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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대안 부재의 시장, 달러 강세 지속 가능성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S&P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심리적 충격, 안전자산 선호 극대화로]

S&P의 미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시장의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는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제 아시아 증시의 급락에 이어서 뉴욕증시는 115년 역사상 6번째로 큰 폭의 급락장을 연출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한 층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강등되기 이전의 원론적 차원의 예상 시나리오는 미 국채 금리의 급등과 이를 반영한 주식시장의 급락 그리고 달러화의 약세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식 시장의 급락과 함께 달러화와 미 국채의 강세로 나타났다.

과거 일본이나 호주 캐나다 등 기타 선진국들의 신용등급 강등 시에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던 사례가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점, 미 국채 시장을 대체할 만한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이 없다는 점 등이 현재 시장 참가자들로 하여금 실제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의 후 폭풍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와 피치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트리플 A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S&P가 미 신용등급의 조정을 강행한 것은 이미 S&P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 시장에게는 큰 심리적인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러한 등급조정에 따른 심리적인 충격의 여파는 거시 경제지표가 극도로 부진할 때와 유사한 형태의 시장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달러화 강세기조, 추세적이지 않지만 다소 길어질 수 있어]

국제외환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조정을 보이고 있는 호주달러다. 지난 7월 27일 1.1080달러를 기록했던 호주달러/달러는 오늘 오전 1.0000달러까지 하락한 상황이며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원화와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호주달러의 추락을 고려할 때 달러/원은 이미 1100원을 넘어섰어야 하지만 당국의 매도개입으로 추정되는 매도세로 겨우 109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달러 강세와 증시의 하락은 펀더멘탈에 의한 것이 아닌 심리적 충격에 의한 것인 만큼 당연히 추세적인 방향으로 볼 필요는 없다. 과거에 나타났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미국이나 유럽의 정책적 대안에 의해서 소멸되어 왔고 이에 따라 궁극적인 방향성은 시장이 다시 이성을 되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각국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적인 대안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이 체감하고 있는 심리적 불안감은 더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환율의 고공 행진은 과거 안전자산 선호 때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투자자들이 기댈 곳은 어디에?]

* 미국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가는 주가와 위험통화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중환자실의 환자가 약을 달라고 외치듯 'QE3를 달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그러나 미 연준이 QE3를 제시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아 보인다. QE3가 정당화 되기 위해서는 벤 버냉키 의장이 밝힌 대로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가하는 상황에서의 QE3는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던 미 연준의 명성에 흠집을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상품가격의 상승과 함께 소비자들이 에너지 외에 상품과 서비스에 쓸 수 있는 지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QE3는 득보다는 실이 많은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모기지론이나 기업대출의 기준이 되고 있는 10년물 이상의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대신 단기 국채를 매도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전체 통화량에 변화를 주지 않기 때문에 달러화의 추가하락에 따른 부작용과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비록 단기금리가 올라가는 점이 있지만 장기금리를 내리는 것에 더 주력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이 선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시장의 불안심리를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 유럽
유럽 역시 불안정한 분위기를 이어가기는 마찬가지이다. 유럽중앙은행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채권 매수에 나섰지만 독일의 반대로 대규모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시장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분은 프랑스가 트리플 A 등급으로부터 강등될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프랑스가 지원하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로존의 전반적인 구제금융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게 되며 이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가 지난 간 뒤에도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이 이어질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오늘 오전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 보다6.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6월의 6.4%, 시장의 예상치인 6.3%보다 높은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불안정에 이어 중국의 물가가 예상보다 급등세를 나타냈다는 것은 중국정부 마저 금융 시장 침체에 대응해서 완화정책을 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투자자들에게는 마지막 기댈 곳 마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100원대 진입가능성 주목]

환율이 하락 안정되기 위해서는 시장 심리의 안정과 리스크 선호재료의 등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글로벌 시장 전반적으로 이 두 가지 모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율의 고공행진이 길어질 수 있는 이유다. 오늘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대만 당국 역시 달러매도 개입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100원을 막으려는 당국의 의지가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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