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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업이 어려워?…48시간만에 삼성전자 · 넥슨 문 두드리다

이규창

과거에도 취업이 쉽고 편했던 기억은 없지만, 요즘 취업에 대한 청년들의 불안과 두려움은 피부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삼성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면접관의 마음에 들 미소를 짓는 법을 과외로 배우는가 하면,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사상 최대라고 합니다.

국내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문을 여는 방법이 '고시'에만 있는건 아닙니다. 실력이 뒷받침된다면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만으로 도전해 볼 기회가 주어지는 것,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방향일 겁니다.

지난 주말에는 인디게임 개발자 60여명이 자신의 실력과 아이디어를 뽐내며 삼성전자, 넥슨의 문을 두드리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앱센터가 주최하고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와 전주대학교 스마트공간 문화기술공동연구센터가 공동 주관한 '인디게임위크엔드'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신기술창업센터에서 48시간이란 제한된 시간에 즉흥적으로 만난 사람들끼리 팀을 짜서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내는 행사입니다.

기자는 삼성전자 김규호 미디어솔루션센터 전무, 넥슨 조동현 신사업본부장과 함께 이 행사에 멘토로 참여해 13개 팀이 만들어낸 게임들을 평가하고 조언을 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심사를 진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게임 기획자와 프로그래머, 그래픽 디자이너 등 각기 다른 능력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과연 2박3일 동안 IT 기업인들의 눈을 만족시켜줄만한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11개 팀이 완성된 결과물을 내놓았고 나머지 2개팀도 비록 완성은 못했지만,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해 냈습니다. 특히 2개 팀은 각각 삼성전자와 넥슨의 해당분야 책임자와 추후 비즈니스미팅을 약속받았습니다.

또 이 행사에 후원사로 참여한 가상현실업체 오큘러스브이알은 한국의 인디 개발자를 대상으로 가상현실 콘텐츠를 개발하는 경연 행사 개최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향후에는 국내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을 배우면 굳이 유학을 가지 않아도 글로벌 기업의 문을 곧장 두드릴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비록 이번 행사에서 기회를 얻지는 못했어도 참가자들은 모두 소중한 경험을 얻었습니다. 사과 하나는 둘이서 나누면 절반이 되지만, 아이디어 하나는 나누면 각자 두 개를 얻게 됩니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방법은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고 현장의 작은 실천에 있다는걸 실감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게임잼'이라는 대회가 활성화돼있고 지난해 글로벌 게임잼 대회에는 세계 63개국에서 1만6000여명이 참가해 3200건의 게임이 출품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유사한 행사들이 잇따라 개최되고 있습니다. 정규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스무살의 청년도, 30대 중반의 회사원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하고 주목할만한 결과물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가 할 일은 이런 인디 개발자들의 창작물과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도록 건전한 유통채널과 생태계를 만들어주는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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