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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주식투자로 계속 돈 잃는 4가지 이유

홍찬선 경제증권부장(부국장)

미국발 금융위기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은 아마도 개미로 불리는 소액 개인투자자들일 것이다. 주식 시가총액과 펀드 평가액이 380조원이나 날아가 버린 상황에서 부자들과 기업도 물론 큰 손해를 봤다. 하지만 부자들은 갖고 있는 재산 중 일부가 없어진 반면, 개미들은 생활자금은 물론 노후자금까지 잃고 당장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개미들의 이런 고통은 이번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IT버블이 터진 2000년3월, 3저 호황의 버블이 깨졌던 1989년4월, 건설주 버블이 끝났던 1970년 말에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10년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버블과 폭락 과정에서 개미들이 피땀 흘려 어렵게 모은 생활자금을 모두 털리고 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잘되면 내 덕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돌리기 때문(Self Attrition Bias)이다.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는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것처럼 조심조심하고 ‘초보자의 행운’도 작용해 약간의 이익을 보는데, 그것을 자신이 똑똑하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반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투자규모를 늘렸다가 큰 손해를 보면 남의 탓을 하기 시작한다. 증권사 직원이 잘못된 정보를 주었고, 기자가 엉터리 기사를 썼으며,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핑계거리를 찾는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속죄양을 찾아 변명하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의 계좌는 쪼그라들고 생활은 비참해진다.

둘째 ‘되돌아보면 모두 예언가’라는 착각(Hindsight Bias)이다. 주가가 떨어질 것을 사전에 몰랐으면서도 사후에 다 알고 있었다며 합리화하는 것이다. 상상도 못했던 일을 모두 안다고 착각하니 왜 그렇게 됐는지 이유를 알아보지 않게 되고, 시간이 지난 뒤에 반복적으로 큰 손실을 입는다.

셋째 자신이 똑똑해서 대응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다. 이 세상은 알 수 없는 일이 불쑥불쑥 생기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또 주가가 어떻게 되고 개구리와 럭비공이 어디로 튈지는 신도 모른다고 한다. 따라서 주식의 가치를 정확히 분석하고 언제 사서 언제 팔지를 족집게처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개미들은 자기가 사는 종목에 대해 지나치게 과신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번호를 직접 고르기 때문에 당첨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착각하며 서민들이 로또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넷째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주가는 절대로 나의 희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익 수급 금리 환율 심리 등…, 수많은 호재와 악재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어떤 주식을 산 개미들은 그 종목에 좋은 뉴스는 잘 챙겨보지만, 악재는 애써 외면한다. 그러니 주가가 떨어질 일이 생겼는데도, 손절매를 하지 못하고 계속 갖고 있다가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된다. 이는 큰 손해를 보는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 다른 종목들이 훨훨 날아갈 때 그 종목에 발목이 잡혀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하는 심리적 고통을 이중 삼중으로 겪게 만든다.

이런 4가지 이유는 주식투자의 실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공부와 연애, 직장생활과 사업, 그리고 정치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되풀이하는 잘못의 근원이다. 개미들이 과거의 잘못된 투자를 되풀이하지 않고 성공투자를 할 수 있도록 4가지 착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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