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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속에 숨겨진 절묘한 함정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시장에 두 부류가 있다. 지금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으니 대비하라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아직 디플레이션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는 부류다.

지금 독자는 이 글을 읽는 순간 어느 쪽이 맞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인플레이션이 맞는가?
아니면 디플레이션이 맞는가?

조용한 거 보니 아무래도 확신이 없는가보다. 그럼 몇 가지 자료를 보고 다시 생각해보자.

일단...최근 국제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저점 대비 90%를 넘었다. 5월달에 기록한 월별 상승률은 지난 10년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상품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4월 들어서 시작한 구리 알미늄 철광석 등의 강세는 이와 관련된 BDI 즉 건화물 운임지수를 지속적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원자재를 대표하는 인덱스인 CRB 지수가 5월 상승률만 무려 35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거의 폭등세다.

특히 은 선물은 5월 한 달에만 26.6%나 상승했다. 역시 1987년 4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인데, 은이라는 것은 경기에 구리만큼이나 민감하게 움직이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태양광과 관련한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럼 물가가 상승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우리가 생각하는 체감 물가(장바구니 물가) 급하게 상승하고 있다. 하루가 달라지는 물가를 보고 한숨이 나올 정도이다.

그럼...인플레이션 맞는가?

끄덕끄덕.....그 말을 들으니 인플레이션이 맞는 것 같다.

그럼 또 다른 견해를 보자. 지금 상품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은 경기가 활성화 되면서 수요의 급증으로 상승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그 보다는 미국의 지속적인 국채발행과 본원통화의 발행으로 인해 발행하는 화폐 가치의 소실로 인해 상승하는 것이다.

게다가...더욱 중요한 것은 지표다. CPI(소비자 물가지수)와 PPI(생산자 물가지수)를 보면 지금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 주말 HSBC의 “스테판 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디플레이션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험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까지 물가와 임금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노골적으로...향후 디플레이션 위험은 중앙은행을 상당기간 동안 괴롭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에 발표된 유로존 5월의 물가상승률은 사상 최초로 0%를 기록했다. 유럽 최대 경제블록인 독일은 물가가 오히려 -0.1%로 발표되었으며 스페인과 포루투갈 아일랜드에 이어 벨기에까지 줄줄이 마이너스 물가를 보이고 있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럼 디플레이션 맞는가?

끄덕끄덕. 아무래도 전문가가 말했다니 그 말도 옳은 것 같다.

어떤 것이 맞는가? 지금 인플레이션이 맞는가? 아니면 디플레이션이 맞는가?

오늘 이 문제를 좀 살펴보자. 하지만 필자의 견해가 틀릴 수 있으며 필자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유대인의 금융이 어렵다는 것은, 아무리 살펴도 완벽하다는 것이다. 그 숨겨진 함정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보통의 인사이트를 가지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정상이고 Reasonable 하지만 엄연한 함정이 또한 존재한다.

그럼 오늘은 지표상의 함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물가는 참으로 재미있다. 일반 대중이 물가가 오른다고 생각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열심히 일을 해서 1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해보자. 예를 들어 지난해에는 먹고사는데 50만원이 들어갔었다. 100만원의 이익을 창출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50만원 정도가 들어갔고 실제로 내 노동의 순잔여가치는 50만원이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올해에는 똑 같은 것을 사서 똑 같이 먹었는데 교통비도 오르고 콩나물 값도 올라서 이번 해에는 비용이 75만원이 들어갔다고 해보자.

이 사람 기분이 어떨까?

처음에는 물가가 올랐다고 투덜대겠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화가 치밀기 시작할 것이다.
같은 노동을 하고 나의 구매력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것은 마치 월급이 깎인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즉, 지난해에는 비용 제하고 50만원을 받았다면 올해에는 25만원만 받은 셈이다.

25만원은 누가 가져갔을까? 결국 나의 노동의 순잔여가치는 절반으로 깎인 것이다.

이것이 소위 “세뇨리지”가 된다. 그 가혹한 물가세(Inflation Tax)가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물가세금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물가가 많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물가세금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살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세금을 많이 걷는 정부를 과연 좋아할까?

당연히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나 정부는(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이 다 그렇다) 언제나 덜 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기 어렵다. 필자는 자랑스런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득이 미국의 흉을 보자. 아무래도 미국은 가장 공정한 나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이들을 예로 들면 보다 공정할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대로라면...미국은 상당히 공정하게 물가를 계산하고 있다.(일반인의 관점에서) 심지어는 용량이 내려서 사실상 물가가 올랐다고 한다면 그것 마저 보정해준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1200g 짜리 포장이 1000g으로 바뀌었다면 이것은 물가가 20% 오른 것이다.

