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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잭 스패로우는 악당이면서 주인공인가?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데비존스, 크라켄, 그리고 잭 스패로우

캐리비안의 해적들에서 주인공인 잭 스패로우는 분명 악당이다. 등장부터 드라마틱하다.
바다위에 떠 있는 시커먼 관위에 까마귀가 앉아있다.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며 까마귀는 깃털 몇 개만 남기고 산산 조각이 난다. 스패로우는 그 까마귀를 총으로 쏴 죽이면서 관속에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나타난다.

이게 영화의 첫장면이라면...분명 스패로우는 소중한 생명을 경시하는 악당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그런데 캐리비안의 해적에서는 당당한 주인공 역으로 등장한다. 어떻게 해서 건달끼가 충만해서 언제나 휘청거리며 관객을 조롱하는 듯한 표정의 그가 주인공이 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스패로우도 악당이지만 그 주변에 보다 더 나쁜 악당이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까... 관객들이 응원할 놈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튼 영화를 보는 도중에 내가 과연 아주 불량하게 건들거리는 이놈을 응원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문어대가리를 한 “데비존스”를 응원해야하는 건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딴에는 비장한 표정으로 파이프 오르간을 열심히 연주하고 있는 데비존스가 어떤 때에는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언제나 럼주에 쩔어 다크 서클이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버린 잭 스패로우가 우리 편인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딱 그런 느낌을 받는다. 아예, 이 영화는 현재의 자본시장을 빗대어 풍자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2008년. 우리는 무시무시한 괴물 크라켄(달러위기)를 보았다. 그 괴물은 수많은 사람들은 물론 수많은 자산들을 그의 뱃속으로 삼켜 버렸다. 사람들을 파산시켜 거리로 몰았고 상심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했으며 달러를 기축통화로 인정하는 대다수의 나라들에게서 시뇨리지의 명목으로 약탈을 자행했다면 분명 현재의 시스템이 해적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 내내 악당들만 나온다고 불평할 수도 없는 일. 과연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한(?)악당은 누구인지...아무리 찾아봐도 선의를 가진 자는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응원할 수 있는 주인공이 없다면 그것도 상당히 무료한 영화가 될 것이다.

건들거리는 게 여간 기분 나쁜 것이 아니지만 온통 해적만이 들끓고 있는 세상에서 개중에 좀 나아 보이는 스패로우(버냉키)를 응원하는 것이 좋겠다.

다소간의 약탈이 악령 크라켄의 뱃속보다 나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자본시장은 비교적 강한 상승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매수를 한다는 말이 된다. 매수세 없이 상승하지는 않을테니말이다.

하지만 이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개인이나 기관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 시장은 잭 스패로우 선장(벤 버냉키)의 공격명령을 받고 나온 달러 캐리트레이더(캐리비안의 해적들)들이 마구잡이로 매수하는 힘에 의해 상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마치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누굴 응원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처럼 과연 이들 해적들의 매수세를 응원해야 하는 건지 혹은 슬퍼해야 하는 건지 기준이 잘 서지 않을 수도 있다.

해적들 덕분에 주가는 7월에 기록적인 기세로 올라서 1500을 돌파하고 이제 곧 1600마저도 안중에 없다는 듯 건들거리고 있다. 최근 시장을 사들이고 있는 외인들의 자세는 특유의 해적스러운(?) 모습이다. 무식하고 저돌적이다.

데비존스 일당(거대 금융자본)이나 잭 스패로우(버냉키)...결국은 모두 다~~ 해적들인데...우리들 마음은 아직 버냉키(스패로우)에게 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같은 통속인데 우리는 알게 모르게 스패로우를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스패로우(벤 버냉키)는 데비존스일당(금융자본)과의 짜놓은 틀 속에서 웃기는 전투를 했다. 그것이 심해의 괴물 크라켄(달러위기)를 깨웠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크라켄과 싸우는 스패로우를 응원하지만, 사실 스패로우가 없다면 크라켄은 나타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잭 스패로우는 크라켄에게 먹힌다. 한번 삼키면 아무도 모르는 “세상 끝에서” 결코 죽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살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 빠지게 된다. 이곳에서 희생자는 무한대의 시간을 헤메여야 한다.

