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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Long)다리와 우주전쟁!

[김창모의 상대패 엿보기]
김창모 새빛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인도의 어느 왕이 장님들에게 각각 코끼리를 만져보게 했다. 어떤 사람은 코끼리의 다리를 만졌고 어떤 사람은 코끼리 상아를 만져 보았다. 귀를 만지고 끄덕거리는 사람도 있었고 코를 만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이 코끼리를 한번씩 만져본 다음에 왕은 그들에게 코끼리의 형상을 물어보았다.
"코끼리는 무와 같습니다."
"아닙니다. 코끼리는 돌과 같습니다."
"코끼리는 통나무 같습니다."
"코끼리는 절구통 같습니다."
“널빤지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인도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원래 불교에서 중생들이 각자 주관대로 부처를 생각한다는 것에 빗댄 이야기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상을 볼 때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은 잘못을 자주 범한다.
실제로 있는 세상을 우리 눈에 비치는 것만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부분만 보고 그것이 전체인줄 아는 잘못 때문에 사물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것으로 인해 판단을 그르치게 된다.

자, 여러분은 코끼리가 무엇과 같다고 생각하는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대서양 건너 유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거래일수 8일간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직전 고점대비 약 15% 평균 하락률을 보인 이후 하락세는 일단 멈추었지만 투자 심리는 상당히 얼어붙어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주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의 냉담한 기류는 그동안 전세계 금융 당국의 무차별적 유동성 지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우리 증시도 1월 15일 -6%대의 급락을 보이며 올해 들어 프로그램 매매호가를 일시 정지하는 첫 사이드카가 발동된 이후 이틀간 절반 정도 회복한 모습이다.

연초 랠리가 전개되자 1,500선을 논하는 메크로 분석가들도 나타나기 시작 할 즈음 시장은 여지없이 공포 분위기로 몰고 가버렸다.

연초랠리의 지속성 여부를 기대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보다도 수급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에 기인한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35조원의 매도를 보였던 터라 연초 1조 5천억 원의 순매수는 분명 가뭄 끝의 단비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대차잔고 12조가 보이지 않는 매수 세력으로 바닥을 찍었다는 부류와 더 밀린다는 부류로 나누어 시장은 또다시 지수 방향성에 대한 논쟁의 씨앗이 잉태되고 있음이다.

숏커버링과 롱커버링

여기서 필자가 논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숏커버링에 대한 부분이다.
 
숏커버링이란 기존에 주식이 하락 할 것을 기대하고 미리 팔아둔 주식을 다시 되산다는 것을 말한다. 주식시장의 기본 메커니즘이 ‘사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은 올라간다’라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을 되산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주식 매수 세력임에는 틀림이 없는 사실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시각은 마치 한쪽 면만 보고 시장을 판단하는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이라는 것이다.

물론 지수 하락 과정에서 증가된 대차잔고 12조는 언젠가는(?) 시장이 돌아설 때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것임은 필자도 부인하지는 않겠다.

문제는 그것이 언제일 것이냐 와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냐 이다.
또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대부분 간과하고 있는 프로그램 누적 매수 차익 잔고이다.
현재 1월 16일 기준으로 프로그램 매도 차익 잔고는 2조 5천억 원, 매수 차익 잔고는 7조 2천억 원으로 순매수 차익 잔고는 약 4조 7천억 원 수준이다.

여기서 외인의 대차잔고 매수분을 숏커버링이라 한다면, 반대로 프로그램 누적 차익잔고의 매도분을 롱스탑이라 표현하고자 한다.

미리 팔아 치운 주식를 되사는 숏커버링에 대하여는 많은 사람들이 언급을 하는데, 미리 사둔 프로그램 잔고의 롱스탑을 이야기하는 투자자는 단 한 사람도 없는 것이 시장의 현실이다.

대차잔고의 숏커버링은 시장에 우호적이겠지만 프로그램의 롱스탑은 분명 수급적으로 시장에 악재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차익 프로그램은 이틀을 제외하고 약 1조 2천억 원의 순매도가 진행중이다.
반면, 작년말부터 연초까지 순매수 상태를 유지하던 비차익까지 지난주 후반부터 매도로 반전된 추세이다.

감소세를 보이던 대차잔고는 오히려 늘어 나면서 연초 이후 약 2조 8천억 원의 대차잔고가 증가한 상태이고, 연초 랠리를 이끌던 외인의 순매수 행진 역시 제동이 걸린 상태이다.

이렇게 되면 대차잔고의 숏커버링을 논하기 앞서 차익 프로그램의 롱스탑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외국인 주도의 ‘인간시장’과 프로그램으로 별칭한 ‘사이보그 시장’이 동시에 시장을 파
괴할지도 모르는 글로벌 우주 전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타나지 않기만을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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