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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앵커...유로화가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유로화의 향방이 가장 중요한데요...지난 주에는 유로화가 제법 반등을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유로화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을까요?

박문환(샤프슈터)...급격한 조정을 보이기만 했던 유로화가 최근에는 제법 반등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인지 혹은 반전을 의미하는지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 봐야하겠는데요...그 퍼즐을 풀어보기에 앞서 유로화에 대한 생각을 좀 정리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먼저 상품 투자의 귀재라고 할 수 있는 짐 로저스의 생각을 한 번 살펴보죠.‘ 그는 지난 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럽다. 지금 유로화를 추가매수할지의 여부를 고심 중에 있다” 라고 했는데요...아무리 유로화에 대해 강인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렇게 단시간에 걸쳐 급락을 하게 되면 누구라도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사실 짐 로저스는 무책임하게 돈을 찍어내는 달러화가 궁극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는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로화가 하락할 때마다 유로화를 매수했었던 것이죠. 하지만 지난 5월 한 달 간에만 8.7%나 유로화가 하락하는 등 이렇게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짐로저스라고 할지라도 평상심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인터뷰의 끝자락에서 자신이 지금 당장 유로화에 대한 추가매수를 결정한다면 그것은 유로존의 정책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보다는 단지 기술적인 측면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유로화의 하락 원인이 유로존 정책의 부재에 약간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충분히 채권매입의 절차 등을 공개했더라면 유로화의 하락이 그리 심각할 수준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낙폭이 과대했고 이에 따른 기술적 반등 국면이 다가왔다는 생각을 밝혔다는 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짐로저스라면 미국에서는 그래도 성공한 투자자로 최고의 구루급 인사인데요...그가 유로화를 지속적으로 매수했던 것이 뜻밖이네요. 뭔가 이유가 있을 법한데요...

박문환(샤프슈터)...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렇게 예를 들어보죠. 저희 이모님께서는 몸에 약간만 이상이 있으면 즉각 감기약을 복용해 오셨습니다. 핸드백 안에는 약이 종류별로 정돈되어 있을 정도지요. 하지만 저희 아버님께서는 감기가 약 먹으면 6일을 앓아야 하고 먹지 않으면 7일을 앓는 차이 뿐이기 때문에 가급적 이겨내라고 늘 조언을 하셨었었습니다.

아주 작은 증상에도 약을 남용하셨던 이모님은 지금은 어지간한 약을 드셔도 잘 낳지 않으십니다. 그저 약에 의지하실 뿐이지요.하지만 아버님이 감기에 걸려 병원을 가시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 차이인 것 같습니다. 달러화는 약간의 시장 위기에 즉각 유동성을 풀어 해결하려 합니다. 마치 약을 남용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지요. 물론 약을 쓰면 위기는 금방 치료가 됩니다. 이번 위기에도 미국은 빠른 속도로 회복을 했고 유럽에 비해 대부분 경제지표들이 월등하게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로화는 적어도 약을 남용하지는 않습니다. 어지간하면 견디자는 쪽이지요.

이번 위기에서도 ECB의 장 클로드 트리세는 가급적 ECB의 행동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모습에 시장이 여러 차례 실망했을 정도였습니다. 얼마 전 채권 매입 의사를 밝혔을 때에도 미국처럼 무제한의 양적완화를 발표해서 시장을 안도시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ECB가 하려는 양적완화가 돈을 마구 찍어내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하면서 화폐 발행을 남발하지 않아 유로화의 신뢰를 지켜갈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하려 했었지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저 역시 유로화가 조만간 끝장날 화폐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반드시 둘 중 하나를 골라야만 한다면 저는 유로화를 선택할 것입니다. 짐 로저스의 생각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앵커...짐 로저스가 나 자신도 혼란스럽다는 것은 자신의 유로화 투자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 아닌가요?

박문환(샤프슈터)...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짐 로저스를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단지 유로화의 폭락의 속도만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놀랍다는 것이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쉽게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너무도 대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지금 당장 유로화가 끝장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는 것입니다.

사실...시장이 이렇게 너무도 같은 방향으로 생각이 일치하게 되면 반드시 검은 백조가 나타났었다는 것은 오랜 경험을 통해 익힌 불변의 법칙이었습니다. 그는 유로화의 기술적 반등이 조만간 도래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했었는데요, 정말 거장의 말 한마디에 유로화는 마침 반등을 주었었습니다.

그가 유로화의 반등 예상의 근거로 제시했던 것은 유로화의 펀더멘틀이 아니라 단지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유로화의 하락을 확고하게 믿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앵커...그럼 지금 짐로저스와 반대되는 생각을 밝힌 사람도 있나요?

박문환(샤프슈터)...거의 다입니다. 시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양심적으로 밝혀왔었던 핌코의 공동 CEO들의 생각을 보면 유로화는 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핌코에서도 지난 주 까지만 해도 짐 로저스와 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늘 미국의 국채는 이제 매도해야 할 때라고 주장을 해왔었지요.

하지만 미국의 국채가 5월 한 달간에 걸쳐 랠리를 보였고 지금도 평균 응찰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인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에 돈은 많이도 밀려나왔지만 선진 진영에서 유로라고 하는 곳의 투자처가 불안해졌고 이에 갈 곳을 잃어버린 뭉치돈들이 어쩔 수 없이 미국의 국채로 속속 모여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지난주에는 드디어 핌코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엎고 미국의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국채가 좀 더 오래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고 이는 또한 유로화의 현재 반등이 기술적 반등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지요.

