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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의 경제철학, 국정엔 어떻게?

[MTN 세상 그리고 우리는]

최남수 MTN 보도본부장 기자2009/09/07 17:42

최근 이뤄진 개각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국무총리 내정은 말 그대로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 때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된 적이 있는 정 전 서울대총장은 그가 가지고 있는 경제철학이 현 여권의 그것과 거리가 상당히 있고 그동안 현 정부의 주요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이명박 정부의 인사 풀이 그동안 비판을 받아온 ‘강부자’ ‘고소영’식의 협소한 범위를 벗어나 비판자까지도 수용하는 유연함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시장주의보다는 정부개입, 형평성 제고 등을 중시하는  정 총리내정자의 철학이 현 정부가 깃발을 올린 친 서민 중도실용주의와 어떻게 맞물려 녹아들지가 관심거리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운찬 총리후보자의 세계관, 경제관을 그의 저서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과 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정 총리 후보자가 2년 전 발간한 ‘한국경제 아직 늦지 않았다’라는 책인데요. 오랜 기간 그가 언론사에 기고한 글을 한 데 모아 놓아 다양한 사회, 경제이슈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이 책의 소주제 ‘얼치기 정치에 멍드는 경제’, ‘재벌, 우리사회의 뜨거운 감자’, ‘번영의 대전제, 금융개혁’ 등을 보면 그는 경제정의, 개혁과 구조조정의 옹호론자로 읽혀집니다. 먼저 ‘어설픈 시장주의’,‘시장중의의 우상’이라는 글에서 그는 말합니다. 시장은 언제나 훌륭히 작동하는 것은 아니며 무턱대고 경제를 시장에 맡기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가 진정한 심판자 입장에서 룰을 어기는 자를 징계하는 시장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경제학자들 가운데 시장숭배론자가 많은 점을 안타까워 하며 자신은 시장이 만능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정부개입과 시장이 조화를 이루는 ‘케인즈’ 주의자로서의 그의 경제관이 진하게 풍기는 대목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공기업 민영화와 대기업의 은행 소유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 정 총리후보자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국가기간산업을 대기업이 소유하게 되면 폐해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대기업의 은행 소유 문제와 관련해선 기업정보의 저수지인 은행을 대기업에 맡기는 것은 공룡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힙니다.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정 총리내정자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우리 경제의 거시적 측면에 대한 정 총리후보자의 진단은 어떨까요? 2년 전 쓰여진 글이지만 현재의 우리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은 글이 있습니다.
 
그는 투자부진과 양극화의 두 가지 문제를 거론합니다. 특히 투자부진의 원인으로 인적 자본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 투자를 해서 돈을 벌기가 점점 어려워진 경제구조, 불확실한 정부 정책 등을 들고 있습니다. 투자부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교육제도를 개혁해 인적자본이 효율적으로 축적되도록 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정 총리후보자는 서울대 총장 재직시절 지방 학생들에게 입학기회를 주는 지역균형 선발제를 실시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그는 중고교 입시를 부활시키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준화 제도가 수재를 바보로 만들었다며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중고교 입시 부활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5백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 담긴 정 총리 내정자의 생각을 짧은 시간에 다 소개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정리해드린 내용만 봐도 현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과는 적지 않은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현 정부는 정부대로, 정 총리후보자는 후보자대로 절충하고 타협하는 중요한 실험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국민의 눈과 귀에 의미 있고 무겁게 투영될 것을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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