그럼 미국의 CPI는 얼마나 솔직하게 물가를 표현해줄까?

CPI는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이 미국의 물가를 가장 잘 대변해주는 지표라고 알려져 있다. CPI 는 그럼 어떠한 근거에 의해서 만들어지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물가가 올랐다는 것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준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비교할 대상이 있어야만 물가의 상승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기준물들을 담아 놓은 것을 우리는 바스켓(Basket)이라고 하는데 이 바스켓에는 일반적인 도시 생활자들의 구매 패턴을 대변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까지도 모두 담아 두게 된다.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하는 소비자 물가(CPI)는...

첫 번째...일반적인 가정에서의 구매 패턴에 맞는 바스켓을 설정한다. 상당히 큰 샘플을 통해서(보통 77,000개~80,000개 이상의 물품) 어떤 물품이나 서비스를 전체 수입의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구매하는지의 여부를 조사하게 된다.

여기에서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있고 덜 차지하는 것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비율을 가중치를 두어 조절한다.

예를 들어 수입이 100만원인데 그 중에 쌀을 5만원어치 평균적으로 샀다면 쌀에는 5%의 비중이 실리게 되는 것이다. 아주 정당해 보인다.

그럼 미국의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월급에서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주택 임대에 소요되는 비중이 가장 높다. 미국은 소비경제다. 또한 주택에 대한 레버리지는 부채로 생각하지 않고 투자로 생각한다. 또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주택에 임대를 해서 살고 있는데...재미있는 것은 주택 가격은 CPI에 들어가지 않는다. 단지 임대가격만 들어간다.

아무튼...CPI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인들을 모아놓은 표를 보고 이야기 해보자.

CPI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전체 CPI에서의 비중)

주택임대비(42.7%)
교통비 (17.2%)
식음료(15%)
의료비(6.3%)
교육비(6%)
여가비(5.6%)
의복(3.7%)
기타(3.5%)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주택과 관련된 지출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려 절반 가까이나 차지한다. 앞서 거론했듯이 임대비는 들어가지만 주택의 구입비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었다. 즉 미국에서는 임대비가 올라갈 경우에는 CPI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일단 기억해두자.(과거에 이와 관련해서는 몇 번 거론한 바 있다.)

예를 들어서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면 사람들은 주택의 구입을 뒤로 미루게 되고 대신 임대수요가 많아지게 되는데 임대수요가 많아지게 된다면 당연히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임대가격은 높아지게 된다.

즉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많아지게 될 경우에는 물가가 다소 고평가 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금리가 막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주로 주택을 구매하려 할 것이다. 그럴 때에는 임대수요보다는 구매수요가 많아져서 임대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고 그럴 때에는 CPI 즉 소비자 물가지수가 하락하려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미국의 노동부에서는 이런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해서 CPI 의 구성 바스켓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둘째...그 다음에는 미국의 30개 도시에서의 이들 항목의 가격 움직임을 주시한다. 앞서 거론했듯이 미국에서는 심지어는 패키지의 크기 까지도 정밀하게 조사한다.

예를 들어서 콘푸레이크가 한 상자에 10달러 했던 것이 그대로 10달러인데 내용물이 1200g에서 1000g 으로 바뀌었다면 가격은 그대로 있지만 물가 산정을 위한 기준가에서의 변화율은 20% 상승한 것으로 기재하게 된다.

이처럼 두 번째 단계에서는 각 구성 항목들의 가격변화를 일제히 조정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셋째...다음은 CPI를 계산한다. 그리고 발표한다. 공정한가?

아무런 단점도 찾아낼 수 없던가?

필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커다란 단점이 보인다. 우리는 주택 임대수요가 작아지게 되면 당연히 물가는 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또한 물가가 좀 오를만하면 집을 화끈하게 지어 버리면 물가는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즉 실질적인 물가가 오르는 것에 비해서 보이는 물가는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주택경기가 최대한 위축되어 있을 때에는 다른 것...즉 석유 값이나 원자재가, 혹은 돼지고기나 쌀 값이 아무리 올라도 쉽게 물가가 올라가는 것으로 발표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주택임대가 차지하는 비용이 무려 43%에 달하니까 다른 것은 어지간히 움직여도 물가를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CRB 지수가 35년래 최대 상승폭을 보이고 있고 유가가 10년 래 최대 상승폭을 보이면서도 물가는 마이너스를 보이는 것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CPI의 개념은 무척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실질적인 가격변화를 알아보기 위해서도 CPI가 늘 이용된다. 예를 들어 지금 유가가 많이 올랐지만 그것은 절대치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유가가 얼마나 올랐는지의 여부는 CPI와 비교를 해서 좀 더 정확한 가격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미국에서 1차 2차 오일쇼크 이후에 유가는 크게 올랐었는데 그래도 당시 유가는 겨우 갤런당(배럴이 아니고 갤런이다. 즉 소비자가 주요소에서 기름을 살 때의 체감 물가를 위해서 갤런을 사용했다) 1.25달러 수준이었다. 그것이 2008년도에 와서 유가가 더욱 급등하면서 갤런당 3달러가 되었었다.

