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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ICAO 이사국 5연임보다 중요한 것은

이재경 기자

우리나라가 항공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기구인 이카오(ICAO)의 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2001년 이후 5회 연속이다. 이사국은 국제 항공사회의 리더국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사국 내에서도 아직 '파트3'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이다. '파트3'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말레이시아, 폴란드, 케냐, 리비아,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등이 속해 있다.

우리보다 높은 수준의 '파트1'은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캐나다 등 11개국이 속해 있다. 주요항공운송국으로 불린다. '파트2'는 나이지리아, 남아공, 멕시코, 싱가포르, 베네수엘라 등 12개국이다. 항행시설기여국이다.

◇한국, 국제기준 제정하는 위치까지 올라

ICAO(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는 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다. 1947년에 설립됐다. 국제항공의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표준과 글로벌 항공정책을 결정한다. 이사회는 이런 결정을 하는 의사기구다.

항공분야에서 ICAO의 기준은 전세계가 따르고 있다. 항공기는 전세계 어느 나라든 항행이 가능하다. 관제, 공항, 항행절차 등 세세한 분야에서도 전세계가 같은 기준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항공법도 그 취지를 '국제민간항공조약 및 같은 조약의 부속서에서 채택된 표준과 방식에 따른다'고 제1조에 명시했다. 그만큼 ICAO의 기준과 이사회 역할은 강력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그 기준을 잘 몰랐던 때가 있었다. 지난 2001년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실시한 항공안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2등급' 판정을 받았다. 항공운송분야에서 국제기준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등급은 최하위 등급이었고 우리나라 항공사는 미국 노선에 증편을 할 수 없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과 관련 고위 공무원들 다수가 옷을 벗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처음 ICAO 이사국에 진출한 해도 같은 2001년이었으니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국제기준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국제사회에도 활발히 진출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2008년에는 ICAO 안전평가에서 191개 회원국 가운데 종합 평점 98.89점을 얻어 세계 1위 자리에 오르며 과거를 설욕했다.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의 항공 운송 분야는 맨 밑바닥에서 국제기준으로 올라섰다. 국제사회에서도 전세계 항공규범을 제정하는 위치까지 도약했다. 이런 과정이 우리나라가 ICAO 이사국 5연임을 가능하게 한 토대가 됐다.

◇아직 파트3...파트1,2로 올라서려면

우리나라는 아직 '파트3'다. '파트3'은 지역대표국들이다. 우리는 항공운송량 세계 6위, ICAO 재정기여 10위에 올라있지만 여전히 지역대표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파트 상향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파트1과 파트2에 속한 국가들이 그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ICAO 내에서의 입지 강화가 필요한 이유다. 항공분야에서의 의제를 발굴하고 이슈를 선점해 국제기준 제.개정을 선도해야 한다.

항공안전평가 1위의 위상을 기반으로 개발도상국에 항공 제도를 전파하는 노력에 힘써야 한다. '국제항공대학' 등을 설립해 국제적인 인력양성에 나서는 등 국제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 토대를 키우는 것도 절실하다. 항공 운송량 세계 6위인 나라에서 민간 항공기는 단 한 대도 생산하지 않고 있다. 항공산업 자체가 실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항공과 관련한 제도를 연구하는 전문연구기관도 없다. 항공기 조종과 정비를 가르치는 학교는 있지만, 항공기 제작과 인증기준, 운영제도의 원리를 가르치는 학교는 없다. 이런 점들을 보면 아직 후진국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셈이다.

ICAO 이사국 5연임이 우리의 항공분야 외교력을 보여준 것이라면 이제는 내부에서부터 실력을 쌓아 ICAO에서의 실질적인 좌장이 되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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