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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정상에서 머물지 아니 한다

김태규 새빛인베스트먼트 상임고문

누구나 頂上(정상)에 도달하고자 한다. 정상이란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어떤 지점’이다. 물론 누구나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정상에 올랐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기서 다시 지혜로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간에 차이가 생겨난다. 지혜로운 이는 정상에 오른 뒤 아득히 멀리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점을 조망하고 큰 숨을 머금었다가 다시 내쉰 뒤 서서히 하산 길을 채비하는 자이다. 반대로 한 번 오른 정상을 최종 목적지로 여기는 자는 어리석은 자이다.

산에 올라본 이는 알고 있다. 정상이란 산에 오르기 위해 설정한 목표점이었을 뿐, 어렵게 오른 정상이라고 해서 그 지점에 머물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산에 올라본 이는 모두 알고 있다. 바보처럼 정상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추위로 고생할 뿐이다.

강을 건넜으면 배를 버린다는 불교의 說法(설법)과도 같이 정상은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우리가 잘 살아가기 위해 또 노력하는 삶을 위해 설정한 임시방편일 뿐 그 자체로서 좋은 삶의 목표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인류역사에서도 정상은 잠시의 일인 것이다. 진실로 어느 한 순간의 일인 것이다.

세상의 흐름은 360 년이라는 커다란 주기가 있다고 여겨진다. 180 년은 오름이고 180 년은 내림인 주기가. 그리고 그 주기는 다시 60 년을 한 단위로 하는 중간 주기가 있다.

그 60 년 주기 역시 30 년은 오름이고 30 년은 내림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그 속에도 또 다시 오름과 내림이 존재한다.

더 세분하면 그 안에도 또 다시 작은 주기가 있으며 다시 위로 가서 360 년 주기 위에도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더 큰 주기가 있을 것이다. 다만 필자로서는 검증할 수 없을 뿐이다.

세상사를 볼 때 다소 큰 안목으로 보고자 한다면 60년 주기가 중요하다. 이 주기는 30 년을 상승으로 하고 30 년을 하강으로 한다. 이런 흐름을 필자는 편의상 '상승기를 봄과 여름'이라 하고 '하강기를 가을과 겨울'이라 이름 붙였다.

미국이 경제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문제를 운세로 살펴보자. 필자는 오래 전부터 미국은 1993년을 정점으로 해서 가을이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08 년부터는 겨울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었다. 그 동안 다른 지면을 통해 무수히 언급해왔다.

따라서 작년 2008 년에 터진 경제 위기는 그냥 스쳐지나갈 문제가 결코 아니라고 확신한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하강이 바닥을 친 뒤 급반등하는 것이 아니라 욕조처럼 L자형 저점을 통과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그 사이에도 작은 기복이 있겠지만, 본질은 앞으로 15 년간 하락이라는 점이다. 다만 하강의 기울기와 속도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완만해져서 어느 지점에 이르면 그 또한 그런대로 지낼만한 시기가 올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금년부터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단군 이래 가장 잘 살고 있다고 해서 아직 정상에 머물고 있다고 여긴다면 착각이다. 아주 큰 착각이다. 겨울로 접어 들었건만 아직 여름 셔츠를 입고 지내면서 잠시 서늘한 공기가 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리고 재미난 점이 한 가지 있다. 정부가 녹색 뉴딜을 들고 나섰다는 점이다. 실로 묘한 느낌이다. 겨울이 시작되는 마당에 녹색이라고 해서 틀렸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생각을 바꾸면 이번 녹색은 봄에 씨 뿌리는 볍씨가 아니라, 겨울보리가 아닌가 한다. 일종의 이모작인 셈이다. 지금 우리의 처지가 풍성한 수확을 가능케 하는 농사가 아니라 해서 그냥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겨울보리라도 지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다만 이제 겨울보리를 파종하기 시작했으니 그 또한 시간이 지나야 수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러니 그 사이에는 지난 가을에 걷은 수확을 놓고 잘 배분하고 아껴서 보리 싹이 트는 세월까지 굶주리지 않도록 긴축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가족만 굶주리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굶주리는 이가 없도록 신경을 써야 할 때인 것이다.

눈을 크게 뜨면 북쪽의 사람들도 우리의 일부인 것이다. 어차피 실패한 북한 체제는 오래가지 못한다. 수년 안에 변동이 있을 것이니 일단 식량 문제만큼은 배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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