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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소갑 행복론’

[홍찬선칼럼]시골의사 증권분석이 당당하고 인기끄는 이유
홍찬선

‘새’자가 붙은 말은 우리를 설레게 한다. 새해, 새벽, 새색시, 새 명함, 새 출발….

우리를 설레게 하는 2009년 소띠 해 새해가 밝았다. 매양 맞는 새해지만 올 새해는 특별하다. 묵은해에 시달렸던 금융 경제 위기가 해소되지 못하고 혹처럼 달린 채 부담스럽게 시작된 탓이다. 그만큼 목덜미가 뻐근하다. 올 한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담감이 신선하고 생기발랄하며 희망가를 불러야 할 새해, 새 아침을 무겁게 한다.

하지만 새해를 무작정 그렇게 어둡게만 맞을 일은 아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유행가 가사와 ‘뜻한 대로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효과의 '비밀(Secret)'대로 새로운 각오로 참신한 계획을 세워 알찬 새해가 되도록 하는 것은 당당하고 아름다운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새해 보내기 차이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올 새해엔 정말 색다른 새 계획을 세워보자는 뜻에서 널리 알려진 사람이지만, 유명해진 비밀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병원장의 ‘소갑(小甲) 행복론’을 소개한다.

박경철 원장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시골의사라고 하면 ‘아~ 그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정식 직업은 외과의사이지만, 취미로 시작한 주식투자가 부업으로 되고, 주식투자와 관련된 글쓰기와 강연 등으로 부업이 본업보다 비중이 더 커진 박 원장. 그가 책을 쓰면 베스트셀러(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등)가 되고, 그가 투자설명회에서 강연을 하면 투자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인기로 보자면 유명 탤런트 이상이고, 영향력으로 따진다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나 경제부처 장관 등을 능가한다.

이른바 명문대학 신드롬이 강력한 학벌사회인 한국에서 지방대 의대(그는 영남대 의대를 졸업했다)를 졸업한 박 원장이 이 같은 ‘아름다운 성공’을 거둔 비결은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의 ‘소갑론(小甲論)’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소갑론이라고?

소갑론은 말 그대로 ‘작은 갑 이론’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갑은 사회관계에서 힘의 우위관계를 나타내는 갑(甲)과 을(乙)에서의 갑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수많은 갑과 을의 관계가 존재한다. 손님과 판매원, 광고주와 광고영업사원, 고객과 변호사(회계사 세무사 등등), 유권자와 정치인, 기자와 홍보직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은 모두 수많은 갑과 을의 관계 속에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대부분은 갑과 을을 평생 유지될 것이라는 착각 때문에 그것의 변형을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기자는 (요즘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일부는 아직도 여전히) 평생 갑으로 살 것처럼 거드름을 피우며, 기업의 구매부서에 근무하는 사람은 납품하는 사람들이 평생 을로서만 살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것은 힘의 관계가 크면 클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시골의사 박 원장이 말하는 소갑론은 바로 갑은 갑이되 통상적인 갑처럼 얽매이지 않고, 을 위에 군림하지도 않는 독특한 포지션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시간마다 촘촘히 짜여진 일정의 속박을 받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자유인을 가리킨다.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을 하니 성과도 좋고(돈도 벌고, 인지도와 영향력도 높아지고), 삶의 보람도 생기며,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당당해지는 것이다.

박 원장이 소갑론이란 인생철학을 터득한 것은 10여 년 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되어 정신과 육체가 한꺼번에 녹초가 되는 수술을 마치고 소주를 박스 채 갖다놓고 마시며, 카드와 골프를 하면서 인생의 소중한 시기가 혼수상태처럼 무의미하게 흘러가던 중에 ‘이러면 안되겠다’는 깨달음을 갖고 결단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5가지를 끊겠다는 독한 결심을 한 것. 박 원장이 그 때 끊은 5가지는 술 담배 ** 도박 골프였다. 이 5가지를 하지 않으니 변한 것은 엄청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 그는 그 때부터 독서여행을 시작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주식….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넓고 깊게 읽은 책들이 쌓이면서 그는 주식과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등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됐다.

그가 어렸을 때 고향인 안동에서 서당을 다니면서 배운 한문은 그의 사고(思考)를 확장하고 심화시키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것을 정해 10년 동안 천착(穿鑿)하면 모두 성공할 수 있다는 ‘10년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물론 시골의사처럼 소갑으로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아니 한국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술 강권하는 사회’인 한국에서 술을 끊고선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게 아직까지의 상식이다. 실제로 직장에 다니다보면, 접대를 위해 업무상 어쩔 수 없이 과음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음주는 부서 동료들끼리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스트레스 싸일 때 한모금의 담배는 시름을 잊게 해주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가끔씩 하는 카드나 고스톱은 도박의 묘미를 만끽할 수도 있게 해주며, 아직까지 고급운동에 속하는 골프는 나도 성공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또 의사니깐 소갑으로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올 수 있다.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한 기반이 되니깐 소갑론이라는 고상한 말을 만들어내, 뼈 빠지게 열심히 사는 샐러리맨들의 울화통을 터지게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 하고자 마음먹고 꾸준히 실천하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덧 현실이 되어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과 아이의 결정적 차이는 어른은 지나간 일에 미련이 많은 반면 아이는 미래에 관심과 희망을 갖는다는 점이다. 잠자리에 누운 아이에게 어른은 "얘야,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네가 한 일을 반성해 보아라."라고 하지만 아이는 "난 내일 뭘 하고 놀까 생각하다 잠들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공평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라는 시간을 준다. 또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면 뜻한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성공법칙’과 지나친 술과 담배는 우리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는 경고도 똑같이 제시한다.

불공평은 그런 사실을 믿고 노력하느냐, 아니면 시니컬하게 흘려버리느냐에 따라 생겨난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의 불공평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부모를 두는 것과 고관대작의 자녀로 태어나는 것은 100m 달리기 시합을 할 때 출발선이 50m 이상 차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생은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70년 이상을 사는 장거리 마라톤이다. 한때 세계 제일 기업이었던 GM이 파산 위기에 몰리는 반면 가난한 대학생이던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지금 주어진 현실을 탓만 하고 술 담배에 쩔어 살면 희망은 없지만 소갑론을 믿고 실천하면 10년 뒤에 우리의 모습은 확실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새해,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소갑론을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보는 것. 우리가 아름다고 당당한 부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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