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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고객은 뒷전, 사장 '입맛' 따라 주식운용 헤드 교체

강은혜

대표이사(CEO)를 새로 선임한 국내자산운용사들이 줄줄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새로 온 CEO가 임직원을 바꿔 조직 역량을 새롭게 강화하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운용사는 업무 특성을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고객이 맡긴 소중한 자금을 장기간 운용하던 주식운용본부의 책임자를 운용 성과가 아니라 CEO 교체 등에 맞춰 하루아침에 갈아치운다면 고객들은 누구를 믿어야할까요.

최근 대표이사가 변경된 한 자산운용사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운용사는 기존 인사팀을 경영전략팀으로 통합시키고, 두 개 부서로 나눠있던 채널 영업팀과 지원팀을 하나로 합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섰습니다. 여기까지는 무난해 보입니다. 문제는 주식운용본부의 헤드 교체입니다. 
 
 2010년부터  주식운용을 주도하던 본부장(CIO)이 전보 발령을 받아 돌연 자리에서 밀려난 겁니다. 

 운용사 관계자는 "대표가 바뀌면서 국내 주식 쪽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운용본부를 1본부, 2본부로 나누게 됐다"며 "경쟁체제로 가겠다는 의미에서 일부 인사 발령이 났으며 아직 해당 본부의 총괄 임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려고 물색 중이며, 10월 초 최종적으로 조직 정비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부장 뿐 아니라 운용팀장들도 여럿 물갈이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이 운용사의 주식운용팀이 보여준 성과가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님을 감안할 때, 이번 인사 조치는 '의외'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0.13%. 대부분의 국내운용사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은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성적입니다. 

또 최근 3개월 동안에는 10.69%, 한달 간은 8%라는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수익률 부진이 아닌 다른 이유가 거론됩니다. 우선 바뀐 사장의 업무 코드가 반영됐다는 시각입니다. 한마디로 사장과 본부장의 스타일이 잘 맞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어느 얘길 들어봐도 고객을 고려했다는 평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운용사가 운용 외적인 이유로 펀드매니저를 바꾸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새 매니저의 스타일 대로 포트폴리오가 바뀌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상장사 주가의 희비가 엇갈리게 됩니다. 펀드수익률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합니다.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는 우리 운용업계가 자주 보여준 장면입니다. 

한 펀드투자자는 "고객을 생각한다면 펀드매니저를 진두지휘하는 CIO의 교체에는 수긍할 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한다"고 꼬집었습니다. 

해당 운용사의 국내 주식형펀드 규모는 1조536억원에 이릅니다. 이마저도 지난 2010년 최고 1조4151억원에 비하면 25%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앞서 비슷한 금융지주사 계열  운용사 역시 대표가 바뀌면서 첫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기존 경영지원실을 경영관리본부로 확대시키고, 전략기획팀을 신설해 그룹계열사간 전략적 시너지 효과를 강화시켰습니다.  다만 운용본부는 크게 손대지 않았습니다.  
 
운용사의 대표이사가 바뀔 때마다 고객의 피 같은 돈을 책임지고 관리·운용하는 수장이 교체되는 웃지 못할 현실. 펀드에 등을 돌리는 고객들의 한숨소리가 쟁쟁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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