주인공인 잭 스패로우는 아무도 살아나오지 못한 이 크라켄의 뱃속에서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물론 영화 속에서 잭 스패로우는 배를 뒤집고 나오게 된다.

우리 역시 괴물 크라켄의 뱃속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오로지 배(금융시스템)를 뒤집는 것 밖에는 없을 것이지만...

배(금융시스템)를 뒤집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어떻게 망망대해에서 종이 짝에 그려진 코드만 보고 배를 뒤집을 생각을 하겠는가?

지금 중국을 비롯한 일본 한국 대만 등 여러 나라들이 크라켄(달러위기)에 통째로 삼켜진 상태이며 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 되어버렸다. 달러를 버리자고 하자니 지금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고혈을 짜서 구축한 달러화 표시자산이 휴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8000억 달러가 휴지가 된다면 아마도 중국은 석기시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위구르가 문제를 만들고 티벳 지도자가 외부에서 영향력을 쌓고 있는 시기에 달러화마저 무너저 버린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사분오열되고 말 것이다.

그러니...주도적으로 달러화를 폐지하고 새로운 기축통화 체제로 가자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괴물 크라켄(달러)는 지금 당장 죽일 수 있는 대상물이 아니다. 함부로 까불면 더 영향력이 커지면서 우리의 목을 조여오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해적선이 크라켄에게 대포를 쏴서 문어발 몇 개를 잘라내는데 성공하면서 크라켄에게 이겼다고 환호했었다. 이후 크라켄은 물 속으로 들어가는 듯 보였지만 더 큰 기세로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삼켜버린다.

그런 세상 사람들의 미련스러운 저항은 크라켄을 더욱 크게 만든다. 이번 달러 위기에서도 사람들은 이제 달러는 죽었다고 생각했었지만 더 강한 기세로 강해졌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도 달러의 가치는 약해지지만 그 영향력은 더 크게 변하고 있다. 이제 괴물 크라켄(달러)은 향후 수년간에 걸쳐 누구도 죽일 수 없는 엄청난 괴물로 변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잭 스패로우(버냉키)는 이 괴물과의 판에 짠 전투를 통해(양적완화) 크라켄의 위력을 키우고 있다.

무려 1조 5000억 달러 이상의 새로운 달러가 발행이 되었고 이 지옥의 괴물은 세계 자산시장을 마구 사들이고 있다. 달러로 말이다.

그렇다면 크라켄을 인정하고 그냥 대충 사는 것은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달러화를 그대로 기축통화로서 유지하자니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나가는 달러화의 가치 상실이 기막힐 정도다. 그야말로 죽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하는 크라켄의 뱃속 세상과 현실세계는 그리 큰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잭 스패로우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데비존스가 왜 스패로우를 그다지도 미워하는지 명확하게 그리지 않고 있다. 특별한 설명은 없지만...아무튼 데비존스는 스패로우를 상대한다는 명목으로 언제나 괴물 크라켄을 동원한다.

불사의 몸을 지난 그들이 하잘 것 없이 건들거리는 잭스패로우를 상대하기 위해서 무시무시한 괴물을 깨운다는 설정이 참으로 우습지 않은가?

아무튼...이 괴물을 부르는 것은 물론이고 이 괴물의 화를 돋구어서 더 크게 만다는 것도 결국 스패로우의 몫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었다. 세상에 괴물 크라켄(달러)가 그 세력을 확장하게 되면(양적완화) 캐리비안의 해적들(캐리트레이더)은 혼비백산해서 무한대의 약탈을 자행하며 세상 밖으로 도망 나오게 된다.

지난 7월 FOMC 회의를 통해서 머뭇거리는 해적들에게 “마음 놓고 약탈하라(출구전략은 적어도 올해엔 없다)”는 명령을 내리게 되었다.

심각한 재정적자로 인해 적당한 시기에 출구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세계의 여론이 그들을 잠시 머뭇거리게 했지만 “올해 안에는 긴축할 이유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뉘앙스의 분명한 한마디는 캐리비안의 해적들(캐리트레이더)에게 있어서 세계 자본시장에 대한 공격 명령이었던 것이다.

