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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라' 선입견 있지만 기회 많은 영역"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여자경 프라임필하모닉 전임지휘자

머니투데이방송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기자2012/05/02 15:35

“무대 위가 가장 행복” 마에스트라 여자경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경계선 있어야”
“근사한 동작 아닌 정확한 지휘가 중요”
“이스라엘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롤모델”
“‘홀로 멋있게, 더불어 조화롭게’가 인생 철학”
“음악 초보자는 무대 구경부터 시작”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통해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지휘자는 악기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연주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존경하다는 의미로 마에스트로라고 부르는데요. 여성의 경우는 마에스트라라고 합니다.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여풍은 지휘대라고 예외가 아닌데요. 머니투데이방송 MTN의 <더 리더>는 프라임 필하모닉의 전임 지휘자 여자경씨를 모시고 그의 리더십과 음악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 요즘 어떤 연주를 하고 계시는지요.
A. 머니투데이와 함께해서 기분 좋은 연주회로 마쳤고요. 이제, 프랑스 연주를 앞두고 현대 음악 페스티벌 중에 드뷔시 음악과 라벨 음악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여권,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지지만 소수인 상태입니다. 그러다보니 여성이란 수식어가 붙습니다. 여성 지휘자라는 표현이 불편하지 않으신지요.
A. 여류가 안 붙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그냥 붙나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어떤 기회를 한 번 가졌을 때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겠지만, 결과가 좀 눈에 띄게 인상에 남았다거나 결과가 남달리 좋았을 때는 더 눈에 띄고 더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이점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기회를 좀 잘 탄 것 같아요.

Q. 마에스트라,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 시몬 영, 국내의 숙명여대 김경희 교수님 등 활약이 눈부십니다. 마에스트라의 장점은?
A. 지휘자의 입장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장점은 무엇인지 질문을 하시는데 그거는 일상 살면서도 똑같은 것 같아요.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남성이기 때문에 장점이 있는 부분, 여성이기 때문에 장점이 있는 부분과 흡사합니다. 똑같아요. 더 섬세한 남성이 있을 수 있고 섬세하지 못한 여성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그거는 여성이니까 조금 더 부드럽겠지 섬세하겠지 그거는 정말 선입견인 것 같아요.

Q. 학창시절에 작곡을 전공하셨는데 지휘로 진로를 바꾸셨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요?
A. 작곡 공부를 하면서 음대 대학원에 진로를 정할 때 오페라 공부를 좀 깊이 있게 하고 싶었는데 오페라 공부를 하려면 지휘공부를 해야 한다는 정보가 있어서 대학원 지휘과에 진학했죠. 그리고 대학원 과정의 이후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가서 계속 공부를 했고요. 유럽 같은 경우에는 지휘자가 지휘과정을 다 공부하고 학생과정이 끝나면 일단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 코치 과정이라고 피아노 반주하면서 성악가들 일대일로 가르치는 과정을 반드시 하게 되어있습니다. 그 다음에 오페라 지휘를 하고 또 무대 위에 올라와서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는 심포니를 연주하죠. 그 과정을 또 우연히 하게 되고. 참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지휘자가 되어야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우연한 기회에 연주가 들어와서 연주를 하고 그러다 보니 직업이 지휘자가 되어버렸습니다.

Q. 지금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경우 단원이 몇 명인지요?
A. 상임단원은 60명가량이고요. 연주회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서 더 객원단원들을 추가해서 더 쓰기도 하고 혹은 지방연주를 간다거나 하면 조금 줄여서 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Q. 개성이 강하신 분들을 리드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본인의 리더십은?
A.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들을 보면 다들 입시 준비를 열심히 해서 음악 대학을 가고 음악 대학 과정을 마치고 유학을 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많은 연습과정과 수련과정, 또 여러 경험. 그래서 각 파트에서 최고들이세요. 그런 분들이 다 각 파트에 앉아 계시는데 감히 지휘자라는 한 사람이 포듐 위에 올라서서 ‘이렇게 하십시오.’ ‘저렇게 합시다.’ 요구를 했을 때 단원들이 안 따라 준다면 그것만큼 힘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 각 파트에서 최고인 사람들을 설득시키려면 음악적으로 정말 일단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고. 합당한 준비가 되어있어야 될 것 같아요. 각 파트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 베이스, 플롯 어느 관파트 현파트 간에 리허설을 ‘어떻게 어떻게 합시다’ 라고 해서 누가 들어도 객관적으로 좋은 소리, 객관적으로 지휘자가 원하는 말대로 되었을 때, 음악적인 납득이 됐을 때 그런 설득력을 가진 멘트를 할 수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음악적인 철저한 준비가 첫 번째로 되어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제가 가장 많이 듣는 평가는 ‘알아보기 쉽다. 클리어하다.’ 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고요. 지휘자의 근사한 동작은 필요로 하지 않아요. 하나의 템포로 갈 수 있게. 하나의 같은 호흡으로 갈 수 있게 그런 제시를 해주길 원하는데 그런 사인이 정확하다고 많이 평가를 해줍니다.

