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미 은행 국유화 논란, 다우 7110선으로 폭락

[MTN머니투데이플러스]미 은행 국유화 진단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국장

thumbnailstart

<앵커멘트>
미국 정부의 은행 국유화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국유화 얘기가 거론된 이후 미국 증시는 연일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다우지수는 7110선까지 떨어지며 1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은행 국유화, 이토록 문제가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홍찬선 경제증권부 국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은행 국유화 논란이 생각보다 심각한데요. 일단 국유화 논란이 어떻게 시작됐는지와 왜 국유화 얘기가 불거져 나온 것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답변=네. 은행 국유화 논란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의 발언에서 시작됐습니다. 도드 위원장이 일부 은행에 대해 단기간 국유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국유화 시나리오에 불씨를 당겼는데요, 당초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국유화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도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시장에 민감하게 받아들여졌고, 국유화 대상으로 씨티그룹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물망에 오르면서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왜 국유화 얘기가 거론된 것인지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한마디로 오바마 정부의 구제금융정책이 ‘은행은 살리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은 묻는다’는 원칙에 따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바바 대통령은 구제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CEO 연봉을 50만달러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은행 주주에 대해서도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경영권에 제한을 두거나 뺏겠다는 뜻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0일 최대 2조달러에 달하는 금융안정대책을 발표하는 등 강도높은 정책을 내놓았는데요, 당시 발표됐던 2조 달러의 내역을 보면 은행 국유화를 시사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2조달러 중 1조달러는 소비자 및 소기업 대출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1조달러는 민관합동펀드를 조성해 은행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는데요. 민관합동펀드를 조성할 경우,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시가평가할 수밖에 없고, 시가평가하면 은행의 부실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결국 국유화로 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날 발표로 BOA 주가가 19% 폭락한 것을 비롯, 씨티 15%, JP모건 10%등 급락세를 보인 것은 국유화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국유화 문제가 거론되기 전에는 배드뱅크 설립이 이슈화됐었는데요, 배드뱅크는 백지화된 것이지요?


답변=예, 부시 대통령 시절에 배드 뱅크 설립이 거론됐다가 무산됐고, 오바마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에 배드뱅크 얘기를 꺼냈다가 취임 이후엔 거론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드 뱅크란 은행이 갖고 있는 부실채권을 떼어내 별도로 관리하고 은행은 우량 채권만을 갖고 새출발을 한다는 측면에서 부실을 정리하는 데 아주 좋은 방안입니다.

 

하지만 부실채권을 배드뱅크로 넘기려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시가평가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은행의 기존 대주주 지분이 급격히 떨어져 경영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JP모건이나 BOA, 씨티그룹 등 은행들이 배드뱅크를 적극 반대했고, 미국 행정부도 은행의 반대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앵커]배드뱅크든 국유화든 은행의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선 시급한 것 같은데요, 미국 정부는 은행 국유화에 대해 계속 부정하고 있죠?


답변=그렇습니다. 도드 위원장의 발언 이후 백악관은 곧바로 현재 시점에서 은행 국유화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요, 현지시간으로 23일에도 백악관은 로버트 깁스 대변인이 나서 오바마 행정부는 연방정부에 의해 감독받는 민간은행 시스템이 최선이라고 믿는다며 은행 국유화를 재차 부인했습니다.


[앵커]미국 정부가 은행 국유화에 이토록 부정하고 있는데,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어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변=미국 정부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은행 국유화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요, 속뜻은 국유화로 해석할 부분이 많습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스트레스 테스트의 경우 1000억달러 이상의 예금을 가진 은행에 자본을 투입하거나 청산시키는 기준을 가르는 것인데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통과돼 자금지원이 이뤄질 때 의무전환우선주(Mandatory Convertible Preferred Shares)를 발행해야 합니다. 의무전환우선주는 정부가 원할 때 의무적으로 보통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은 정부가 대주주가 된다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국유화입니다.


여기에 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의 주장도 한몫 거들고 있는데요, 비관론자인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물론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까지 국유화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은행의 부실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국유화없이는 정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앵커]근데, 은행 국유화가 다우지수를 12년만에 최저치로 끌어내릴 만큼 그렇게 부정적인 건가요. 어떻게 생각하면 확실한 구제금융지원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답변=심각한 부실에 몸살을 앓고 있는 은행을 정부가 직접 치료하겠다는 것은 당연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의 기존 주주로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지원자금이 투입될 경우엔 부실채권에 해당되는 금액만큼 감자를 하게 될 것인데, 그만큼 기존주주는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또 감자 후 증자를 하게 되면 기존 주주의 주식수가 급감하는 추가 손실도 예상됩니다. 따라서 기존 은행 주주들은 국유화가 되기 전에 주식을 팔자고 나서 은행 주가가 폭락하는 것입니다.


사실 최근 다우지수 급락은 은행주 폭락에 따른 측면이 큽니다. 24개 대형은행으로 구성된 KBW은행지수는 51%나 폭락했습니다. 은행업종이 다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나 되기 때문에 국유화 논란으로 은행주가 폭락하면서 다우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분을 40% 인수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씨티가 오늘 9.7% 상승했고, BOA도 3.2% 올랐습니다. 그동안 배드뱅크와 국유화 논란으로 은행 주가가 폭락했는데, 이제는 떨어질만큼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어찌됐든 시장에선 일부 은행에 대해선 국유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씨티은행이 첫 번째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요?


답변=네. 당초 씨티은행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국유화 대상으로 거론돼 왔는데요, 정부가 씨티그룹 지분율을 최대 40%까지 끌어올리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월가에서는 씨티가 첫번째 국유화 은행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 은행은 아니지만 AIG도 정부의 추가지원을 받기 위해 국유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AIG는 이미 정부로부터 1500억달러 지원받으며 우선주를 발행했는데, 그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추가지원을 받을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시작되는 25일부터 국유화 논란은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그렇군요. 홍찬선 국장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