그럼 약 30년에 걸쳐서 겨우 140%정도 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두고 많이 올랐는지 적게 올랐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그럼 CPI는 같은 기간 얼마나 올랐을까?

CPI는 그것을 측정하기 시작한 1967년을 100으로 놓고 매년 올라왔었다. 1980년대에 CPI는 대략 245 정도였던 것이 2008년에 와서 CPI는 656까지 올라왔다.

그럼 약 30년 동안 물가는 얼마나 오른 셈인가?

(656/245)-1=167.7%가 올랐다. 그럼 유가는 다른 물가에 비해 적게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과연 30년 동안 전체 물가가 167.7%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도대체가 CPI라는 것을 우리가 정말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

지난 30년 동안 물가가 167%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불만족 스러운 생각이 들었다면 단지 CPI가 마이너스로 전환이 되었다고 해서 물가가 내렸다고 감히 주장을 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 될 수 있다.

CPI의 용처에 디해 좀 더 자세하게 파혜쳐보자. 일단...CPI를 기준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상승도 결정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CPI가 물가 상승을 모두 완벽하게 반영한다면 노동자들이 손해볼 것이 없지만 물가가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럼 다시 진중하게 생각해보자....지금 노동자들의 구매력이 실질적으로 모두 반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에 말씀...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유대금융의 마법이다. 마치 공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자들의 노동의 가치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게 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결국 과거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붉은 10월 혁명 이후 자본주의의 병폐를 모두 수정하고 새롭게 태어난 자본주의라고 하지만 그 때와 마찬가지로 한번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면 영원한 지주가 되는 것이고 한번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면 영원히 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듯이 이 시장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신분을 레벨업 시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보라. 그저 태어나서 평생 자신이 누울 집 한 칸 장만하는데 평생의 열정을 쏟아 붓는다. 부부가 같이 벌어서 한 달에 500만원을 저축을 해서 10년이 지나면 6억원을 만들 수 있다. 그 정도면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노동의 댓가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 그렇다.

자신의 노동의 댓가가 그대로 유지만 된다고 해도 한 10여년 열심히 일하면 될 것 같지만 막상 10여년 지난 뒤에도 물가의 상승률로 인해 결국 집장만의 꿈은 뒤로 미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유대금융을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평생 노동자에서 썩을 수 있다는 것은 단지 그들의 금융을 모를 때의 일이다. 그들의 금융을 자세히 알 수만 있다면 10년에 한번씩 열리는 하늘의 문을 타고 Capitalist로의 승천이 가능하다.

오늘의 주제와 좀 동떨어진 말은..나중에 천천히 거론하기로 하고...

그럼 공정한 것처럼 보였던 CPI가 어떻게 노동자들을 영원한 노예로 옭아맬 수 있었을까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일단 앞서 거론했었던 부동산의 마법은 빼고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CPI의 중요한 단점을 먼저 살펴보자.

CPI는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말하고 있다.

첫째...신상품의 출현이다. 앞서 이미 거론했다시피 현재의 구매패턴에 맞는 8만개 이상의 상품들을 총망라해서 바스켓을 만든다고 했었지만 새로운 상품이 생기고 그것이 최근 시장의 트렌드에 맞는다면 당연히 구상품은 퇴출되고 신상품이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더 비싼 값에 들어가게 될 경우에는 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런 점은 똑 같은데 한국이 좀 더 악용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 말했던 새우깡 말이다. 만약 100원짜리 새우깡에 단지 앞에 신(新)이라는 글자 하나 넣어서 신새우깡이 되면 200원으로 상승을 했다고 해도 그 상품은 100%의 물가상승이 된 것이 아니다. 예전의 새우깡은 사라진 것이고 신새우깡이 새로운 물가산정의 기준이 되어버린다.

앞에 먹물새우깡으로 바뀌면 1000원으로 바뀌었어도 물가상승의 요인이 되지 않는다. 먹물새우깡은 그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상품이기에 물가 바스켓에서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공장에서 나온 공산품이 물가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면 CPI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공식적으로는 이 부분을 강조해서 오히려 CPI가 물가 상승률을 덜 반영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실질적인 새우깡에 새우 분말을 더 많이 집어넣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이 새우깡은 좀 더 비싸져야만 정상이다.