Q. 징크스 같은 게 있으신지요?
A. 징크스는 비밀이죠. 징크스라고 말하는 건 제가 정말 그게 징크스가 될까봐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고요. 남편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만났어요. 유학시절에 만났습니다. 친구로 지내다가 어떻게 결혼을 하게 됐는데. 남편이 한국 여행객들 가이드를 많이 했어요. 가이드를 하고 집에 들어오면 항상 ‘나는 만날 똑같은 말을 하는데 사람들은 웃는다?’ 이래요. 똑같은 농담을 똑같이 매일 매일 하는데도 관광객은 만날 바뀌니까 웃는다는 거예요. 자기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해도 웃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래, 연주회도 우리는 정말 매일 하는 연주지만 오늘 평생에 한 번 연주회장을 찾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정말 오늘 처음 오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 사람을 위해서 연주를 하자.’ 그런 말을 해요. 근데 뭐 징크스가 연주 때 뭐 특별히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단지 제가 조금 불편한 건 포듐 있잖아요. 포듐이 좀 높은 연주회장이 있어요. 포듐이 높으면 좀 불편합니다. 고소공포증이 있거든요. 그거는 뭐 징크스는 아니고요.

Q.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다면?
A. 이스라엘 사람인데 ‘다니엘 바렌보임’이라고 우리나라에도 몇 번 내한공연 왔었죠. 그분은 어떻게 저렇게 머리가 좋을까 놀라움을 가지게 해요. 베토벤 심포니 전곡을 연주를 합니다. 그러면서 리허설 할 때 단원들한테 ‘자 거기 트롬본 파트 430마디.’ 예를 들자면. 마디 수까지 다. 그러면 뭐 연주자들은 뭐 저 지휘자 앞에서 꼼짝을 못 하는 거죠. 이런 식의 굉장히 디테일한 리허설을 해내는데 모든 곡을 안 보고 하는 것과 더불어서 그 심포니 연주 시리즈가 끝나고 나면 그 다음에 본인이 피아노를 칩니다. 베토벤 32개 소나타 전곡을 혼자 다 쳐요. 머리가 참 좋다. 대단한 탤런트를 가진 사람이구나. 그런 면에서 굉장히 부러운 생각을 가지게 되고요.

또 ‘카를로스 클라이버’라는 오스트리아 지휘자가 있었습니다. 집안이 다 음악가인데. 그 지휘자의 연주는 직접 보지는 못했어요. 제가 오스트리아 머물 당시 그분은 알츠하이머 때문에 시골에서 요양 중이었다고 하는데, 많은 영상 자료들을 보면 그 사람이 표현하는 음악이 금방 이해가 되고 지휘는 정말 알아볼 수가 없어요. 그 지휘에 어떻게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들이 연주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 사람의 몸짓, 그 사람의 호흡, 표정 그게 다 너무나 살아있는 거예요. 얼굴만 봐도 ‘아 지금 어떻게 하라는 거구나’라고 연주자들이 알고, 내가 연주자라면 너무 흥에 겨워서 같이 호흡하고 연주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래서 ‘아 저런 에너지, 프레쉬한 에너지를 좀 배워야겠구나.’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고요. 지휘자들마다 각각의 좋은 점들이 누구나 있죠. 한국에도 많은 지휘자 선생님들 계시는데 각각 보면서 존경할 수 있을 만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Q. 좋은 지휘자의 기준이나 조건은?
A. 지휘자는 정말 많은 조건이 필요할 건데. 글쎄요. 한 가지만 얘기를 한다면 지휘자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 이렇게 하길 원해.’ ‘이렇게 합시다.’ 이렇게 요구를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 표현을 정말 정확하게 ‘우리 지금 빨간 색으로 합시다.’ 예를 들자면. 정확하게 딱, 클리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지휘자 일단 지휘자의 본분을 다 하는 지휘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Q. 실제로 연습하시다 미묘한 갈등들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시는지요?
A. 단원들과의 미묘한 갈등이 기억에 없어요. 절대로 연주전에 있어서는 안 되겠죠. 갈등이 있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적이 있어요.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연주자들의 컨디션이 중요한데 이게 연주라는 게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적으로 흘러가버리기 때문에 정말 마음 상태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음악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마음 상태도 중요하구나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상업화 한다는 식으로 부정적 관점도 있다. 어떤 생각인지요?
A. 뭐든지 선을 넘어가면 한계가 있어야 되는데,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이렇게 해놓고 클래식 음악을 조금 더 청중들에게 조금 더 쉽게 느끼게 해주자라는 측면에서 음악 연주 전에 해설도 하고 아니면 한참 붐이 됐던 음악들을 중간 중간에 끼워서 한다든가 예를 들자면 뭐 가브리엘의 오보에는 우리나라 텔레비전에서 다 봤기 때문에 ‘아 이거 내가 아는 음악이야’하고 좋아하잖아요. ‘내가 아는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는구나.’ 이런 기대감을 갖게 하는 건데. 거기서 그쳐지면 좋은데 이제 대중화가 선을 넘어가면 말이 나오게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게 좋겠다는 것인지?) 대중음악도 TV의 가수들이 부르는 가수가 대중음악이 될 수도 있고 아버님이 부르는 옛 흘러가는 노래가 대중음악이 될 수도 있고요. 유럽에서는 오히려 오페라와 아리아 그런 게 대중음악이잖아요. 지금 저는 한국의 요즘 대중음악이 진짜 뭔지는 모르겠어요. 흥얼거리는 음악이 옛날 한국 가곡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 선에서 오케스트라마다 이런 음악을 연주하는 단체 혹은 또 이런 걸 연주하는 단체는 정해져 있으니까요.