이들 캐리비안 해적들(캐리트레이더)의 준동은 달러화의 하락을 통해서 그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스패로우(버냉키)의 한마디 이후 환율은 정말 거짓말처럼 하락하기 시작해서 지난 주말에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인덱스는 78.22를 기록하면서 연 최저치까지 속락을 거듭하고 있다.

당연하다. 캐리비안의 해적들이 달러화를 이용한 캐리트레이딩을 할 때에는 반드시 달러화 선물에 대해서 매도포지션을 구축하고 나온다는 사실을 이미 오래전 필자의 글을 통해서 밝힌 바 있다.

달러화 매도 포지션이 강화되면서 달러화는 연일 하락을 할 수밖에 없고 달러화의 하락은 또한 해적들을 더욱 거칠게 만들며 약탈에 가속도가 생기게 만든다.

결국 달러화의 양적완화가 전 세계의 유동성 상승세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럼 대부분 투자자들, 혹은 원리주의자(경제학자)들의 오류를 되짚어 보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가 상승의 메카니즘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실적에 의한 이익모멘텀으로 상승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단지 유동성의 힘에 의해 상승을 하는 것이다. 전자를 실적장세라고 하고 후자를 유동성장세라고 한다.

이들의 성격과 목적은 전혀 다르다. 유동성에 의한 상승은 이익이 종종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원리주의자(경제학자)들은 주로 시장을 이익기반으로만 해석하려 하니 유동성장세에서는 소외되기 십상이다.

이번에도 시장에서 분명하게 보았을 것이다. 캐리비안의 해적(캐리트레이더)들에게 시장의 밸류는 우선적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말이다.

단지 데비존스(금융자본)의 주문에 의해 세상 밖으로 튀어나온 괴물 크라켄(달러)을 피할 수만 있다면 세상 어디에 있는 자산이던 전혀 상관없다.

즉 달러화의 하락으로 인한 자본 손실을 피하고자 무서운 기세로 세계 금융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것이며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은 오로지 크라켄이라는 것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해적들의 특징은 게임 룰도 없고 가치에 대한 기준도 없다는 것이다. 싸움은 오로지 이기기 위해서 한다. 그들에게 지수 1500은 혹은 1600은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현재 그들이 매수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IT 자동차 은행이 주종이다.

달러화가 약해지면 즉 원화가 강해지면 IT나 자동차는 이익 모멘텀이 작아지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들 해적들에게는 그런 기본적이고도 정석적인 기준은 최우선적인 고려대상이 아니다.

단지 그들의 마법으로 세상에 나타난 크라켄의 먹잇감이 되지 않는 것이 지상 최고의 목적이다. 그들의 러시는 15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

오직 크라켄(달러)을 피해 우리네 증시로 피난하는 해적들은 최근 수주간에 걸쳐 하루 평균 4000억 원의 규모에 달하고 있다.

어디 우리나라뿐인가?

일본은 지난 주말 실업률을 발표했다. 시장의 컨센서스였던 5.3%보다 높은 5.4%의 실업률이다. 실업률이 5.4%라고 해서 완전고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적극적 구직자는 실업률 통계로부터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보다 고용상황을 잘 나타내주는 것이 바로 구인:구직 비율이다. 후생성은 이 비율을 0.43으로 발표했다. 즉 100명의 구직자가 있다면 겨우 43명만이 취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시장의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게다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내내 괴롭혔던 디플레이션의 망령이 다시 되살아났다. 이는 일본의 경기가 여전히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가 폭락을 했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이런 최악의 발표를 한 금요일에 일본 증시는 오히려 강한 매수세로 인해 전 고점을 넘겨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역시 크라켄(달러)의 재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 결사적으로 비달러 자산을 매입하고 있는 캐리비안 해적들(캐리트레이더)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자산으로 한동안 대접 받았던 미 국채는 서서히 침식당하고 있고 구리 값은 전 고점을 돌파해서 약진 중이다.

위 두 가지의 예는 현재 주가 상승을 단지 이익모멘텀으로만 설명하려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원리주의자(경제학자)들의 오류다.