뿐만 아닙니다. 지금 헤지펀더들은 유가의 하락 포지션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물론 최근 BP의 원유 유출사건과 더불어 미국 정부의 심해유전에 대한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재료가 유가에 단기적인 반등의 힘을 주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남유럽의 사태로 인해 석유류의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 석유시장에 팔자 주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자재의 가격 하락은 유로화의 하락이 아직도 추가적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의 큰 돈들의 움직임도 아직은 유로화의 추가 약세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앵커...정말 어렵군요...일부에서는 유로화의 하락에 대해 프랑스나 독일이 즐기고 있다는 말도 있던데요...

박문환(샤프슈터)...프랑스와 독일이 남의 불행을 즐긴다는 것은 좀 과장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로화가 이제 제값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한 적은 있습니다. 즉 유로화가 지금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제값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 때문에 속상할 것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현재 FRB에서 사용하는 달러인덱스에 유로화의 비중이 60%에 육박하기 때문에 유로화는 달러화의 변화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렸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즉 유로화는 어쩔 수 없이 펀더멘틀보다는 달러화의 방향에 의해 방향이 결정될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요...달러가 하락하면 유로화는 상승할 수밖에 없었고 또한 달러화가 상승하면 유로화는 어쩔 수 없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지요.

좀 더 쉽게 말씀드려보죠. 지금 유로화의 하락으로 인해 달러화가 상승을 하고 있지요?

마찬가지로 유로화는 달러화의 약세 구간에 어쩔 수 없이 강세를 보여 왔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지난 2009년 3월 이후로 달러화는 너무 많은 통화를 발행했었고 그로 인해 시장에서의 신뢰를 잃어 인덱스 기준으로 약 22%의 무척 강한 약세의 흐름을 보여 왔었습니다. 당연히 이 때 유로화는 자신의 펀더멘틀과 관계 없이 불필요한 강세를 보여 왔었던 것이죠.


지금 유로화가 단기간에 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고점 대비 약 18%의 약세였습니다.

오히려 지난 2009년 당시에 비정상적으로 강세를 보였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제 겨우 구매력 기준으로 본 유로화의 실질적 가치가 이제야 균형점에 왔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죠.

즉 독일과 프랑스는 그동안 달러화의 약세로 인해 피해자였고 이제 겨우 정상시장으로 돌아왔다고 보는 견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앵커...그럼 박문환팀장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유로화가 반등을 줄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박문환(샤프슈터)...지난주에는 조지 소로스가 재미있는 말을 했었습니다. CDS에 대해 투기적 매도 거래를 허가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며 마치 살인 면허를 남발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었습니다. CDS 거래는 헤징의 용도로만 허가해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전 세계 헤지펀드의 절반이 이분 손을 거치는데 적어도 이분은 그런 말씀이 잘 어울리는 분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운을 띄웠던 조지 소로스는 결국 시장이 제 2차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아마도 그 말이 더욱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분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말은 잘 믿지 않는 편입니다. 사실 큰돈이 뭔가에 투자되면 그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가장 큰 헤지펀더인 그가 만약 자신이 지금부터 유로화에 대한 약세 포지션을 청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한다면 아마도 전 세계에서 유로화에 대한 약세 포지션을 구축한 사람들은 너도 나도 빠져나오려 할 것입니다.

아마도 제가 그의 입장이라면 저 역시 시장에서 솔직하게 말을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의 말은 거의 거꾸로 해석을 하는 편입니다.

또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유로화의 몰락에 대해 믿고 있다는 것을 보면 현재 유로화의 반등은 좀 더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유로화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에 대한 청산이 더디게 진행되는 구간에 있고 이들 투기세력들이 자신들의 포지션을 안전하게 빠져나오기 위해 몇 차례 유로화에 대한 악의적인 뉴스는 더 나올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앵커...만약 유로화가 반등을 한다면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은?

박문환(샤프슈터)...유로화가 현재 지점에서 반등을 줄 지, 혹은 기술적 반등으로 그칠지의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특히 7월과 8월에 집중되어 있는 남유럽의 채권도 아직은 거슬립니다.

아마도 유로화의 브이자 급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겨야만 쓸 수 있는 비상식량 개념의 7500억 유로 규모의 재정안정 기금 말고도 이번에 따로 4400억 유로 규모의 재정안정 매카니즘이 타결 되었고 또한 그동안의 낙폭으로 인해 유로화가 본질가치에 근접해 있다는 점을 이유로 유로화가 하락을 한다고 해도 지난 5월처럼 폭락 사태를 보여줄 확률은 크게 줄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최근 낙폭 과대주들이 돌연 상승으로 반전되는 모습을 간간히 보실 수 있는데요...이들이 우연히도 유로화의 반등 시기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략 유로화가 오르면 건설 은행 증권 등의 트로이카와 기계 설비 보험 정유 등의 종목이 오르고 달러화가 오르면 전통적인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부품 등의 강세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분간 유로화와 달러화의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이들 종목들의 주도주 다툼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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