Q,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에 대해서 스스로 점수를 주신다면?
A. 저는 프라임 필하모닉 단원들을 정말 좋아해요. 진짜 여기는 정말 착한 사람들만 모인 것 같아요. 그 말을 또 다르게 표현하면 음악적으로 앙상블이 잘 되는, 서로 이해가 잘 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음악에서도 드러나거든요. 한 사람이 튀거든요. 그리고 또 큰 장점은 재치들이 대단해요. 오케스트라만 연주하는 심포니보다는 오페라 반주도 많이 하고 발레 반주도 많이 하고. 또 성악과 기악, 모든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연주해서 그런지 수석 분들의 재치가 대단합니다.

Q. 초등학생 딸이 있는 ‘워킹-맘’인데, 부담스럽거나 힘들지 않은지요?
A. 그런 생각도 가끔 해요. 제가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없었으면 일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진 않을까, 이런 생각을 진짜 가끔씩 하는데, 항상 그 생각의 결론으로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과 더불어서 아이를 키우면서 또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면서 또 제가 배우고 성장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말 저는 가족들에게 해주는 게 없어요. 그런데도 가끔씩은 제가 희생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내가 혼자 공부해야 될 시간에 왜 이걸 해야 될까?’ 정말 이기적인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서도 제가 자꾸 배우는 거죠. 좋아서 음악 하는데 이게 도움이 되는 거고. 또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Q. 음악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해주신다면?
A. 저는 학교에 있든 오케스트라에 있든 집에 있든 주위 사람들이 어떤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그 사람들한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항상 해요. 그래서 항상 혼자 스타의식에 빠져서 사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절대로 피곤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고 항상 중립의 위치에 서 있어야 되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게 서있어야 되는 자리가 지휘자의 자리라고 항상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는 정말 멋있게 있고 더불어 있을 때는 정말 잘 어울려서 조화를 이루자. 그런 생각을 해요. 그게 제 삶을 살아가는 데 항상 중심 생각이고요. 남편이 웃기대요. ‘홀로 멋있게, 더불어 조화롭게. 이거 나 중요해.’ 만날 그 얘길 하거든요.



Q. 클래식 음악을 잘 감상하기 위한 방법이나 조언을 주신다면?
A. 클래식 음악이 지루합니다. 저도 그래요. 만약에 처음 음악회장에 오시면 연주자들을 주목해서 봐주시면 좋겠어요. 음악을 듣고 ‘이 음악이 어떤 내용이겠구나.’ 그런 걸 분석하고 듣기엔 너무 과한 부분인 것 같고 연주자들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무대 위의 연주자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도대체 뭔가가 있나보다. 오케스트라 무대를 구경하는 거죠. 그림 구경하듯이. 우리가 그림을 구경하면서 여백이 얼마만큼 있나 나무를 세세하게 그렸구나, 명암이 어떻구나, 사진과 그림 볼 때 그런 것처럼 음악회도 소리만 들으면 너무 지루하실 수 있잖아요. 혹시 정말 클래식에 관심을 갖고 친해지고 싶으시면 다양한 음악회가 있으니까 음악회를 골라 가시면 되죠. 쉬운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 아니면 일상생활 속에서 클래식 FM을 틀어놓고 귀에 조금 익숙하게 한다든가. 그렇게 하시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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