그래서 농심에서 기존의 새우깡을 500원 짜리를 600원으로 인상했다면 엄밀히 재료비가 더 들어간 상황으로 가격의 인상요인이 있었고 실질적인 물가상승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CPI에서는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계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속 내용물만 좋게 하지 않는다. 거의 이런 경우 이름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
즉 물가 통계국에서 주장하는 것은 별로 납득할 수 없다.

셋째...할인점 대체효과에는 CPI가 계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코스트코라는 대규모 할인점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면서 경쟁적으로 많은 할인점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그 이전에 소비자들은 일반적인 시장이나 편의점에서 좀 더 높은 유통마진이 들어간 제품을 구매하다가 갑자기 유통마진이 낮아진 상품을 구매하게 될 경우에 실질적으로는 물가가 내리지 않았지만 마치 개인들의 구매 물가가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CPI에서 발표되는 것 보다 물가가 더 낮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웃기는 일이다.

그들의 주장은 CPI보다 물가가 더 낮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굳이 아니지만 CPI는 공정하고 오히려 생각보다 낮은 물가를 보일 수도 있으니 믿어 달라는 것이다.

믿어 줄까? 말까?

이제 알겠는가? CPI를 통해 자행되는 유대금융의 마법을 말이다.

그럼 CPI 가 왜 조작되어야만 하는지를 좀 더 분명하게 말해보자. 앞서 거론했듯이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우리네 한국에서도 소비자 물가지수는 임금협상에서 아주 중요한 잣대가 된다. 뿐만 아니라 기초생활보조금 등의 지급에서도 소비자 물가지수가 고려된다.

만약 물가 상승을 CPI가 고스란히 모두 대변해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노동자들은 CPI를 기준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고 그들의 실질임금은 고정적이 되며 평생 열심히 일해서 어느 정도 자본가의 꿈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실질적인 노동의 댓가는 축소되며 자본가의 꿈은 생이 마감되는 순간까지 단지 꿈으로만 남을 뿐이다.

얼마전에 사냥개 이론을 거론한 적이 있다. 배고프지 않으면 사냥개는 말을 듣지 않는다.
노동자는 평생 적당히 배고픈 상태가 되어야만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것이며 이것이 유대금융의 핵심적인 포인트다.

살짝 배가 고픈 상태...미국인들은 거의 대부분 빚을 지고 있다. 평생 벌어서 빚만 갚다가 죽을 때 집 하나 덩그라니 남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죽게 되면서 상속세로 거두어 간다. 평생 마법에 걸려 배고프게 일만 죽도록 하다가 가는 것이다.

그러니...구조적으로 노동자는 평생 노동자의 터울을 벗기가 힘들고 자본가는 자본가로서 큰 실수를 하지만 않는다면 역시 자본가로부터 이탈되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법을 만들고 그 법을 시행하는 것은 가진 자들의 몫인데 그들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법을 만들고 시행할 수는 없다.

이제 알겠는가?

왜 시장에서 물가가 하락한다고 하는데 시장에 나가보면 살 것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필자는 값비싼 노동의 댓가를 폄하하는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평생 땀내 나는 일을 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고귀한 사람들이다.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어렵게 땀을 흘려 고생한 돈을 맥없이 빼앗기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가졌더라도 그 직업을 통해 얻어진 부가가치를 그저 아무런 저항 없이 빼앗기지 말라는 것이다.

열심히 일해서 번 고귀한 댓가를 이렇다할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그대로 빼앗기는 것을 보면 속이 뒤틀리고 눈 알이 튀어 나올 지경이다.

다시 강력하게 권고하건데...우리들의 아이들에게 금융을 가르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배려해달라. 주식을 공부하라는 것이 아니다. 금융을 공부하라는 것이다. 지겟다리나 두드리던 시절에는 금융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없었지만 지금은 금융을 통해서만 생존이 가능하다. 지금은 더욱 그렇다.

상위 중산층 두 부부가 열심히 일을 해서 한 달에 500만원을 저축하면 집 한 칸 장만하는데 10년이 걸린다고 착각을 하겠지만 10년 후에 가보면 물가가 지극히 올라서 전세 값도 안될 정도로 초라해져버린다.

결국 금융을 모르면 집 장만을 하는데 상위 중산층이라도 15~20년이 걸리게 될 것이다. 어렵게 번 돈을 세뇨리지로 다 빼앗겨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을 통해 방어막을 치게 되면 오히려 주택 마련의 시기를 5년 이내로 앞당길 수도 있다.

보다 효율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금융 속에 숨겨진 함정과 기회를 모두 볼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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