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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서 토마토 키운 청년 매출6조 회장 되다

MTN감성인터뷰 '더리더' - 듀폰 전 아태 CEO 김동수회장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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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졸업후 50달러 들고 미국유학

- 듀폰 亞최초 글로벌 CEO에 올라

- six month rule ... 6개월만 참고 일하면 이뤄낼수 있다

- break the box! ... 안전망 벗어나 도전해야 인생이 바뀐다

- leader는 listener ... 리더는 80%이상 듣는사람

- 한국기업, 윤리경영 인간경영 필요


달랑 50달러를 가지고 미국 유학 길에 오른 약관의 청년이 208년 전통의 다국적 기업 듀폰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글로벌 CEO 자리에 오르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아시아 지역 사업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밖에 없다“는 회장의 특명을 받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 14개 나라 현지법인의 경영을 지휘한 듀폰의 글로벌 CEO 김동수.


매출 2조원을 6조원으로 키운 그는 지금은 경영일선을 후배에게 양보하고 ‘리더는 머리가 아니라 서포터’라는 리더십론을 펼치며 후배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아름다운 리더를 만나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의 더 리더가 글로벌 CEO, 듀폰의 김동수 고문을 만나봤다.



Q. 최근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나셨는데.. 근황은 어떠신지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 듀폰에서는 인재개발 일을 하고 있고, 서울대학교에서 ‘현대 경영’을 가르치고 있는데 주로 리더십이나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학생들과 대화합니다.

Q. 듀폰 아시아 태평양 지역 CEO를 맡으시면서 14개국 경영을 담당하셨지요?


처음 직책을 맡았을 때가 1998년이었는데, 그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직책이었어요.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과연 그런 기회가 나한테 올까 생각했었는데 오더라고요.

Q. 그 전에는 어떤 역할을 하셨습니까?


그 전에는 미국에서 사업부 부장을 했어요. 미국에서 사업부 부장은 한국에서 계열사 사장정도에요. 부직포 관련 일을 했는데, 큰 사업부는 아니고 매출이 1.5조원 정도였습니다.


그 사업부를 맡고 있다가 아시아에 경제난이 오니까 아시아 사업을 계속 성장시킬 사람은 너 밖에 없으니까 네가 가서 한 번 해봐라 회사에서 그래서 98년도에 한국에 왔어요. 그런데 2000년 초반에만 해도 아시아 지역에 고위직책에는 미국사람들이 와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현지화가 덜 됐죠.


미국 사람들이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고 고객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역시 비즈니스는 사람 게임이구나. 그래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해서 현재는 80% 정도가 현지인입니다. 지금은 6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Q. 밑에서 하나씩 밟아 오시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루셨는데, 본인의 어떤 부분을 회사에서 높이 샀을 것 같나요?

많은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왜 당신이 첫 번째 아시아인 리더가 됐냐?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제가 한 가지 다른 사람보다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은 저의 도전 정신, 저는 Break the box!! 란 말을 많이 씁니다. 사람이 성장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성장이라고 하는 프로세스는 자신의 안전망 밖으로 과감하게 나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거든요. 거기에는 위험도 따르지만, 많은 기회와 보수가 있거든요.

그리고 또 거기가 나의 안전지대가 되면 과감하게 그 다음 지대로 가고, 그런 것을 계속하는 것 그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했어요. 안전망 밖으로 나간 사람과 그냥 구경하는 사람, 이 차이가 5년, 10년 계속 될 때에는 사람의 능력이라든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폭이라든지 하는 데는 엄청난 차이가 나죠.

Q. 주어진 것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하라는 말씀이지요?


많은 사람들은 그런 기회가 와도 나는 그거 못한다 하는 얘기를 해요. 제가 울산에서 공장장으로 일할 때 상무 공장장이었어요. 한 18년 전이죠. 상무 공장장으로 일하는데 비즈니스를 하라는 거예요. 공장에서 나온 제품들이 잘 안 팔리니까 당신이 한 번 팔아보라는 거예요.


작은 비즈니스가 아니고 1억 달러 정도 되는 물건을 파는 아시아 지역에서 비즈니스인데 제가 연필 한 자루 못 팔아본 사람인데 저보고 와서 그 일을 하라는 거예요. 고민했어요. 제가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물건까지 팔아야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내가 어떻게 물건을 파냐. 그런데 한 번 해보라고 주위에서 권하더라고요.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자꾸 하니까 되더라고요.


저한테는 six month rule 이라고 있어요. 6개월만 참고 열심히 노력해라.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6개월만 참고 일하면 이뤄낼 수 있다. 그게 저의 인생을 바꿔놨어요.

Q. 엔지니어를 하다가 경영자가 되셨는데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점은 없었고 또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저는 리더십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나를 따르라 답은 나에게 있다’ 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리더십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부하직원들한테 배웠어요.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그 사람들을 내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배웠어요. 배운 뒤에는 그 사람들이 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젊은 사람들한테는 많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많은 힘이 있고, 그리고 많은 것을 빨리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있더라고요.

