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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국내 은행간 합병은 리스크만 키울 것"

MTN감성인터뷰 [더리더] - 민유성 산업은행장 겸 산은지주 회장

머니투데이방송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기자2010/06/29 09:44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산업은행을 국내 대표 국책은행에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민유성 행장. 그에겐 직함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산은금융그룹(산은지주) 회장. 은행장이지만 지난해 산업은행이 정책금융공사와 분리된 이후 안팎으로 '회장님' 호칭을 더 많이 듣는다.

민 회장은 최근 산업은행장 취임 2주년을 맞아 더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산은 민영화를 비롯해 기업 구조조정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해결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루 일정을 분 단위로 쪼개 소화하고 있는 그에게 지난 2년은 전광석화(電光石火)와 같은 시간이었다.

산은 역시 지난 2년은 56년 역사에서 가장 변화가 심했던 시기다. 그동안 갖고 있던 국책은행 지위를 버리고 민간 금융회사로 새롭게 변해야했기 때문. 직원 한명 한명을 창업동지라고 부르며 민영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민유성 회장을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 8층 집무실에서 만났다.

[대담=최남수 MTN보도본부장, 정리=정진우 기자]



-산업은행 민영화 일정이 궁금합니다.
▶ 산업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이기 때문에 정부의 판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장 문제도 정부에 의해 결정됩니다. 정부와 협의해서 매각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산업 재편에 있어서도 산업은행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할 겁니다.
- 최근까지 이뤄진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총평을 해주세요.
▶ 기업 구조조정은 그룹의 대주주와 채권단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그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졌을 때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어려움을 덜 겪고, 빨리 회생합니다. 지금까지 해온 기업 구조조정의 경우 상당한 진통이 몇 번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어려움들이 대부분 극복돼서 시장 메커니즘에 따른 구조조정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 어려운 과정에서 금호그룹 구조조정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금호그룹의 경우 대주주의 갈등도 있었습니다만, 대우건설 인수 문제가 힘들었습니다. 재무적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보면서 구조조정 전체 프로그램에 동참을 해야 했던 상황이 있었는데, 그런 부문에서 공통적인 합의를 끌어내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 아시아나 항공 경영권 문제는 어떻게 되나요.
▶ 금호그룹이 신속하게 정상화될 경우 과거 대주주들에게 금호타이어나 금호산업의 우선매수권을 허용할 예정입니다. 우선매수권을 통해 원래 대주주가 기업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동기를 주는 것이죠. 동기부여가 돼야 빨리 정상화됩니다. 아시아나 항공도 원래 주인들이 찾아간다면 가장 바람직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 대우건설은 앞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 대우건설은 현재 주당 1만8000원으로 인수가격이 정해졌습니다. 지금 주가수준으로 봤을 때 상당히 높습니다. 지금은 그것을 누구라도 인수하는데 부담이 있을 겁니다. 첫 단계로 일단 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PEF)를 구성해서 단독으로 인수할 예정입니다. 산업은행이 인수하면 대우건설은 시너지가 커집니다. 산은이 갖고 있는 금융 역량이 건설과 만나게 돼 해외 프로젝트 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세계적으로 인프라스트럭쳐, 발전 설비, 항만, 도로, 통신, 물 사업, 담수화 시설을 포함한 상하수도 설비 등 수요가 있기 때문에 시너지를 낸다면 빠른 시일 내에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됐을 때 재매각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 GM대우 문제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계신지요?
▶ GM대우 문제는 GM과 현재 협상 중에 있기 때문에 협상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말씀을 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GM대우가 산은의 지원을 받고자 하면 일정 조건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조건은 GM대우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존속과 성장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GM과 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장기적인 생산물량의 확보, 그 다음에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라이선스입니다. 기술에 대한 권리를 현재 GM대우가 전혀 소유를 하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장기 생존 전략에 상당한 위협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포함해 몇 가지 중요한 항목들에 대해 협상이 되지 않는다면 대출회수를 포함한 상당히 과격한 조취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 반드시 지켜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 GM대우의 장기 존속과 성장을 뒷받침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라이선스입니다. 라이선스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그것에 따르는 기반 합의사항들이 가장 중요합니다. 산은의 지원은 장기적인 자금의 지원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자금을 지원하려면 장기적인 물량 확보가 이뤄져야 합니다. GM대우가 계속적인 현금을 만들어낼 수 있기 위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 대우자동차판매 문제는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 대우자판의 경우는 워크아웃을 시작해서 조만간 회계법인, 법무법인의 실사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워크아웃 계획을 만들어서 해당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해야 됩니다. 일반적인 워크아웃처럼 금융채권자들의 고통 분담뿐만 아니고 상거래 채권자의 고통분담도 필요합니다. 또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 새로운 투자자와 사업을 같이할 수 있는 파트너가 나타나야 합니다.