물론 오류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시장의 참여자라면 주가의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보다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류는 빨리 수정이 되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보자. 주가가 마구 하락하다가 상승을 하게 되면 이 상승이 진짜 상승인지 아니면 기술적 반등인지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주가를 하락하게 만들었던 근본 원인을 알 수 있다면 그 반등의 타임도 비교적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다.

당연히 시장을 주도적으로 누르던 주된 악재가 사라지게 되는 날 주가는 상승으로 반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다. 현재 주가는 강하게 상승하고 있다. 언제쯤 조정을 받게 될까?

그게 과연 기술적 분석이나 계량분석을 통해 가능할까?

물론 실적장세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적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동성 장세는 누구도 그 고점을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다.

그냥...지독한 상승세를 만들던 결정적 이유였던 해적들이 이 시장에서 홀연 사라지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면 주가는 그 때 비로서 조정으로 전환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 마치 원리주의자(경제학자)의 시각에 의해서 시장을 바라본다면...

예를 들어...시장에 대해 기업들의 이익이 커져서 주가가 상승한다?...그래서 아직은 좀 더 상승의 폭이 남아 있다? 이 정도로 수급을 무시한 고루한 해석에만 매달리게 된다면 상승의 에너지를 인정하지 못하고 주가 상승의 이익을 대부분 놓치기도 하겠지만 또한 적당한 시기에 나오지 못해 어렵게 번 이익을 다 까먹는 일이 있을 수 있다.

분명히 지금 상승의 원인은 유동성이 그 이유가 된다.

즉, 스패로우(버냉키)의 양적완화로 인해 세계 시장이 달러화에 의해 마구잡이로 잠식당하고 있는 시기다. 해적들은 지수를 사고 있지만 이익을 중시하는 기관이나 연기금은 아직도 매도 우위의 자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곧 시장의 흐름에 해적들이 그 근간에 있고 이들의 행동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기업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환율!! 환율!! 환율!!” 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외인들은 하루 평균 4000억 원 씩 매수하고 있다고 했었다. 이와 함께 지난 주초까지만 해도 외인들은 25000개의 선물매수를 집중시키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었다.

하지만 지난 주 중반 이후 다시 1만개 이상의 매도포지션을 집중하면서 환차익을 확정지으려 하고 있다.

이것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마치 레깅차익거래(지연 차익거래 혹은 동적 차익거래로 스프레드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현물의 매수를 먼저하고 나중에 선물을 매도해서 이익을 더욱 극대화 시키는 전략)처럼 헤징을 지연시켜 좀 더 환차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레깅헤징이라고 해야할까?

그야말로 잔머리를 잘 쓰는 해적다운 발상인 것이다.

그들이 선물에 대해서 다시 매도포지션을 강화하는 것은 그동안 그들이 현물 시장에서 대형주만을 주로 매수했으니 만약 환율의 변동으로 인해 캐리청산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그동안 취했던 환차익(지난 3월초 이후로 원화는 29%나 상승했다.)을 모두 현실화 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즉 현재 해적들은 IT나 자동차 은행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원화에 대한 대체제로서 우리네 시장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번 달에도 해적들의 매수는 지속될까? 그들의 매수에 의해 주가가 1600을 뚫고 더 올라갈까? 는 쓸데없는 예측에 불과한 것이다.

그 열쇠는 오로지 캐리비안의 해적들에게 달려 있다. 그 해적들을 조정하는 것은 스패로우(버냉키)와 그보다 좀 더 나쁜 악당인 데비존스(금융자본)가 크라켄(달러)를 얼마나 날뛰도록 만드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1600이다...1700이다...뭐 이런 소모적이고 쓸모없는 논쟁은 일단 미루어 두고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을 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환시장을 관찰해보자.

독특한 점이 있다면 현재 선물환이 현물환에 비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될 것이다.

선물환은 현물환의 미래가치에 속한다. 그렇기에 보유비용(이자비용)을 감안한 이론적 가치라는 것이 존재하게 되는데 그 이론적 가치에 비해서 약 5원을 전후로 선물환이 저평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결국 선물환이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것은 미래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치에 의해 형성이 되었을 것이다.