Q. 지금 말씀하신 리더십은 민주적, 상호 작용하는 리더십으로 정의해볼 수 있을 텐데, 김 고문의 리더십론은?

리더라고 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머리의 역할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조직의 몸체에서 일을 하면서, 같이 생활하고 같이 숨쉬고, 같은 레벨에서 생각을 해야지, 리더는 머리에 존재하고 남들하고 다른 삶이다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리더가 다른 사람하고 달라야 하는 것은 예기치 않은 일이 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계속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그런 힘, 순발력. 그런 것이 절실히 필요하겠죠.


저는 소통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리더는 적어도 80%는 들어야 합니다. 듣지 않고 조직을 이해한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은 말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듣는 걸 못하는 거예요.


Q. 듀폰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워낙 오래된 208년 전통의 기업인데 듀폰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신다면?


듀폰은 208년 전에 미국 동부에서 화약제조업체로 시작했습니다. 화약제조업체로서 100년 동안 잘 성장하다가 100년 후에 화학제조업체로 변화합니다. 한참 후에 나일론이 발명했습니다. 수 많은 세계적인 제품들을 발명하고 사업화시켜서 엄청난 돈을 벌었죠.


그리고 1990년도에는 이제는 화학보다는 과학기업으로서 변신해야겠다. 다시 말해 이제는 화학을 이용하는 것 보다는 화학에다가 바이오를 접목해서 바이오 회사로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듀폰이 훌륭한 과학회사로서의 변신에 성공했다고 봅니다. 듀폰이 잘 한 것은 필요할 때 변화했고, 변화의 리스크를 안았고,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잘했고, 그래서 200년 이상을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Q. 그런 과정을 보면 그러기 쉽지 않았을 텐데, 놀랍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희 회사가 2000년부터 변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회사의 절반을 팔고, 절반에 해당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샀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제가 회장님께 물었습니다. 당신은 왜 이렇게 빨리 변화를 리드해야 된다고 생각하느냐 했더니 그 분이 말하길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데 우리가 같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망한다. 이런 변화하는 과정의 리스크는 이해한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망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과정을 겪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아주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Q. 국내 기업들 보면 잘하고 있지만 그래도 글로벌 기업으로 더 도약하고 발전하기 위해 문화적일 수도 있고, 운영적인 측면일 수도 있지만, 이런 면에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해준다면?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 첫째는 윤리경영입니다. 윤리경영이 우리 사회나 우리 기업이 발전하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과감하게 변신을 해야 합니다.


듀폰에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나라의 법을 어기면 안 된다. 법을 어기면 회사에서는 해고를 시키게 돼있습니다.


한 번은 대만 공장장이 나라에서 지정한 폐수의 기준보다 올라간 것을 보고 공장을 한 번 껐다 켜면 엄청난 돈이 드니까 이 사람이 잘못 판단을 하고 계속 가동을 했죠. 그런데 이것이 그 다음날 보고가 돼서 그 다음날 해고가 됐어요.


Q. 한국기업이 보완해야 될 또 한 가지 부분은?

또 하나는 인간경영입니다. 조금 더 체계적인 사람 매니지먼트를 해가지고 CEO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서부터 관리를 해야 합니다. 나름대로 체계적인 인사관리시스템을 가지고, CEO가 될 사람들은 다양한 경험을 겪게 해야 합니다.

Q.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0달러를 가지고 미국 유학 길에 오르셨지요. 요즘 젊은이들에게 조언의 말을 해주신다면..

제가 미국 갈 때 1965년이었는데, 그때 우리 가난했었습니다. 50달러도 큰 돈이었습니다. 그때 미국에 가서 안 해 본 일이 없어요. 접시 닦기부터 환자 수송하는 일, 토마토 농장에서 토마토 따는 일까지. 토마토 따는 일을 상상할 수 없이 힘든 일이거든요.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토마토를 키우는데 지하수를 퍼서 하루에 2번 씩 물을 주면 토마토가 엄청난 속도로 크는데 씨를 뿌리고 한 달 정도 지나면 토마토를 따기 시작합니다. 보통 기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고, 구름 한 점 없고, 말할 수 없이 힘든데 되더라고요. 그 일을 하면서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 내가 하려고 하는 의지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대학교 4학년 학생이 그래요. 저는 집도 가난하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그래요. 그래서 저는 지금 대학교 나온 사람이 아무것도 없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당신이 50살, 60살 돼서 아무것도 없으면 부끄러운 거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나는 앞으로 뭘 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을 그 꿈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 해라. 그럼 금요일 밤이라고 소주 밤새 마실 시간이 없다고 말해줬어요.

Q.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시다면..


후배들한테 제 경험을 전수하고 싶은 개 단기적인 꿈입니다. 조금 더 길게 보면 우리나라의 윤리경영을 정착시키고 한국 인재가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한 코칭도 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10년은 그런 것에 노력을 할 것 같습니다.

☞ 우리사회 아름다운 리더들의 인생철학과 숨겨진 진면목을 만나는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는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케이블 TV와 스카이 라이프(516번), DMB(uMTN)를 통해 방송되고, 온라인 MTN 홈페이지(mtn.co.kr)에서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본방송 이후 [더리더]의 풀동영상은 MTN 홈페이지에서 VOD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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