- 산업은행은 대우자판의 어떤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 대우자판의 현재 비즈니스는 자동차 판매입니다. 이외 건설부문, 송도 땅, 우리캐피탈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자동차 판매 비즈니스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모델이 가장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송도 땅을 비롯한 건설부분을 구조조정해서 이익이 될 만한 프로젝트 위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캐피탈 부분은 실사결과가 나오면 정리할 겁니다.

- 우리 기업들이 변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 국내 기업뿐 아니고 해외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 경영 시스템에 공정성과 투명성이 상당히 많이 흐트러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부분이 결여되면서 사실 기업이 어려워져 구조조정에 이르게 됩니다. 기업의 지배구조나 경영시스템의 공정성, 투명성이 항상 확보될 수 있는 그러한 경영 바탕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메가 뱅크론이나 은행 간 M&A 등의 이슈가 나오고 있습니다.
▶ 은행들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초국적화 지수'가 있습니다. 국내와 비교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과 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의 '초국적화 지수'는 4%밖에 안됩니다. 우리나라 상업 은행들의 평균적인 입장에서 보면 96%가 국내 자산이고, 해외가 4%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면 국내 쪽에 굉장히 편중된 것입니다.

일반적인 다국적 금융기관들의 '초국적화지수'는 30%에서 75%로 해외 쪽으로 포트폴리오가 많이 나가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대형 은행 두개가 합병한다고 하면 국내 쪽의 집중도를 굉장히 키우는 일이 됩니다. 예컨대 한 은행이 갖고 있는 A라는 기업의 대출이 또 다른 은행이 갖고 있는 A기업에 대한 대출이 합쳐짐으로써 개별 기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전체적으로 국내 리스크를 상당히 키우는 셈이죠.

저는 대형화 자체는 필요하다도 생각합니다만 그것을 국내 금융끼리의 대형화를 통한 방법보다 국내에서 기반을 갖춘 금융기관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국내와 해외를 분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가 국내에 집중되는 것보다 몇 개의 국가들에 분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국내 은행이 해외의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형식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물론 그럴 수도 있죠. 그런 쪽을 잘 생각을 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금융위기 이후에 많은 나라들이 같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고 우리는 비교적 정부가 잘 방향을 잡아서 위기에서 빨리 빠져나오고 있습니다만. 많은 나라들이 아직도 경제위기에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좋은 기회입니다. 금융뿐만이 아니고 기술을 가진 제조회사들도 지금은 나가서 M&A하고 그 성장 동력을 국내로 끌어들이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적극적인 검토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 해외 M&A에 관심을 계속 가지고 계신 거죠?
▶ 관심을 계속 갖고 있습니다만 올해까지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볼커 룰'이나 'G20' 의제에 따라 금융 규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방향이 잡히는 것을 보고 국제적인 규제의 트렌드를 감안해 국내외 M&A를 시도하는 것이 산업은행한테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올해는 내부적인 몸만들기에 상당한 주력을 하고 그 이후에 가능성을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이 M&A 대상으로 산업은행도 거론했습니다.
▶ 어윤대 회장 내정자는 워낙 훌륭하신 분이고 다방면에 걸쳐서 국민은행을 업그레이드하실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산은도 시장의 경쟁이 전혀 없으면 발전을 못합니다. 산은이 크고자 하면 우리에게 위협적인 요소도 필요합니다.

원양어선이 참치를 많이 잡으면 다 냉동시설에 보관을 못하기 때문에 일부는 그물에 넣고 끌고 오는데 그 때 그냥 끌고 오면 다 죽습니다. 위협이 없어서 그래서 그 안에 새끼 상어 몇 마리를 넣습니다. 그래서 몇 마리는 잡혀 먹지만 새끼 상어가 있음으로 해서 긴장하고 결국은 전체가 생생하게 귀향지까지 오는 효과가 있거든요. 그러한 산업은행에 대한 위협과 이런 부분을 환영합니다. 그래야 산업은행이 훨씬 더 건강하게 경쟁력 있는 대표 금융그룹으로 클 수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새로운 금융 산업, 신사업 부분에 대해서 여쭤보겠습니다.
▶ 지금 산은금융그룹은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인프라 자산운용 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일단 현재 가시화된 신사업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가 개인 금융부분입니다. 소비자 금융 부문에서 수신기반 확보를 할 계획입니다. 그런 시너지를 살리기 위해 신용카드 사업도 필요한 게 아니냐는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부분은 최근 산은이 PEF방식으로 인수한 금호생명입니다. KDB생명으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 자산클린화를 위한 여러 영업 정상화 과정이 진행 중입니다. 결국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으로 금융 산업의 포트폴리오가 갖춰질 예정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우선 당면한 산업은행 민영화를 이끌고 있는 행장으로서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제대로 된 민영화를 위한 밑받침이 되는 기반을 닦아놓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저의 당면과제로서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또 저는 아직 비교적 젊습니다. 그래서 국내 금융 산업이 국제 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할 일이 아직 많습니다. 지금 이 일이 끝나고 나면 또 앞으로도 여전히 금융 쪽에서 국내 금융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역할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런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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