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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실종된 '이건희 리더십', 삼성의 앞날은?

박동희

< 앵커멘트 >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이 물러난 뒤 삼성 특유의 전략적 리더십과 역동성이 실종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일수록 강력한 위기돌파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오너체제의 본격적인 가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동희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

서울 한남동에 있는 승지원.

삼성그룹 이건희 전회장이 물러나기 전까지 집무실로 쓰던 곳입니다.

신경영, 창조경영 등 이 전회장의 경영 전략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적막만 흐릅니다.
 


[녹취]
<기자> “비워있는 거죠?‘
<건물관리인> “네 비워있어요 지금은”


이날 오전까지 승지원을 드나드는 사람은 건물 관리 직원들 뿐.

삼성의 전성기를 열었던 승지원은 멈춰있습니다.

#2

[녹취] 이건희 / 삼성 전회장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은데,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날의 허물을 모두 제가 떠안고 가겠습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물러난 것은 지난해 4월.

그 사이 세계 경제는 사상 유례없는 극심한 침체기조에 빠져들었고 삼성전자마저 지난해 4분기 9천4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불황의 여파에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삼성 내부에서도 과거와 다른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표정입니다.

삼성 고위관계자 A씨
"기존 사업을 첨예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거나 경영 화두를 새롭게 제시할 시점은 이미 지났습니다."//

#3

이같은 문제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던 오너 체제가 붕괴되면서 시작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이병기 /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본부 연구위원
“외환위기 이후에 기업 지배구조가 변화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기업투자를 굉장히 낮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험 공유가 어려워지고 내부 금융을 이용하는 데 어려워졌기 때문에 기업투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나가는 등의 전략적 사고와 ‘통 큰 결단’은 오너만이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구희진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오너체제를 통해서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질 수 있다는 부분이 있고요. 차세대 제품 등에 주력제품 개발 등에 있어서 집중적으로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오너체제가, 전반적으로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공용운영체제보다 훨씬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4
이러다 보니 이 전회장의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삼성 외부에서 먼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김문수 / 경기도지사
“이건희 회장은 아시다시피 경제 부분에 있어서는 세계가 알아주는 경제인 아닙니까. 삼성이 세계 1위고. 이럴 때 소위 말하는 우리나라 대표 선수죠. 대표 선수가 앞에 나와서 뛰어주면 안 좋겠나.”

[인터뷰] 주대영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건희 회장이 복귀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빨리 책임을 지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그런 경영인이 지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이 전회장의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에는 해체된 전략기획실의 장점을 살리자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사실 부작용이 컸던 대외기능만 떼어놓고 보면 전략기획실은 육중한 기업진단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긴요한 조직이었습니다.


계열사간 업무를 조정하는 것은 물론 수익에 쫓기는 개별 기업으로선 생각하기 쉽지 않은 장기 전략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컨트롤 타워가 없는 삼성이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전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삼성의 경영을 도울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녹취] 삼성 전임원 B씨
“비선으로 스텝 조직들을 통해가지고 중요한 부분은 (이 전회장이 싫어해도) 보고가 들어갈 테고, 거기서 경우에 따라서는 수정이나 조정방안이 얻어지면 하명을 할 것이고...”

물론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은 “사실과 다를뿐더러 이 전 회장은 삼성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그러나 각 계열사로 분산배치된 예전 전략기획실 조직이 사실상 살아있어 이 전회장의 원거리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7
[기자 스탠드 업]
이 전회장이 삼성을 실질적으로 경영한다고 가정하면 이 전회장의 회장직 복귀는 상징적인 의미밖에 없는 셈입니다.

또 이재용 전무로 본격적인 승계를 논하기에도 아직 이르다는 시각입니다.//

[녹취] 삼성 전임원 B씨
“워낙에 조직이 크다보니까 조금 유예를 가져가는 게 아닌가 싶은데... 올해도 어떤 측면에서는 일선에 나서기 위해서 (이재용 전무의) 부회장이나 회장이나 하는 것까지를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 것 같거든. 아마 내년이나 그 다음 해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

일단 알려진 대로라면 이전무의 이혼은 경영권 승계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녹취] 임세령 씨(이재용 전무의 전부인) 대리인
원만하게 헤어지는 데 그 댁에 경영권을 헤친다던지 그런 일은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지도 않아요. 경영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이 전무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영향을 주는 변수는 ‘침체에 빠진 경제상황’이 될 것으로 짐작됩니다.

[녹취] 삼성 전임원 B씨
"경제 상황이 풀리는 시점, 자연스럽게 훈풍을 타고 등장하는 것도 방법이 아닌가 보면... 올해가 어렵다고 보고, 내년부터 좋아진다라는 전망이 서면 내년에 나타날 것이고, 어려움이 조금 연장이 되면 그 다음해 정도... 그렇지 않겠느냐.”

#8
[기자 스탠딩]
국내 총생산의 20%, 시가총액의 15%를 책임지는 한국 경제의 아이콘 삼성.

하지만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 속에서 삼성도 이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습니다.

삼성이 강력한 리더십을 회복해 신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MTN 박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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