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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기축통화 논란, 화폐전쟁 시작?

유일한


< 앵커멘트 >
금융위기를 먹고 치솟던 달러화가 연일 급락하고 있습니다. 2월에만 해도 동유럽 국가 유동성 위기까지 고조되며 달러화를 사려해도 찾을 수 없는 현상이 있었는데요. 물론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은행들도 달러 가뭄에 시달렸었죠. 그런데 이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600원을 넘보던 환율은 1330원으로 폭락해버렸습니다. 불과 일만의 변화입니다. 이 가운데 기축통화를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다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달러화가 연일 폭락하고 있습니다. 2월에만 해도 동유럽 국가 유동성 위기까지 고조되며 달러화를 사려해도 찾을 수 없는 현상이 있었는데요. 물론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은행들도 달러 가뭄에 시달렸었죠. 그런데 이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600원을 넘보던 환율은 1330원으로 폭락해버렸습니다. 불과 일만의 변화입니다. 이 가운데 기축통화를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다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달러가 얼마나 더 하락할 지도 모르고 미국 경제 자체가 지금 심각한 상황인 만큼 다른 통화를 기축통화로 지정해야한다는 겁니다. 경제증권부 유일한 기자 나와 있습니다.



< 리포트 >
1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고 하던데요. 말 한마디 하는데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인민은행 총재가 매우 이례적으로 직설적으로 얘기를 했다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네. 달러화 기축통화 논란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저우 총재의 말을 잘 짚어봐야 합니다. 그림을 보시면서 저우 총재의 말을 다시 한번 정리하시죠.

▶▶▶ CG 1◀◀◀(저우샤오촨 총재)
지난 23일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게재한 내용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 경기부양이 시작됐다"고 말문을 연 저우 총재는요.

본격적으로 할 말을 하겠다고 작심한 듯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국가가 과도하게 국내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국제 통화시스템은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달러화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정도 되면 미국을 지목했다고 삼척동자도 알 겁니다.

강도는 더 세집니다. 저우 총재는 "IMF의 보유 자산 규모를 대폭 늘려 경제 규모에 맞게 각국의 발언권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구요.

무엇보다 "SDR(IMF 의 특별인출권)의 기준 통화에는 주요 통화가 모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우 총재는 SDR의 사용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저우 총재가 달러가 아닌 SDR을 기축통화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으로 풀이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960년대에 만든 SDR(특별인출권)의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달러를 대체할 세계 기축통화로 삼자는 겁니다.

저우 총재의 제안은 SDR 기준 외환보유고 규모를 늘리고 회원국들간 무역이나 외환거래시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달러 등 특정 통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입니다.

2 이 대목에서 SDR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좀 알고 넘어가야할 듯 한데요.

SDR은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의 '바스켓' 형태로, 구성된 외환보유고를 통합적으로 표시하고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IMF는 가맹국들의 외환보유고 회계처리에 SDR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IMF는 5년만에 한번씩 SDR 기준 외환보유액을 점검하구요. 2005년11월에 했으니 2010년에 다시 있겠죠. 당시 SDR을 구성하는 4개 통화별 비중을 보면 달러가 44%, 유로가 34%, 엔과 파운드가 각각 11%였습니다.

요즘 1SDR의 가격은 1.505달러 수준입니다. 회원국들간에는 SDR을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1997년 9월 IMF 이사회는 SDR을 두 배로 늘려 분배하자고 승인했는데, 이러면 640억달러규모가 되는데,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131개 회원국이 찬성했는데요. 최종 승인을 위해 필요한 85%의 의결권을 얻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투표권이 16.75%입니다.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며 12년동안 SDR 발행을 막은 겁니다.

3 미국은 인민은행 총재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 같구요. 가이트너 신임 재무장관은 말을 바꿔 곤욕을 치렀다는 말도 들리던데요.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기축통화 이슈를 처리하는데서도 미숙함을 드러냈습니다.
▶▶▶ CG ◀◀◀(가이트너)
25일 의회 증언에서 "중국 측의 제안은 IMF의 특별인출권(SDR) 활용도를 높이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며 이같은 제안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을 한 겁니다. 마치 저우 총재의 발언을 수긍하는 듯한 뉘앙스인데요.

이 말이 나간 직후 10분만에 달러화가 1.3% 폭락했다고 합니다. 당황한 가이트너는 잠시후 의회 증언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변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언론 간담회에서 “달러화가 매우 강하다. 새로운 기축통화가 필요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태가 수습됐다고 판단한 건지 달러화는 곧바로 반등했습니다. 참고로 지난주 달러는 주요 6개 통화에 대해 4.3%폭락해 1985년9월 이후 최대 폭락했습니다. 오늘 달러화는 경기지표가 예상보다는 좋다는 소식에 0.5% 정도 반등했습니다.

