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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대형마트 반값 할인 행사 갔다가 허탕 치는 소비자들

최보윤

"1만 원 대 저가 와인부터 3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와인까지 총 60만 병 인기 와인을 30~75% 할인된 가격에 드립니다"

이마트가 얼마전 벌인 '가을 와인 장터' 홍보 내용입니다. 이마트는 1년에 두 번씩 이런 와인 할인 행사를 벌이는데, 이번에는 특히 물량을 두 배 늘렸습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와인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와인 마니아들은 누구보다 이번 행사 소식이 기뻤습니다. 고가에 속하는 속칭 '명품 와인'들이 행사 품목에 대거 이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가격도 시중 판매가의 반 값 이하거나 산지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홍보 전단지와 기사를 접한 뒤 행사 시작만을 기다렸던 소비자들은 곧 '그럼 그렇지'라며 혀를 찼습니다. 행사 시작과 동시에 알만한 상품은 대부분 '조기 품절'됐기 때문입니다.

와인 마니아 김민정(가명, 42세)씨의 경우는 화가 배가 됐습니다. 김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마트 담당 직원에게 행사 시작 전 사전 주문까지 해 뒀건만 당일 물건을 찾으러 매장을 갔다가 빈 손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본사에서 "물량이 부족하다"며 해당 와인의 주문을 받아주지 않은 겁니다. 당시 홍보 자료(전단지, 기사)에는 해당 상품 물량이 360병으로 돼 있었습니다. 전국 29개 점포에서 동시에 행사가 진행됐으니, 단순히 따져 보면 한 점포당 12병씩은 기본적으로 할당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단 한 병도 내주지 않으면서 행사 대상 점포에는 왜 포함시킨건지 이해가되지 않습니다. 매장 담당자에 따르면 인근 점포에서도 해당 와인을 공수할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해당 와인은 행사 기간 동안 전량 소진되지 않았으며, 남은 물량은 현재 정상 가격으로 환원돼 매장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이마트 측의 황당한 답변입니다. 그러면서 이마트 측은 "해당 점포 직원의 단순 실수일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형마트의 흔한 '미끼 전략', '낚시질'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대표 상품을 허위로 앞세워 고객몰이에 나서는 대형마트들의 '꼼수 영업' 방식 얘기입니다.

마트들은 꽤 오래 전 부터 이런 파격 할인을 앞세운 '미끼 전략'을 써 왔습니다. 보통 이런 대대적 할인 행사가 들어가면 평소 대비 방문객이 1.5배 이상 늘고, 매출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대형마트들은 경쟁적으로 이런 대형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로 어느 마트가 얼마나 '미끼 전략'을 많이 활용하는지, 미끼 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동원되는지, 또 이로 인해 실제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 확인은 어렵습니다. 대형마트들이 하나같이 '영업 비밀'을 이유로 할인 행사의 성과(판매율, 남은 물량 등)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반가운 것은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일부 할인 상품에 대해 품절되더라도 행사 종료 후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쿠폰'을 발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극히 일부 상품에 한정되지만, 매장을 찾았다가 허탕을 치게됐다면 안내 센터에 쿠폰 발급 가능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 기자 (bong0079@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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