디게이트 구성에 참여할 수 없는게 더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신규 건설·부동산 프로젝트는 금융시장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추가 자금조달이 어려워 사업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량 택지를 매입했는데 계약금만 납입하고 중도금을 못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고, 미분양이 많아 중도금 유입이 끊김에 따라 공사비 조달마저 여의치 않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초기 PF대출을 받아 자금을 집행했는데 자금난으로 추가 자금조달이 끊기고, 조달하더라도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밀했다.

여기에 은행권이 유동성 부족으로 신규투자를 사실상 중단하면서 연쇄적으로 캐피탈, 증권, 저축은행까지 유동성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분양사업 PF에 참여했던 저축은행들이 금융 자문사로 참여한 증권사가 대출을 하지 않아 손실을 봤다며 고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메리츠증권 프로젝트금융사업본부의 정상익 상무는 "건설ㆍ부동산 PF시장이 살아나려면 자금조달 원천인 은행권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신규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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