4 미국을 제외하면 중국에 동조하는 분위기라면서요. 몇몇 견해를 소개해주시죠.

미국을 제외하면 달러화에 대한 반감이 상당합니다. 러시아는 IMF가 새로운 국제화폐를 찍어내 세계 중앙은행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3자의 입장은 각각인데요. 달러화가 이전만 못할 것이라는데는 큰 이의가 없습니다.
▶▶▶ CG ◀◀◀*(스티글리츠 교수)
노벨상 수상자죠.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외환보유고를 달러화로 운용하는 시스템도 문제점 중 하나다, 세계의 현금이 미국으로 쏟아지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글로벌 외환보유고 시스템이 필요하다, 달러화가 기축통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은 시간이 흐를수록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CG ◀◀◀(칸 IMF 총재)
IMF 총재죠.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씨는 "새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는 매우 적절하며 앞으로 수개월 내에 본격화될 것이다. 기축통화 논란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는 입장입니다. 프랑스인이라선지 미국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 말입니다

반면 인도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옴카 가스와미 박사는 "최소 10년 안에 달러를 대신할 기축통화는 나타나지 못할 것"이라며 "기축통화를 뒷받침할 만한 경제 정치 시스템을 구비한 나라는 찾기 힘들다"고 반박했습니다.

5 달러화의 기축통화 논란은 종종 있었는데요. 현시점에서 강하게 대두되는 이유는 먼가요. 각국의 속셈이 다를 거라는 건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정리해주시죠.

겉으로 보면 저우 총재의 발언으로 촉발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좀만 들여다보면 원인 제공은 역시 미국입니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달러화가 금융위기라는 공포를 딛고 급등한 시점에서 대규모로 달러화를 찍어내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유명한 헬리콥터 벤 아저씨, 버냉키 연준 의장은 실제로 3000억달러 정도의 국채 매입을 선언했구요. 이정도로 달러화를 새로 풀겠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는 또 민관합동 펀드를 만들어 1조달러 상당의 부실 모기지 증권의 매입도 결정했는데요.

이렇게 달러화가 엄청 풀리니 그 가격은 폭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재무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국채를 찍어내겠다는 계획도 내놓았죠. 국채 가격마저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자 이쯤 되면 미국 채권과 달러를 많이 들고 있는 나라들은 어떻게 될까요. 아시겠지만 달러 기준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2조달러), 일본 그리고 러시아입니다. 중국은 특히 2008년 준 미재무부채권 비중을 52%로 늘렸습니다. 규모만 7400억달러에 달합니다. 중국 입장에선 국가 재산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만약 중국이 미국채를 줄인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요. 일부에서는 SDR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인 44%까지 줄일 거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채 버블이 꺼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급락하는 달러화, 국채 가격은 문젭니다. 앞으로 찍어내야할 채권이 무궁무진한데 가격이 급락하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습니다.

6 이 문제는 당장 다음달 2일 열리는 G20정상회담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도 기축통화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기축통화 논란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언가요.

G20 정상회담에서는 금융위기 해법과 처방이 거론되겠죠.
그리고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각국의 성토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달러화를 어떻게 볼 것인지 입장도 다양하게 개진될 겁니다.

추세적으로 FRB의 달러화 발행은 증가할 것입니다. 2007년말 연준의 자산은 8700억달러였는데요. 이번주 자산은 2조500억달러랍니다. 그만큼 달러를 풀어 부실 채권 등을 사들인 건데요.

리먼브러더스처럼 큰 금융회사가 문을 닫는 시스템 위기가 재발한다면 모를까 달러화가 다시 전성기의 맹위를 떨치지는 못할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 정부와 금융회사들은 달러화을 맹신하며 무조건 달러화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달러화가 폭락한다면 우리나라의 대차대조표도 상당히 악화될 겁니다. 2000억달러 수준인 외환보유액을 보다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달러화를 가볍게 볼 수도 없는 게 우리 처집니다.
미국이 위기를 맞았다고 하지만 당장 어느 나라가 대체할 그럴 상황도 아닙니다.

금융회사, 제조업체의 위기일 뿐 미국 전투기와 전함들은 건재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한창 인기를 끈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보면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가는데 가장 걸림돌은 화약 연기없는 전쟁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런 금융대전은 이미 시작된 것도 같구요. 우리에게도 이러한 화폐전쟁이나 달러 문제는 풀기 난해한 복잡한 방정식일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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