현재 선물환의 저평가 상태와 현재 시장의 이자율을 감안한다면 아마도 시장의 균형 환율은 1150원 주변이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향후 바뀔 수도 있다. 아무튼 현재 환시를 보면 선물환의 저평가로 인해 아직은 환율이 더 내려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캐리비안의 해적들의 세계 자본시장에 대한 공략은 좀 더 진행될 공산이 크다.

즉 지수가 오르고 내리고를 담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외인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매수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인한 셈이다.

외인들이 지속적으로 사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해보자. 그럼...과연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유동성 시장이 실적장세로 넘어갈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해줄 것인가에 대한 전망 말이다.

그것은 지난 주말 발표했었던 미국의 GDP 를 통해서 힌트를 잡아보자. GDP 성장률의 72%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소비는... 역시 줄었다. 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소비가 줄었다면 아직 화끈한 상승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견이 없다.

하지만...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이유로 인해 지금 당장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해도 GDP의 명목적인 성장률은 3분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필자는 하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3분기에 오히려 집중되어 있는 재정투자가 될 것이다. 미국 정부의 7870억 달러에 달하는 공공자본의 지출은 3분기 이후에 더욱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그러니 정부 투자는 적어도 향후 3분기에는 현재 2분기보다는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3분기 GDP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또 한 가지의 힌트는 기업재고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기업의 재고수준이 최저수준에 있다는 것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고 조정으로 인한 재고 감소가 GDP에 약 -0.82%P 만큼 영향을 주었다면 만약 재고 조정만 아니었다면 이번 2분기 GDP 성장률은 아마도 -0.18%로 발표되었을 것이다. 재고가 바닥이라면 역시 3분기에는 재고를 늘릴 수 있고 역시 GDP에는 플러스 요인이 된다.

세 번째 힌트는 달러화의 하락에서 찾을 수 있다. 달러화가 당분간 하락을 지속한다면 순수출도 여전히 GDP 성장률에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이번 GDP 성장률 발표에서 달러화 약세로 인한 무역수지의 개선효과가 사실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이번 GDP 성장률에서 무려 1.4%P의 개선효과를 보여주었고 이는 3분기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위 세 가지의 이유로 인해 3분기에는 GDP 성장률이 2.5%이상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시장에 대한 결론을 내보자. 현재 이머징의 시장 강세는 달러화 약세를 피하고자 하는 캐리트레이더들의 무차별 매수로 설명이 가능하다.

상승의 주된 원인이 달러화의 약세에 기인한다면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되는 시기 역시 달러화의 움직임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즉, 달러화의 약세가 유지되는 시기까지 외인들의 매수가 진행될 것이다.

본격적인 조정은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전환되는 시기에 오게 되며 그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버냉키의 양적완화 정책이 될 것이다.

또한 이렇게 해서 형성된 주가의 상승은 결국 시장에는 긍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우리는 결국 버냉키를 응원해야만 하는 것이다.) 현재 시장이 겪고 있는 위기를 딛고 잘하면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열쇠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시장은 지금 상승하고 있다. 외인들에 의해 강하게 상승한 주가는 개인들에게 부의 효과를 주게 되어 소비에 자극을 가할 수 있다. 자극을 받은 소비가 소폭이라도 늘어날 조짐을 보이게 된다면 기업들은 재고량을 즉각 늘리려 할 것이다.

재고증가와 무역수지 개선, 그리고 정부지출의 집중으로 인해 3분기의 GDP 성장률은 2.5%를 훌쩍 넘어서게 될 것이며 이에 고무된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게 되어 고용을 창출할 수 있게될 것이다.

시장은 누구도 모른다. 모든 경제 상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작은 불씨가 장차 어떤 현상의 초석이 될지를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다 죽어가는 증시가 과감히 살아났었던 예는 참으로 많지 않았던가?

IMF 로 인해 상처받고 있었을 때 세계 자본시장의 질서를 흔들어 놓았던 롱텀의 부도는 정말 감내하기 힘든 위기였지만 결국 그 언저리 어디에선가 바닥을 만들었었다.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통해 바닥을 만들어가는 것이지 기업의 이익전망에 의해 바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수없이 많은 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증시가 감히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가 늘 참여하고 있는 시장에서 시니어가 되어갈수록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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